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일은 바무가 문화센터에서 동요를 배우는 날이다. 바무는 노래는 잘 한다. 그런데 앞에 나가서 뭔가를 하는 것을 아주 질색한다 (어찌 에미를 그리 잘 닮아놨는지...-_-;;;) 특히 노래하는 걸 정말 싫어한다.
그런데 멋진 남자라면! 당연히 노래 한소절 근사하게 부를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또 이것이 녀석의 자신감과 결부될 수 있는 그런 문제라고 판단되었기에 다니기 시작한 동요교실이다. 첨에는 싫다고 했는데 한번 가보고 결정하기로 하고 간 것이다.
첫수업을 마치고 나서...어땠냐고 하니까 앞에 나가서 노래하는 것이 처음에는 떨렸는데 나중에는 재미있었다고 한다. 다음날 관심을 가졌던 친구엄마들이 어땠냐고 바무에게 묻자 재미있었다고 아주 자랑을 했다.
동요교실에 가보니 음..이거 참 괜찮군!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일단 노래를 잘하고 못하고를 떠나서 아이들이 바른 자세로 자신감있게 부르는 것을 보게 되었다. 노래 한 곡을 선생님과 배우고 나서 모두들 앞에 나와 합창을 한다. 그때 엄마들도 교실에 입장하여 같이 배우게 된다. 합창을 마치고 나면 서너명씩 앞에 나와서 한소절씩 불러본다. 그러면서 틀린 음정이랑 박자를 교정하게 되는 것이다. 지난 시간에 배웠던 동요들 중 부르고 싶은 노래를 한사람씩 독창으로 앞에 나와서 불러는 것으로 시간을 마치게 된다.
같이 수업을 받는 한 아이는 초등학교 2학년 쯤 되어보이는데 음치가 아닌가 싶게 오르내림이 전혀 없는 아~~주 평탄한 음정으로 일관되게 노래를 했다. 하지만 그 아이의 자세는 얼마나 똑바른지.. 그리고 비록 음정은 엉망이지만 자신감있는 큰목소리로 우렁차게 부르는 모습을 보면서 만일 채점을 한다면 만점을 주고 싶었다. 아, 정말 감동적인 노래였다!
노래라는 것은 그렇다. 즐거워서..제 흥에 겨워서 부르는 것이다. 그런데 음치나 박치에 경우..아무리 노래를 좋아하더라도 사람들 앞에서 절대로 노래를 부르지 않는다. 혼자 있는 시간이면, 뭔가 일을 하노라면 저절로 흥얼거리곤 하는 그런 사람일지라도 말이다. 그건 자신의 노래를 듣고 사람들이 웃을까봐...그게 두려워서 그런 것이겠지.
그 아이의 그 자신감 넘치는 독창이 동요교실이었기에 가능했는지도 모른다. 막상 학교에 가서는 쭈빗쭈빗거리고 결코 앞에 나와서 노래하지 않을런지도 모른다. 그러나 노래하는 것이 그렇게 어려운 일이 아니라는 것만은 확실히 알고 있지 않을까?
바무도 그랬으면 좋겠다. 사람들과 함께 어울려 노래를 부르는 그 즐거움, 앞에 나가서 좋아하는 노래를 들려줄 수 있는 즐거움을 알았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