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모처럼 비가 내렸다.

겨울 가뭄이 극심하다더니 참 좋은 일이라는 대화를 나누며

비 온 탓에 공사도 하루 쉬니 아이들과 온천에도 다녀오고

구례시장(사실은 농협마트에서 카트타고 한 바퀴 도는 것이다.)에도 들렀다.

집으로 돌아와 이것저것 챙겨넣고 한 숨 돌리니 어느 새 창밖은 깜깜했다.

밤중에 잠결에만 거의 나오지도 않는 젖을 물고 낮에도 분유가 많이 줄었지만

잠들기 전에는 200ML이상 꼭 챙겨먹고 자는터라

태민이 팔에 안고 어두운 방에 앉았노라니

창 밖 어딘가에서 마치 와글와글거리는 듯 한 소리가 요란하다.

가만히 귀를 기울이니 개구리인가 싶다가도

경칩이 한 달이나 남았는데 벌써 개구리가 나왔을까?하니 무슨 새소리 같기도 하고

어제만하여도 전혀 들리지 않던 소리가 하루 사이에 온 산을 뒤덮고 있으니

좀 기괴한 느낌이 들기도 하였다.

- 저게 무슨 소리지? 수민아, 잘 들어봐!

- 엄마, 자꾸 그런 소리 하지마!!!

어디서 무엇이 내는 소리인지 알고 있으면 아무렇지도 않을 소리가

정체가 모호하니 애나 어른이나 사람을 불안하게 하는 모양이다.

한여름밤에 개굴개굴거리는 소리와는 다른 데가 있으니 맹꽁이인가?

생각이 여기에 미치는데 태민이는 잠이 들었다.

잠시 후 2층에서 내려온 수민아빠가 개구리 소리라고 단정을 지어 말했지만

근처에 그럴 듯한 개울 하나 없는데 참 신기하다 하고 잠이 들었다.

새벽녘까지 요란하더니 해 뜰 무렵(안개가 자욱하여 앞산이 보이지 않는 아침이었지만) 조용해졌다.

낮 동안은 쉬는가 했더니 점심 때도 되지 않아 다시 와글와글거린다.

태민이 낮잠 자는 동안에 얼른 구들장에 불을 넣으려고 서두르는데

오가는 사람들이 주차장으로 쓰느라 땅이 많이 패어 비오는 날은 진흙탕이 되는 집터가 내려다 보였다.

알고보니 타이어자국이 흙을 패어낸 자리에

어제 제법 후두둑거리며 내린 비가 고여 모양만 손바닥만한 연못(?)이 생긴 것이 아닌가!

그제서야 아하~ ! 하였다.

봄처럼 따뜻한 날씨가 이어지는 겨울이더니 개구리도 이렇게 일찍 잠깨어 인사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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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여기 2007-02-09 19: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산골에는 벌써부터 개구리가 나오는군요.... 도시에서는 눈 씻고 찾아봐도 안나오는데.....

miony 2007-02-14 16: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네..어제 밤에도 비가 제법 내리더니 와글와글 요란했단다. 그런데 비 내리고 나니 찬바람이 엄청 불고 개구리 노래도 다시 끊겼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