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을 모두 재우고
쌀쌀해진 날씨에 혹시 열려있는 창문은 없는지 집안을 한 바퀴 둘러보았다.
창호지 한 겹 발린 부엌문 밖이 훤하길래
바깥등이 켜져있나 하고 스위치를 바라보니 그것도 아니었다.
어인 일일까 무심하게 문을 열었는데 한가위 하루 지난 달이 구름 사이에 둥실 떠 있었다.
온 세상이, 아주 작고 세세한 것까지 오롯이 드러나도록
글자 그대로 대낮같이 환했다.
정말인지 아닌지 몰라도
어디선가 보름달보다 열엿새달이 더 동그랗고 환하다는 말을 들은 기억이 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