똥떡 국시꼬랭이 동네 1
박지훈 그림, 이춘희 글, 임재해 감수 / 사파리 / 2006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 똥떡 속에는 옛 어른들이 아이들을 키우는 마음 가짐이 깃들여 있다.

잘못한 일을 몰아세우는 것이 아니라 잘 먹이면서 자신감을 북돋우어 준다.

부끄러운 일을 숨기면서 주눅 들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알리면서 스스로 넘어서도록 한다.

어른들의 은근한 가르침으로 배운 자신감과 자립심은 아이들이 자라서 세상에 나갔을 때 훌륭한 자산이 된다.

이 책은 오늘을 사는 우리들에게 옛 어른들의 속 깊은 뜻을 옛 아이들의 삶을 그리면서 슬며시 내 보이고 있다. -

책 뒷표지에 실린 시인 안상학님의 서평 중 일부이다.

오늘 도착한 책을 세 번 읽어주면서 내 맘 속에 깃든 생각(유감스럽게도 절대로 스스로 언어화하지는 못하는) 인데

아무리 작가라지만 어쩜 이렇게 간단명료하게 글로 정리를 해주시는지 부럽고 감탄스럽다.

 

발을 헛디뎌 똥통에 빠진 일곱 살박이 준호는

뒷간 귀신의 심술도 풀고 복도 비는 똥떡을 <똥~떡!>외치며 이웃에 돌린다.

똥떡은 복떡이라 하여 이웃들이 반겨주었다고 한다.

잘못을 저질러 주눅 든 아이에게 좋은 음식으로 기력을 돋워주고

시인의 말처럼 부끄러워하며 숨기보다는 스스로 그것을 넘어설 수 있게 하고

또 주위 사람들의 따스한 정을 보태어 놀란 가슴을 어루만져주는 좋은 풍속을 처음 배웠다.

 

사소한 실수에도 도끼 눈을 뜨고 고함을 지르며 아이의 잘못을 닥달하고, 면박을 주고, 몰아세우는

모자란 엄마의 모습을 돌아보고 반성하면서

이름부터 정겨운 <국시꼬랭이 동네 시리즈> 서너 권을 더 낙점하였다.

- 싸개싸개 오줌싸개, 야광귀신, 숯 달고 고추 달고, 눈 다래끼 팔아요.

 

똥통에 빠진 준호의 온 몸에 덕지덕지 묻은 것들을 지켜보기 조금 불편해서 별은 4개다.

이건 그러니까 책의 문제라기 보다는 그 정도를 자연스럽게 못 받아들이는 나의 부족함이다.

 

운명철학을 공부하신 친척어른이 30여년 전에 식구들 모두의 사주를 큰 종이 한 장에 적어주셨는데

그 때 겨우 갓난쟁이던 막내 여동생에겐 좋은 말들만 늘어진 끝에 이런 구절이 덧붙어 있었다.

- 자식이 덕이 있다.

여고시절에 읽어보며 다른 좋은 말은 안 그런데 이 대목만은 무척 부러웠던 기억이 문득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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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나무집 2007-10-19 13: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 아이들도 이 책 좋아했는데 화장실 귀신 그림이 너무 무섭대요. 사실은 저도 약간 섬짓한 기분이 들었답니다.

miony 2007-10-19 16: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귀신이 똥떡 먹을 때 똥무더기를 거꾸로 매달아놓은 듯 꼬리말린 턱 보셨어요? 저는 그게 재미있더라구요.^^

2007-10-19 17:09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