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들기 전에 알리바바와 40인의 도둑을 꼭 읽어달라고 했다.
부엌에 남은 일이 너무 많아서 아빠 옆에 가서 기다리면 얼른 마치고 가겠다고 했더니
그래도 엄마랑 같이 간다고 옆에 앉아서 기다린다.
눈꺼풀도 무겁고 몸도 건들건들 너무나 졸려 하면서
이러다가 이야기도 듣지 못하고 잠들겠다며 언제 끝나느냐고 자꾸 묻길래
그러면 아빠한테 읽어달라고 해서 좀 듣고 있으면 엄마가 올라가 마저 읽어준다고 했더니
" 아빠가 그럴 사람이야? "
라고 힐난하듯이 거의 소리를 질렀다.
'엄마도 참 새삼스럽게 몰라서 그러는거야?'라는 뉘앙스가 정확하게 실린 말투와 억양이라니!
이 말을 전해들은 아빠는 아니나 다를까
" 포기는 빠를수록 좋은거야! " 란다.
언제쯤이면 미니를 데리고 천왕봉에 같이 갈 수 있을까 이런 것만 고대하지 말고
가끔 그림책 한 권 쯤 읽어주는 아빠라면 얼마나 좋을까?
일곱 살이 되도록 아빠가 읽어준 책은 억지로 2권 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에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