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는 요즘도 매운 음식을 싫어해서 물에 씻어서 겨우 조금 먹곤한다.
그런데 태민이는 김치를 좋아해서 양념이 잔뜩 묻은 채로 덥석 손으로 집어먹으려 들 정도다.
밥은 안 먹고 김치만 계속 달라는 날도 있으니...
- 엄마, 태민이는 김치를 좋아하니까 김치순이라고 하자!
- 남자는 보통 돌이라고 하니까 김치돌이라고 하자.
- 응, 그러면 나는 밥을 좋아하니까 밥돌이라고 하자.
- 너는 여자니까 밥순이지.
이런 대화를 나눈 다음 날, 엄마는 똑순이, 아빠는 약돌이가 되었다.
아빠는 하루종일 환약을 동글납작하게 빚었던 탓에
공사돌이 대신 약돌이라는 다행스런 별명을 얻었는데
엄마가 똑순이가 된 까닭은 무엇일까?
......
알맞은 크기의 제환기가 없어서 크게 만든 환약을 마르거나 상하기 전에
둘로 나누어 빚어야 하는 까닭에 하루종일 도마 위에서 똑똑 소리를 내었더니
- 약을 '똑똑'하고 자르니까 엄마는 똑순이라고 하자. 하하하!
우스워 죽겠다는 듯 이런 판정을 내렸다.
별명을 그렇게 지은 이유야 어떻든 남이 들으면 좋은 오해를 하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짧은 이야기 따로 하나.
- 엄마, 사냥 말고 산양도 있지? 산에 사는 양 말이야.
부엌 문턱에 걸터앉아 생각에 잠기더니 벌떡 일어나 걸어나오며 하는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