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원에 다닐 때는 며칠 씩 밥 한 숟가락도 먹지 않아서

 

집에서나 학교에서나 애를 태웠다.

 

 

그러던 녀석이 4학년이 되면서 시래국에 밥 한 그릇 말아 뚝딱 먹는 것은 기본이고

 

회 뜨고 남은 뼈로 끓여

 

잔 가시만 수북하고 그다지 먹을 것도 없는 매운탕도

 

끈기있게 가시를 발라내고 쪽쪽 빨아가며 끝까지 먹어치운다.

 

 

여전히 칼국수나 우동 같은 면류를 좋아하지만

 

예전엔 먹지 않던 여러가지 음식들을 거리낌없이 잘도 먹어서

 

키도 부쩍 자라고 제법 몸무게가 늘어

 

이웃 아주머니는 이제 소년 티가 난다고 같이 흐뭇해하셨다.

 

 

2~3년간 거의 자라지 않아서 같은 옷을 입고 또 입었는데

 

올해는 맞는 옷이 없어서 철마다 새 옷을 사 입혀야했다.

 

 

이제는 숟가락을 사용하는 일에는 거부감이 없지만 젓가락만은 쇠젓가락을 고집하고 있다.

 

지난 가을 마당에서 맥주 한 잔을 즐기곤 하던 아빠가

 

닭발볶음을 만들어서 밖으로 내어가니

 

쇠젓가락 한 벌을 챙겨 겨드랑이에 끼다시피 야무지게 챙겨들고

 

눈웃음을 살살 흘리며

 

"매운 불고기 먹으러 가자!" 하면서 잽싸게 뒤를 따르던 생각이 난다.

 

 

요즘은 어찌나 많이 먹는지

 

먹는 모습을 바라보고 있으면 이제 그만 말려야 하나? 싶을 지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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