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궁이에 불을 넣느라 땔감을 들고 걸어가는데 머리 위에서 글자 그대로
쓩~!
하는 소리가 들린다. 슝도 아니고 쓩이다.
뭔가 고개를 돌려 바라보니 주먹만한 새가 저 쪽으로 바람같이 날아가고 있었다.
날개를 접고 미사일처럼...
아무리 그렇다고 그렇게 엄청난 소리가 나다니 정말 놀라웠다.
지난 번에는 아마도 방 안에 어떤 목표물을 향해서 달려든 듯
역시 제법 큰 새가 전 속력으로 날아 와 유리창에 부딪쳐 죽은 일이 있었다.
마침 근처에서 작업하던 아저씨들이 먼저 발견하고 새를 치워주셔서
주검을 직접 보지 않아도 되었다.
그렇지만 기역 자로 가로 세로 각각 족히 20센티미터는 찢어진 방충망과
이리저리 널려 있는 잿빛 깃털에다 낭자한 선혈...
그 흔적을 바라보는 것만으로 충분히 끔찍(!)했다.
새가 아무리 빨리 날았다고 한들 이렇게 될 수 있을까 의아했는데
그 새도 아마 쓩- 하고 날아들었던 모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