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명이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빰빰빰빰~!이라고들 한다.
어제 어디선가 똑똑 우리집 유리창을 두드리는 소리가 나서 둘러보니
작은 새 한 마리가 기둥에 매달려서 고개만 삐죽이 내민 채로 유리창을 쪼고 있었다.
그런데 오늘은 노트북 너머 2층 창에 무언가 휙 솟구쳤다가 수직 하강하는 것이 언뜻 보였다.
너무 재빨라서 내가 잘못 봤나? 하는 순간 분수의 물줄기가 그러듯이 또 한 번 휙 솟아올랐다 떨어진다.
창가에 다가가 밖을 내다보니 내 손아귀에 들어갈 듯이 작은 새 두 마리가
비비비빕! 비비비빕! 하면서 나뭇가지를 넘나든다.
머리에는 검은 빵모자, 목에는 노란 목도리, 잿빛 날개, 오렌지색 가슴과 배
치장이 현란하다.
어제도 들렀어요! 하는 듯 유리창을 똑똑 두드려주고 멀리 날아갔다.
멀리 세석평전과 삼신봉에 활짝 핀 눈꽃이 볼 만한 꽃샘추위가 제법이지만 봄은 봄인가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