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아빠가 고집도 세고 강한 성격이라서

나중에 아이들이 사춘기 맞고 자기 주장이 생길 무렵이면 부딪칠 일이 많지 않을까하는 노파심에

내가 나서서 아빠 편이 되도록 은근히 부추기는 경향이 있기도 하지만

미니도 본능적으로 우리 집안의 권력지형을 느끼는지 언제나 무슨 일이나 아빠 손을 들어준다.

우리 부부가 말다툼이라도 하면 무조건 아빠 말이 옳다고 하고

아빠가 사다주신 돼지저금통을 주위 사람들에게 들고 다니며

아빠 차를 사드려야 된다고 성금(?) 모금을 하기도 한다.

그러다보니 자기에게 필요한 돈도 아빠처럼 약을 지어서 벌겠다고 하고

아빠가 너도 1학년이 되면 화개장터에 가서 약을 팔아야 한다고 해도 두 손 들어 환영이다.

장터는 강바람이 불어 춥고 약 파는 일은 힘들다고 해도 무슨 소풍 기다리듯이

주위 사람들에게 약 팔러 간다고 자랑을 하고 다닐 지경이다.

재미있을 것 같다며 두 눈이 반짝반짝한다.

(그러나 엄마의 육감으로 보면 장터에 가득한 온갖 주전부리를 상상하고 있는 눈빛이다.^^)

장난기가 발동한 아빠는 약 파는 연습을 해보자며 선창을 했다.

" 약 사세요!"

미니도 따라서 약 사세요!를 외치는데 아빠가 또 해보라고 했다.

우리는 당연히 또 한 번의 약 사세요!를 기대한 것 뿐인데 미니는 천연덕스럽게

" 몸에 좋고 효과 좋은 약 사세요!!!" 란다.

절대 집안에서 이런 문구를 사용한 적이 없는데 어디서 들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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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08-04-25 20: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호호호~ '몸에 좋고 효과 좋은 약, 어디가면 살 수 있나요?'
아빠에 대한 존경과 자부심이 굉장한 것 같은데요~~~~ 시장체험도 좋겠죠!^^

소나무집 2008-04-25 22: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런 약 있으면 저도 좀 보내 주세요.
요즘 마음을 비롯해서 여기저기 안 아픈 데가 없거든요.
3년 전에 화개장터에 가본 적이 있는데 그 근처에 사시나 봐요.
아이들하고 예쁘게 사는 모습 보고 싶어서 근처에 가면 한의원 간판 보며 찾아봐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언제일지는 모르지만 지리산 국립공원이 있으니 한 번쯤은 지나갈 일이 있겠지 싶어요.

2008-04-26 15:31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