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을 먹고 있는데 미니가 뜬금없이 하는 말,

"엄마! 엄마는 어떻게 아빠를 만나서 결혼했어?"

   "아빠가 공부하신다고 외할아버지 댁에 방을 빌려서 만나게 되었단다."

"그러면 어떻게 사랑을 하게 된거야, 그냥 사랑에 빠진거야?"

   "그건 아빠한테 여쭤보렴."

"아빠는 너무 중요한 이야기라서 비밀이라고 하실지도 몰라. 그러니까 엄마가 얘기해 줘."

어쩌구 저쩌구 몇 마디 더 이어지다가 미니의 본심이 드러났다.

" 엄마가 그 때 예쁘지도 않았을텐데 어떻게 아빠를 만난거야. 예쁜 옷을 입고 있었어?"

   "그러니까 예쁘지도 않은 엄마가 어떻게 멋진 아빠랑 결혼을 했느냐 이거야?"

" (바로 그걸 묻고 싶었다는 듯이)응! "

여섯 살이 되도록 키워놓았더니 이건 웬말인가 괘씸한 생각이 들어서

아빠한테 물어 봐!라고 쏘아주고 돌아서서 벅벅 설겆이를 했다.

그래도 미니는 분위기 파악도 못하고 아빠가 들어오시자마자 냉큼 여쭈었다.

아니나 다를까

   "아빠가 엄마랑 결혼해주지 않으면 결혼해 줄 사람이 없을 것 같아서 그랬지."

"아, 그렇구나!"

고개를 끄덕인 미니, 다음 날 아침 밥상에서 재미있어 하는 아빠가 물었다.

   "아빠가 왜 엄마랑 결혼했다고 했지?"

" 응, 아빠가 엄마랑 결혼하지 않으면 결혼할 여자가 없을 것 같아서"

오호라, 인생은 반전이다.

미니아빠가 다시 두어 번 더 물어보고 열심히 고쳐주었건만 미니는 여전히

" 아빠가 엄마랑 결혼하지 않으면 결혼할 여자가 없을 것 같아서"

라고 밖엔 이해하지 못했다.

일렉트라 콤플렉스 기미가 다분한 미니도 엄마랑 같은 여자인 건 어쩔 수 없나보다.

 

"그런데 미니야, 다른 사람들이 네가 엄마를 꼭 빼닮았다고 하는데

엄마가  그렇게 못 생겼으면 너도 못 생겼다는 뜻인데 어떻게 생각해?" 

이 질문도 못 들은 척 대답을 안 한다.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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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나무집 2008-05-16 10: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유, 똘똘한 미니...
자기한테 유리한 것만 받아들이는 미니가 너무 예뻐요.
사랑방 손님과 어머니가 생각나는 만남이시네요.
로맨틱한 소설 한 편 쓰세요.

2008-05-18 19:55   URL
비밀 댓글입니다.

솔랑주 2008-05-23 21: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성 서비스가 되는 것 같아요~ ^^
반전 드라마네요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