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을 먹다가 갑자기
" 엄마, 안에 생활이 많이 힘드시죠?"
사오정 엄마는 이게 무슨 소린가 어안이 벙벙하여 되물었다.
- "뭐라고, 안에 생활?"
"네, 안에 생활이요."
모두들 감기가 깨끗하게 낫지 않은데다 날이 춥다는 핑계로 방학내내 집 안에서 오글거렸더니
그걸 안에 생활이라고 하는 건가? 너무 집안에만 가둬놓았나 싶어서 속으로 좀 뜨끔했다.
- " 안에 생활이란 게 뭔데?
" 아내로 살아가는 것 말이에요. 아내생활!"
음하하하!
어제 부부 사이에 좀 큰 소리가 오간데다
오늘은 몸살기운이 있어서 좀 비실비실 했더니 그런 생각을 했나보다.
- " 너도 딸생활이 힘들 때가 있지?"
" 네."
- " 엄마도 그래. 힘들 때도 있고 즐겁고 행복할 때도 있고 네 말처럼 인생이란 그런거지.
갑자기 왜 아내생활이 힘들거라고 생각했는데?"
" 아빠 잔소리도 들어야 되는데 아이들도 세 명이나 돌보고 키워야 되니까 그렇죠."
나중에 하루종일 혼자 먼지 뒤집어 쓰고 나무를 다듬다 들어온 아빠가
늦은 저녁을 먹다가 미니가 한 말을 듣고
" 남편생활은 안 힘들 것 같냐?
아이들 먹을 것, 입을 것 다 사가지고 와야 되고 밖에서 일도 열심히 해야되는데.
아내생활이 힘들 것 같아, 남편생활이 힘들 것 같아? 솔직하게 한 번 얘기해 봐."
이러면서 아이를 붙들고 늘어진다.
역시나 미니가 한 대답은 "둘 다!"
둘 다라고 하지 말고 속마음을 얘기해보라고 조르는 남편을 보니 덩치만 큰 애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