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의 절규라고나 할까? 

엄마인 나는 안되는 건 안되고,  

아이들끼리 놀다가 부딪치고 깨지는 것은 스스로 뚫고 나가야 할 어려움이며 

어린이라 할지라도 경우에 따라서는 기 죽는 일도 겪어가며 사는 것이라고 생각하건만 

겉보기엔 전혀 그러지 않을 것 같은 아빠가 요런 발언을 하셨다.  

 

아빠들의 강제에 의해서 그런 것도 있지만 아이들이 모이면 가끔 병원놀이 대신 한의원 놀이를 한다. 

풀 뜯어서 약도 달이고 침도 놓고 뜸도 뜨고 뭐 그러고들 노는데    

큰 녀석 둘이만 한의사를 하고 작은 녀석 둘은 환자를 시킨 모양이다. 

그러다 티격태격하고 시무룩해서 미니 혼자 집 안으로 들어왔다. 

울컥한 아빠는 미니는 진짜 침 놓는 한의사 해보라면서 침통을 가지고 왔다. 

혈자리를 잘 잡아서 소위 전문가라고 조심해서 놓는데도 따끔하고 제법 아프던데 

애 기죽이면 안 된다고 손에다 막무가내로 찔러대는 걸 참고 앉아 있었다. 

그냥 찌르니 침이 누워버리자 

침관까지 동원하여 다시 놓게해서 제대로 세워놓았다. 

초롱이 아빠는 서울에서 진료 중인 시각이라 두 엄마만 입을 딱 벌렸다. 

아무리 기 살리는 것도 좋고, 교육도 좋지만 우린 저렇게는 못하겠네 하면서...  

고통을 이겨낸 아빠의 인내와 노력에도 불구하고 

아무리 진짜 침을 놓은 들 혼자 노는 한의사는 당연히 재미있을리가 없었고

상황은 예쁘게 깎아 담아 내어 간 사과 한 접시가 해결하였다.  

사과 접시를 뇌물로 한의사를 맡게 된 미니는 입이 벙글어졌다. 

 

아뭏든 이러한 교육철학(?)을 가진 아빠를 둔 덕에 이 봄 내내 주문은 계속된다, 주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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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4-12 09:23   URL
비밀 댓글입니다.

순오기 2009-04-12 17: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하하~ 대단한 아빠세요.^^
보통 애들은 병원놀이를 하는데 한의사 애들은 한의원 놀이를 하는군요.ㅋㅋ
미래에 우리 손주들도 한의원 놀이를 할 수 있으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