엊그제 <하>자를 알길래 어떻게 알고 있느냐고 칭찬을 했더니 <전하은>할 때 들어있는 글자란다.

미니까지 8명 유치원 친구들 중에 동갑은 하은이 한 명이다.

그래서인지 유독 하은이에게는 약간의 라이벌 의식이 느껴지는 모양이다.

하은이는 읽고 쓰기도 하는데 엄마는 왜 아직 나에게 글씨도 안 가르쳤느냐는 뉘앙스를 풍기며

- 엄마, 나한테도 글씨 좀 가르쳐 줘!

라고 외치던 것을 시작으로

어느 날은 우리 집에도 치마가 스무 개도 넘지? 하길래 무슨 말인가 했더니

하은이는 날마다 날마다 치마만 입고 오는데 치마가 스무 개도 넘는다고 하더라나?

자기도 날마다 치마만 입고 가고 싶다고 하더니 요즘 실천하고 있는 중이다.

또 친구들이 자기 샌들(분홍색 스포츠 샌들이라 좀 투박하긴 하다.) 밉다고 했다고

분홍색 운동화도 사고 싶고, 장화랑 예쁜 샌들도 사고 싶다고 노래를 해서 사주었더니

햇볕 쨍쨍한 날 꼭 신겠다고 고집을 피운다.

친구들이 놀릴 거라고 비오는 날 신으라고 했더니

하은이도 비 안 오는 날 장화신고 왔는데 선생님께서 예쁘다고 <자랑>해주셨다면서 꿋꿋하게 만족스러운 미소를 띄며 유치원에 신고 갔다.

아빠가 넌 하은이 따라쟁이냐며 핀잔을 줘도 하은이 따라하기는 멈추지 않고 있다.

시골미용실에서 좀 이상하게 잘린 머리를 보고 친구들이 남자같다고 놀렸다는데

이쯤 들으니 결석도 자주하고 그래서 왕따 당하고 있는 건 아닌가 하는 의심이 살짝 고개를 든다.

 

그리고 하나 더 미니가 요구하는 것을 들어주지 않으면 엄마를 설득하기 위해 쓰는 말

- 엄마, 유캔 딱지 줄께. 이것 좀 해줘! 그러면 유캔 딱지 줄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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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sh2886 2007-06-18 01: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럼 미니는 집에 책도 많고 귀여운 동생도 있다고 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