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으름 피우다 아점 먹고 ,손님 치르느라 점심 거른 후 이른 저녁을 먹었는데도
동지가 막 지나서인지 식당에서 돌아오는 길이 캄캄하다.
" 지금쯤 우리 집에 박쥐가 퍼드덕거리고 있을지도 몰라요."
어제 뭔가 천장 근처에 휘리릭거리길래 또 새가 한 마리 들어왔나보다 했더니
오늘 방문한 어린 손님들이 서까래 사이에 웅크린 박쥐를 발견했다.
" 박쥐는 밤에 먹이를 잡고, 먹고, 행동한대요."
어디서 들었나 했더니 동물의 세계에서 박쥐에 대해서 알아본 적이 있단다.
그 말을 듣고 보니 열을 촬영하는 특수 카메라로 여러가지 박쥐의 모습을 찍은 것을 함께 보았던 기억이 났다.
집에 들어서자마자 외투도 벗지 않고 실내를 휘둘러보며
" 엄마, 아무래도 나갔나 봐요. 퍼드덕거리지 않는 걸 보니.."
전등을 끄고 완전히 캄캄해질 때까지 기다리고 있는지도 모른다고 대답해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