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비동화 - 꿈을 잃은 도시에 무지개처럼 나타난 나비 이야기
지오콘다 벨리 지음, 볼프 에를브루흐 그림, 임정희 옮김 / 화니북스 / 2004년 3월
평점 :
품절


로돌포...

나비를 보았어.
그 부드럽게 팔랑거리는 날개짓의 아름다움을 보았어.
지치지 않고 계속 될 것만 같은 그 부드러움을 보노라니 시간이 나와는 별개의 공간으로 물러나 버린 것만 같았어.
어떤 이는 그랬지.
나비보고 춤춘다고 하지 말라고.
나비는 살기 위해 기를 쓰고 날개짓을 하는 건데 그걸 가지고 춤을 춘다라고 말하는 건 인간들의 이기적인 시각에서 보기 때문이라고.
나비의 날개짓은 필사의 생존본능이라고 말이야.

하지만 로돌포.
그것이 필사의 생존본능일지라도... 그것이 나비를 바라보는 또다른 시각에게 아름다움을 주고 기쁨을 줄 수 있다면
그것도 나비에게는 기쁨이 아닐까?

나비를 보았어.
그 자디잘게 부셔지는 빛의 향연을 보았어.
그 연약한 날개위에 그려진 그 기가 막힌 아름다움..
감히 그림으로 그려내기도 버거운 그 아름다움을 보았지.

그것이 실재로 움직이는 것을 보았다면 더 아름다왔겠지만
그냥 박물관 유리 너머에 있는 것을 보는 것만으로도 너무 아름다왔어.

나비의 종류가 그렇게 많은지...
나비의 색깔이 그렇게 다양한지 몰랐어.

네가 원하는 것이 이런 거였지?
더 많은아름다움을 보여줌으로써 세상을 행복하게 만드는 일 말이야.

이 행복을 주기 위해 겪었던 갈등과 어려움..막막함을 보면서 말이지
무얼 어떻게 해야 하는지 감조차 잡을 수 없는 그런 상황이었는데도
꿈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해낸 네가....
시행착오과정에서 만들어낸 무수한 다른 창조물들까지도 함께...
모두 너무너무 사랑스럽다.

나는 너무 오랫동안 개처럼 걱정일랑 접어두고 그냥 인생을 즐기면 되지...라고 살아온 거 같아. 정말로 내게 있어서 아름다운 인생이란 잔디 위에 누워있거나 잠을 자거나 음식을 먹거나 가끔 산책하는 일이었어.

하지만 너는 내게 말했지.
다른 이들이 꿈을 이해하지 못하고 비웃는다고 해도 그 꿈을 포기하지 말고
아름다움과 조화가 세상에 보여지고 주어질 때 그것들을 상상만 하는 것만으로도 각자의 마음 속에 행복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말이야.

로돌포
네 말이 맞았어.
나는 오늘 나비를 보면서 행복했어.
정말 행복했어.

그래서 네가 참 고마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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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심이 2004-06-18 07: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님의 글을 읽고 마리아도 잘 읽었어요. 이책도 좋을 것 같군요..요즘 동화가 참 좋더라구요..

치유 2006-05-09 13: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즘 밀키웨이님은 어떻게 지내고 계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