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놀다보니 역할놀이를  자주 한다.

엄마는 패즈(만화영화 캐릭터로 펭귄이다.), 동생은 캐즈라고 하고 자기가 엄마하는 게 좋단다.

엄마가 되어서 하는 말

- 패즈야, 글자 읽을 수 있니? 그림책 좀 읽어주렴.

- 패즈야, 배고프다. 밥 좀 줘.

그러면서 내가 무심결에 반말을 하면 엄마한테 존대말하라고 나무란다.

어떤 날은 의사가 되어서 인형들 눕혀놓고 침도 놓고

신데렐라나 나쁜 계모가 되어서 대사를 읊기도 한다.

어제는 산타할아버지가 되어서 엄마,아빠, 태민이에게 집에 있는 장난감들로 선물을 주기도 했다.

그런데 먹보답게 요리사가 되는 것을 즐긴다.

지퍼달린 길쭉한 필통을 열어서 머리에 뒤집어쓰고 앞치마 하나 두르고

자주 해오는 요리가 바로 딸기요리이다.

처음에는 딸기를 좋아해서 언제쯤 딸기를 먹게되느냐고 날마다 물어보는터라

그냥 그런가보다 했는데

어느 날 그 딸기요리의 실체를 알게 되었다.

수민이가 만드는 딸기요리의 재료는 혜림이와 동희언니에게서 선물로 받은

쌈지의 캐릭터 딸기저금통의 빨간 머리였던 것이다.

장난감 칼로 딸기 머리를 슬근슬근 써는 시늉을 한 끝에 완성되는 수민이의 딸기요리,

으~, 그 동안 내가 먹었던 딸기요리가 갑자기 엽기적인 음식으로 변하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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