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의 밥이라곤 먹지 않고 주로 두부나 나물,생선,고기 따위 반찬만 먹는 둘째에 비하면 양반이지만

미니가 먹는 밥도 다른 아이들보다 적은 편이다. 

어른 숟가락으로 수북하게 뜨면 두,세 술 정도나 될까? 

 

엊그제 저녁에는 배추밭을 돌보느라 무척 바빠서 

추석 연휴 마친 기념으로 오랫만에 유치원에 다녀온 미니가 배고프다는 걸 귓등으로 흘리고 

어두운 바깥에서 빨리 일을 마치려고 동동거리고 있었다. 

외할머니가 막내 돌봐주신지도 오래 되었고, 저녁도 어서 차려야해서 서둘렀는데도  

마음처럼 빨리 끝나지가 않아서 마치고 보니 8시가 넘었다. 

 

미니는 기다리다 지쳐서 스스로 밥을 차려 먹었다고 자랑을 했다. 

태어난지 72개월만에 처음이다. 

밥을 푸는 것은 가끔 연습을 해본터라 문제 없었고 

냉장고에서 김치랑 멸치볶음만 꺼내면 되는거라서 무척 간단하고 쉬웠단다.  

너무 배가 고파서 둘이서 네 그릇 반이나 먹었다고 우쭐해하길래 

밥솥을 들여다보니 소복하게 한 공기는 먹은 듯 싶었다. 

 

다 먹고나서 반찬은 제자리에 넣고 빈 그릇은 개수대에 갖다놓은 걸 보니 

미니도 다 키웠나 싶은 것이 엄마는 야릇한 기분이 들었다. 

상을 닦지는 않아서 멸치볶음 부스러기가 여기저기 흩어져 있었지만 

기특하고 대견해서 칭찬을 듬뿍 해주었다.

 

둘째는 또 그 다음 날  

엊저녁 늦게까지 솎아서 데쳐 낸 시래기로 끓인 국에  

밥을 잔뜩 말아서 (역시나 시래기는 요리조리 피해가면서 국물이랑 밥만) 한 그릇 뚝딱 해치웠다. 

밥을 그렇게 많이 먹기는 실로 여러 날 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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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나무집 2009-10-09 00: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쁜 미니 정말 보고 싶어요.
솎아낸 시래국이 얼마나 맛있는지 미니가 아직 모르는군요.

2009-10-24 00:26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