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 무렵이면 한 번씩 앓고 나서 큰다고들 하더니 감기에 걸렸다. 

미니도 돌 막 지나서 첫 감기를 앓았는데  

둘째는 그 때쯤 워낙 아토피가 심해서 감기 따위는 기억에도 없다. 

등에 기대 잠든, 열에 들뜬 작은 몸을 거의 하루종일 업어주며 밤에는 어쩌나 했는데 

열이 나도 밤새도록 콜콜 잘 자서 참 다행이었다. 

둘째도 온 얼굴에 진물이 심하게 나서 아침에 일어나면 더께가 앉을 정도였는데 

천만다행 그래도 역시 밤새도록 콜콜 잠은 잘 잤다. 

 

지난 주말 미니가 감기에 걸려서 자고자고 또 자고  

새벽에는 코피를 펑펑 흘려서  자다 말고 침 맞고 발바닥에 마늘 찧어 붙이고 소동을 피운 뒤에  

" 이틀을 굶었더니 배가 고프네."  

라는 소감을 밝히며 일상으로 돌아온 다음 날 밤, 

둘째가 열이 올라 끙끙거리며 밤을 새우고  

아침에 잠깐 열이 내리는가 했더니 다시 또 열이 나면서 하루종일 잠을 자고 저녁에야 괜찮아졌다. 

막내는 그 옆에서 장난치며 멀쩡하게 잘 놀아서 참 다행이다 했더니 

아니나다를까 다음 날 밤 열이 올라 끙끙대면서 겨우 잠을 이어갔다. 

첫날엔 조그만 녀석이 물도 밥도 마다하고  

코가 막혀 입으로 가쁜 숨을 쉬면서 안겨 있거나 누워 있기도 힘들어해서 업혀서 계속 잤다. 

하루 밤 하루 낮이 지났으니 저녁엔 형처럼 떨치고 일어나길 바랬는데 

어젯 밤에는 잠자기가 더 힘들어서 자꾸 깨고 칭얼거려 둘이서 고생을 했다. 

온몸이 따끈따끈하게 느껴질만큼 열이 나는데 특히 머리와 목, 손이 심해서 걱정을 했는데 

다행히 오늘 저녁에는 열이 내리면서 물도 먹고 밥도 먹고 

방 안을 걸어서 돌아다니며 장난감도 갖고 놀고 하다가 잠이 들었다. 

평소에 늘 보던 모습인데 오늘따라 어찌나 기특하고 고맙게 느껴지던지... 

 

이제 나을 듯 나을 듯 하면서 거의 한 달을 끌고 있는 외할머니 감기만 나으면 될 것 같다. 

약도 드시고 찬바람도 조심하고 되도록 할 일도 미루고 계시는데도 쉬이 낫지 않아서 걱정이다. 

한 번 앓고 나면 부쩍 자라는 아이들처럼 늙느라고 이런다며 쓸쓸한 말씀을 하신다.  

나도 기침이 자꾸 나는지라 릴레이 바통을 이어받지 않도록 얼른 쉬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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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2-16 18:5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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