-
-
사랑을 믿다 - 2008년 제32회 이상문학상 작품집
권여선 외 지음 / 문학사상사 / 2008년 1월
평점 :
2007 이상문학상 작품집에서 내가 개인적으로 대상을 수여했던 <약콩이 끓는 동안>의 권여선이 올해 <사랑을 믿다>로 대상을 수상했다.
약콩을 끓는 동안을 읽으면서 그 작품을 제대로 이해해서라기보다는 그야말로 왠지 끌리는 느낌이었다.
10여년 전에 등단한 작가지만 나는 전혀 알지 못하던 사람인데
단편 하나를 읽고 자꾸 마음에 밟혀서 가장 최근의 작품집인 <분홍리본의 시절>을 사서 읽었다.
권여선의 소설은 친절하지 못해서 읽는 이의 마음을 불편하게 한다는 평론가의 말처럼
책을 읽는 동안 내내 거기에 등장하는 인간군상들을 똑바로 들여다보기가 힘들 지경이었다.
거기에 비하면 <사랑을 믿다>와 자선 대표작으로 실린 <내 정원의 붉은 열매>는 따뜻하고 편안하게 읽혔다.
그래서 요즘 작가에게 무언가 부드러운 일 또는 누군가 사랑스러운 사람이 생긴 것은 아닐까 혼자 상상해 보았다.^^
하지만 요즘 잔뜩 주파수를 세우고 있는 작가의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이 작가를 처음 읽었을 때와 같은 그런 느낌은 덜했다.
하성란의 <그 여름의 수사>와 천운영의 <내가 데려다줄게>도 재미있게 읽었다.
하지만 이번 작품집에서 내가 주목하지 않을 수 없었던 작가는 바로 박민규다.
<삼미슈퍼스타즈 의 마지막 팬클럽>을 만지작거리고 있을 때,
작은 언니가 재미있으니 읽어보라고 추천을 했었고
<지구영웅전설>도 어디선가 재미있다는 말을 들었던 것 같은데 아직 읽지는 못했다.
제목은 잊었지만 고시원생활을 배경으로 한 단편 하나와
<고마워,과연 너구리야>였던가? 역시 이상문학상 작품집에 실렸던 단편,
단 두 편의 글을 읽었을 뿐이지만 박민규라는 작가의 전형적인 소설양식이랄까
뭐 그런 것에 대한 선입견(다소 가볍고, 기발하고 기타등등)이 있었고
그래서 그런 글만 잘 쓸 것이라고 지레 짐작했는데 <낮잠>을 읽으면서
"이런 주제도 이렇게 능수능란하게 아름답게 다룰 수 있는 그의 작가적 역량에 감탄했다"
는 권지예의 심사평에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하여 올해는 51% 정도의 지지를 보내며 개인적으로 박민규에게 상을 주기로 했다.
작년의 내 이상문학상 수상자가 올해 대상을 받았으니, 어쩌면 내년에는 박민규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