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으르기도 하고 열성이 부족한 건지 사랑이 부족한 건지

수민이가 네 살이 되도록 육아일기는 커녕 작은 사진첩 하나도 만들어주지 않은 엄마라

시간이 허락되고 기억력이 허락되는대로 이 곳에 산골소녀의 발자취를 남겨두기로 했다.

 

수민이가 삼십 개월 쯤 되었을 때 태민이 잠 잘 자게 자장가 하나 불러 달라고 하면

어김없이 등장하는 노래가 있었으니

산골소녀 또랑또랑한 목소리로 한 번만 부르면 오던 잠도 달아나게 만들기 충분한 곡이었다.

"따를릉 따를릉 비켜나세요, 자전거가 나갑니다 딸를를를릉.."

(이 무렵 심심하면 온갖 단어에 ㄹ받침이 들어갔다. 살랑해요,요굴르트,홀랑이,글림책..

 34개월인 요즘은 <수>대신 <슈>를 사용한다. 예를들면 김슈민, 슈박, 이쓔시개,슏가락 기타등등)

우는 동생 달래는 노래로 <사랑하는 우리 태민이 생일 축하합니다.>가 등장하는 것은 이해하겠는데

자장가로 따르릉따르릉만 불러주는 까닭을 둔한 엄마가 한 동안 알 수가 없었다.

눈치빠른 이들은 이미 아셨겠지만

삼십개월 어휘력으로는 자장가가 너무 어려운 단어였는지

자기가 알고 있는 수준의 단어 <자전거>로 이해를 했던 것이다.^^

 


댓글(5)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2006-07-19 17:05   URL
비밀 댓글입니다.

hsh2886 2006-07-19 21: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ㅋ
산골소녀다운 유머스런...

2006-07-21 18:25   URL
비밀 댓글입니다.

miony 2006-07-22 16: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검둥개야 짖지마라 꼬꼬닭아 우지마라 우리아기 코잘잔다-
"왜 검둥개가 짖지 말아야 되는데?" 라고 끼어듭니다.

2006-07-28 01:10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