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감의숙에 좁고 긴 소박한 화단이 있다.

민박과 식당을 하던 전 주인이 심어 가꾼 것인데 수종이 은근히 다양하다.

봄이 되면서부터 낮은 담에는 담쟁이 넝쿨이 푸른 잎을 올리고 있고

작은 소나무와 장미나무들 사이로 나리꽃, 작약, 금낭화, 목단 그리고 내가 이름을 알지 못하는 여러가지 꽃들이 비록 몇 포기 되지 않지만 쉬지않고 피고 진다.

얼마 전에는 소나무에 꽃이 피어 아주 작은 솔방울이 달리는데

처음에는 노란색이다가 보라색, 갈색으로  바뀌어가는 모습이 앙증맞아 사진을 찍어 두었다.

막무가내로 도로로 뛰어드는 태민이를 달래면서 잠깐씩이나마 오늘은 무슨 꽃이 피었나 들여다보는데

며칠 전에는 꽈리가 어느 새 초록주머니를 달고 있는 모습을 보았다.

그런데 그 자리에 고추가 매달려 있어도 전혀 어색하지 않을 만큼 고추나무(?)와 똑같은 모습이 아닌가!

신기하기도 하고 어릴 때 문방구에서 팔던 고무꽈리랑 빨갛게 익으면 속을 빼내고 꽉꽉 혀끝에 물어보던 진짜 꽈리 생각이 떠올라 한동안 그 앞에서 발걸음을 옮기지 못했다.

초록주머니가 빨갛게 바뀌고 그 속에 열매가 익으면 수민이랑 꽈리를 만들어 볼 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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