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가 학교에 들어갔다. 

첫 아이가 첫 학교에 입학을 했지만  

3년 동안 유치원을 다닌 곳이어서 그런지 엄마는 별다른 감흥이 없었다.  

가슴 벅차고 감회에 젖는 일은 유치원에 입학시킬 때 미리 다 치른 것 같다.

아빠는 지난 개학날이 입학식인 줄 알고 맛있는 것을 사들고 들어오시기도 했고 

미니는 1학년은 공부를 많이 잘 해야 한다는 선배들 ㅋ의 조언을 듣고 잔뜩 긴장한 모양이었다. 

입학하기 전 보름 동안  

아빠가 아무리 읽어보라고 해도 거들떠보지 않던 천자문도 열심히 읽고 

날마다 받아쓰기에 열을 올렸으며 심지어 어렵다고 싫어하던 어린이 영어방송까지 챙겨보았다. 

놀러 온 언니들과 더하기 빼기도 세로셈까지 배웠을 정도다. 

그런 나날이 지나고 두둥~! 드디어 학교생활이 시작되었는데 

결론은 일요일이 싫어졌다는 것이다. 

다음 주에는 토요일까지 놀토라니 정말 벌써부터 한숨이 나는 일이란다. 

학교라는 장소나 급식시간 따위에는 이미 완전히 적응한 상태인데다 

유치원에서 같이 올라간 여자친구 삼총사도 있어서 낯설고 어려운 일은 거의 없는데다 

선생님도 작년에 4학년을 맡으셨던 낯익은 분이라

친구들과 뛰어 놀고 공부도 조금 하고 선생님 기타 반주에 맞추어 교가도 부르니  

날이면 날마다 너무너무너무너무 재미있단다. 

알고 보니 1학년엔 쉬는 시간도 있고,공부도 그리 어렵지 않으며 

첫 날엔 선생님 전화번호 끝자리 맞추는 퀴즈를 풀어서 막대사탕까지 상으로 받았다. 

게다가 늘 동갑친구에 목말랐는데 이번에 함께 입학한 친구들이 무려 12명이나 된다. 

남학생 7명과 여학생 5명이 함께 공부하는데 둘쨋날 또 놀랍고 신기한 경험을 했으니 

미니랑 실수로 부딪친 남학생이 글쎄 미안하다고 사과씩이나 했다는 것이다. 

남학생이 놀리고 때리고 장난치는 것이 아니라  

실수로 부딪친 것까지 사과를 하다니 친구들 중에 가장 착하고 의젓한 것 같다고 한다. 

유치원생도 올해는 현재 9명이고 4월에 한 명이 더 들어오기로 예정되어 있어서 

작년보다 학생 수가 무려 15명이나 늘어나 학교에 활기가 돈다.  

선비님같이 의젓한 이 남학생처럼 대도시에서 살다가

(미니 표현에 의하면)  "시골에 한 번 살아보려고" 내려온 아이들이 제법 많아서  

엄마가 아는 집만 해도 너댓 집에 아이들이 여덟 명이다. 

게다가 화개장터 근처에 살면서 가까운 학교를 두고 쌍계에 입학한 아이들도 있다고 한다. 

큰 산의 품에 안겨 조용하고 아담한 학교 모습도 예쁘고

전교생을 오후 다섯시까지 돌봐주는 것도 일하는 부모들에겐 큰 도움이 되어서인가 보다. 

아뭏든 미니는 정말정말정말정말 재미있게 학교에 다니기 시작했다.

 


댓글(4)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소나무집 2010-03-07 15: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드디어 미니의 학교 생활이 시작되었군요.
엄마는 시큰둥한데 미니는 노토랑 일요일이 싫을 정도로 신난다니 정말 다행이에요.
저도 완도 살 때 이렇게 작은 학교에 아이들을 보낼 걸 하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울 아이들 다닌 학교는 읍내에서 가장 큰 학교(전교생 1200명 정도나 되는)였거든요.
시골 학교면서도 겉멋만 잔뜩 들어 있는 학교였어요.

2010-03-07 23:3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3-08 14:0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3-08 18:22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