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엄마, 아빠를 부르지는 못하고 감탄사 수준으로 꼭 두 번씩 엄마엄마, 아빠아빠라고 부르짖는 정도다.

그것도 아주 가끔씩, 어쩌다 한 번.

그런데 며칠 전부터 엄마, 아빠보다 더 자주 하는 말이 생겼으니 바로 '커코'다.

우리집 압력솥이 쿠쿠에서 나온 것인데 밥이 다 되면

"쿠쿠하세요, 쿠쿠! " 라는 멜로디가 들어있는 멘트가 흘러나온다.

하루에 평균 두 번 정도 17개월 20일 정도 듣더니

압력을 낮추느라고 치~! 하는 요란한 소리와 함께 하얀 김이 뿜어져나오면

혼잣말로 커코, 커코하면서 돌아다닌다.

반복의 힘, 정말 무섭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청소기 돌리는 소리가 압력솥 소리보다 그리 크지 않은 듯 한데

청소기 돌리려고 콘센트에 플러그를 꽂으려하면

벌써 울상을 지으며 칭얼거린다는 것이다.

청소기가 돌아가기 시작하면 운다.

이젠 적응할 때도 되지 않았나 싶은데 매번 똑같다.

신랑이 하동까지 가서 청소기 사와도 한 쪽 구석에 우두커니 세워두고 빗자루 드는 날이 더 많다. 에휴~!


댓글(2)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해거름 2007-04-29 12: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집 풍경이 그려진다. ㅎㅎ 누구누구도 청소기 돌리면 울어서 별로 사용을 안했다는...갓난쟁이일 때는 이불 개는 소리, 기침소리, 눈여닫는 소리에도 놀라 깨서 할머니가 귀에 솜을 막아놓아야겠다고까지 했지. 첫 뮤지컬을 다섯살 때 보았는데 당근 오분도 못 보고 나왔다지. 근데 지금도 소리에 예민해. 안 좋은 것은 어찌 그리 빼닮는지...

miony 2007-04-30 12: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소리에 예민한 것이 꼭 나쁜 것만은 아니잖아요. 우리 산골소녀 노래하는 것을 들으면 아무리 아직 어리다고는 해도 음정, 박자가 영~! 엄마, 아빠 탓이라 너무나 안타까워요. 조금만 더 예민해줬으면 좋겠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