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밤 잠자리에 누우면 천장에 반딧불이 날아다니고

퍼드덕거리는 소리에 잠 깨어보니 박쥐가 방 안을 헤매고 있고

비 오는 날엔 개구리와 달팽이론 부족한지 새끼손가락만한 도룡뇽도 다녀간다.

작은 새들은 심심하면 열린 창으로 들어와 파닥거리고

이중창 바깥 문이 며칠 열린 동안 창문 턱에 둥지를 지어놓은 놈도 있었다.

비행기 창문에 새가 부딪쳐서 위험한 경우가 있단 얘기는 들었지만

멀쩡한 가정집 유리창에도 그런 일이 생길 줄이야...

뭔가 퍽하고 순식간에 사라지길래 설마 했더니

아주 작고 보드라운 회갈색 깃털 몇 개를 창문에 딱 붙여놓고 갔다.

수민이는 어딘가 가까운 곳에 새가 죽어있을지도 모른다고 하길래

아궁이에 불을 넣으며 대충 훑어 보았더니 다행히 죽은 것 같지는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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