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민이의 귀차니즘 증상을 페이퍼에 올리자마자
난 게으름뱅이가 아니야! 라고 외치기라도 하듯 갑자기 손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오늘 아침엔 그동안 젓가락이나 숟가락으로만 가끔 건드려보던 김치를 손으로 집어내는 것으로도 모자라
온 마루에 이리저리 내어 널 정도였다.
그리고 덩어리가 커서 한 입에 먹지 못하는 음식은
한 번 베어먹고 남은 조각이 그대로 바닥에 떨어져 굴러다닐 운명이었는데
드디어 오늘 낮에 크래커 하나를 손에 들고 한 입 먹고, 들고 있다가 다시 한 입 먹는
아주 놀라운 묘기를 보여주었다.
심지어 윗도리를 갈아입는 동안 다른 손으로 옮겨쥐기까지 하였다.
태민이는 특이하거나 귀차니스트가 아니라 다만 좀 발달이 늦은 아기였던 것 뿐인가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