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사탕 그림책이 참 좋아 39
백희나 글.그림 / 책읽는곰 / 2017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백희나의 첫 그림책 구름빵을 읽은 후로 긴 시간이 지났다.
이야기로나 이미지로나 구름빵에서 본 개성과 독창성이 나에겐 무척 강렬했던 탓인지
가끔 새 책이 나왔다는 소식을 들었지만 어쩐지 심드렁했다.

강렬한 인상은 오래 지속시키기는 힘들다는 태생적 한계가 있기 마련이라는 선입견 때문에,
또는 나아갈수록 사람들이 이미 기대하고 있는 그런 강렬함을 확대 재생산하기 결코 쉽지 않을거라는 섣부른 판단으로,
TV애니메이션으로 방영하는 구름빵이 점점 식상해지고,

새 책에 대한 관심도 구름이 흩어지듯 사그라들어서

결국 백희나의 새 그림책이 출간되었다는 것도 알지 못했던 요즘이었다.

7년째 발달치료교육을 받고 있는 아들과 진주문고 구경갔다가

아들이 퍼즐을 고르는 동안 나는 따로 마련된 코너에서 백희나의 그림책들을 살펴보았다.
아이가 한 가지 일에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은 그리 길지 않아서

표지가 정면으로 진열된 신간만 한 권 읽었다.
꼼꼼하게 읽고 그림도 살펴 볼 시간이 없어서 대충 넘겨보았지만 마음이 울렸다.

한 권 사가지고 집으로 돌아와 아들과 함께 읽었다.
열 세 살이지만 집중해서 그림책 한 권 다 읽기 아직 쉽지 않은 아들도

엄마와 소리내어 나눠읽고 재미있었다고 한다.
말은 재미있었다고 하지만 그것이 정확한 아들의 마음인지,

엄마가 물으니 그냥 그리 대답하는 것인지 여전히 아리송하다.

하지만 아들이 자신의 마음을 내어보이고 원하는 바를 말하고 요청하는 일이

빠르게 나아지고 있다는 것이 분명하게 보여서 감사한 시절이다.

아들이 알사탕의 ㅏ를 90도만 돌려서 ㅗ로 바꿔놓으면 참 좋을텐데!
언젠가 아들도 세상과 올소통하는 날이 오길 포기하지 않고 기다린다.
이 그림책 속에 나오는 동동이처럼

더할 나위없이 개성있고 독창적이라서 강렬했던 구름빵이 아니어도

새롭게 읽은 백희나의 이야기와 이미지는 여전히 나를 울리는 힘이 있었다.

예전만큼 이슈가 되느냐 아니냐는 아무 의미가 없었다.
구름빵과 알사탕 사이에 백희나가 이루어놓은 세상에도

눈길과 마음이 같이 가는 일요일 오후다.


댓글(1)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알맹이 2017-07-31 05: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도 이거 쥬 읽어주면서 혼자 엄청 울었어 좋더라 이 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