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엔 혼자 컵을 들고 물을 잘 마신다.
쉬나 응아를 하면 어기적거리며 엄마에게 걸어오거나 혼자 벗어버린다.
온 엉덩이에 응아를 묻히고 다니면서도 천연덕스럽던 시절은 지나고
기저귀를 가는 동안에도 허리를 바닥에 내려놓지 못한다.
그리고 기저귀에 남은 응아에 무척 관심이 많아서 들여다보려고 노력하고
변기에 떨어내어 물을 내리면 아주 열심히 쳐다본다.
배변훈련을 시작해야 할 시기인 것 같다.
볼펜을 주면 뚜껑열고 스프링 빼내고 완전히 해체를 해서 못 쓰게 만들기만 하더니
얼마 전부터 드디어 무언가 그리기 시작했다.
스케치북이나 색종이에 그리면 양반이고 책상, 바닥 아무데나 마음 내키는대로
콕콕콕 점을 찍거나 시원하고 긴 선을 죽죽 그어 놓는다.
배가 고프면 냉장고 문을 열어놓고 무언가 내놓으라는 듯 무릎을 굽혔다 폈다...
혼자서 팝업북을 열심히 들여다본다.
열심히 넘기고 들추고 앞으로 뒤로 또 넘기고 들추고
그렇지만 읽어주겠다고 다가가면 훌쩍 그 자리를 떠나버린다.
아직 아빠라는 말은 하지 않는다.
이름을 불러도 역시 돌아보지 않는다.
요즘 흥얼거리는 곡은 연날리기.(에헤야 디야 바람 분다 연을 날려보자~!)
그 외에 그 동안 불러오던 여러가지 노래를 바꾸어 흥얼거린다.
양손에 먹을 것을 들고도 접시에 놓인 음식을 다른 사람이 집어가는 것을 못 견딘다.
이럴 때 누군가 와서 인사를 하면 양손에 든 음식을 황급히 품안에 감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