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의 절규라고나 할까?
엄마인 나는 안되는 건 안되고,
아이들끼리 놀다가 부딪치고 깨지는 것은 스스로 뚫고 나가야 할 어려움이며
어린이라 할지라도 경우에 따라서는 기 죽는 일도 겪어가며 사는 것이라고 생각하건만
겉보기엔 전혀 그러지 않을 것 같은 아빠가 요런 발언을 하셨다.
아빠들의 강제에 의해서 그런 것도 있지만 아이들이 모이면 가끔 병원놀이 대신 한의원 놀이를 한다.
풀 뜯어서 약도 달이고 침도 놓고 뜸도 뜨고 뭐 그러고들 노는데
큰 녀석 둘이만 한의사를 하고 작은 녀석 둘은 환자를 시킨 모양이다.
그러다 티격태격하고 시무룩해서 미니 혼자 집 안으로 들어왔다.
울컥한 아빠는 미니는 진짜 침 놓는 한의사 해보라면서 침통을 가지고 왔다.
혈자리를 잘 잡아서 소위 전문가라고 조심해서 놓는데도 따끔하고 제법 아프던데
애 기죽이면 안 된다고 손에다 막무가내로 찔러대는 걸 참고 앉아 있었다.
그냥 찌르니 침이 누워버리자
침관까지 동원하여 다시 놓게해서 제대로 세워놓았다.
초롱이 아빠는 서울에서 진료 중인 시각이라 두 엄마만 입을 딱 벌렸다.
아무리 기 살리는 것도 좋고, 교육도 좋지만 우린 저렇게는 못하겠네 하면서...
고통을 이겨낸 아빠의 인내와 노력에도 불구하고
아무리 진짜 침을 놓은 들 혼자 노는 한의사는 당연히 재미있을리가 없었고
상황은 예쁘게 깎아 담아 내어 간 사과 한 접시가 해결하였다.
사과 접시를 뇌물로 한의사를 맡게 된 미니는 입이 벙글어졌다.
아뭏든 이러한 교육철학(?)을 가진 아빠를 둔 덕에 이 봄 내내 주문은 계속된다, 주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