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1

안연이 인을 여쭈었다. 이에 공자께서 말씀하시었다: "자기를 이기로 예로 돌아가는 것을 인이라고 한다. 하루라도 자기를 이기어 예로 돌아갈 수 있다면 천하가 모두 인으로 돌아간다. 인을 실천하는 것은 오로지 자기로 말미암는 것이니, 어찌 타인으로 말미암아 인을 실천할 수 있겠느뇨?" 안연이 말씀드렸다: "그 세목을 여쭙겠나이다." 공자께서 말씀하시었다: "예가 아니면 보지도 말고, 예가 아니면 듣지도 말며, 예가 아니면 말하지도 말고, 예가 아니면 움직이지도 말지어다." 안연이 대답하였다: "회 제가 불민하오나 이 말씀을 공경되이 따르겠나이다."


12-2

중궁이 인을 여쭈었다. 이에 공자께서 말씀하시었다: "집 문을 나가면 큰 손님을 뵈온 듯이 하고, 백성을 부릴 때는 큰 제사를 받들 듯이 하라. 내가 원하지 않는 것을 남에게도 베풀지 말라. 그리하면 나라에서도 원망 받는 일이 없을 것이며 집에서도 원망 받는 일이 없을 것이다." 중궁이 대답하였다: "옹 제가 불민하오나 이 말씀을 공경되이 따르겠나이다."


12-3

사마우가 인을 여쭈었다. 이에 공자께서 말씀하시었다: "인한 사람은 말 더듬듯이 어렵게 한다." 그러자 사마우가 반문하였다: "그럼 말을 더듬듯이 어렵게 하기만 하면 곧 인하다고 일컬을 수 있겠나이까?" 공자께서 말씀하시었다: "무엇이든 실천하기가 어려운 것인데, 말을 더듬듯이 어렵게 하지 않을 수 있겠느뇨?"


12-4

사마우가 군자를 여쭈었다. 이에 공자께서 말씀하시었다: "군자는 근심하지 않고 두려워하지 않는다." 그러자 사마우가 반문하였다: "근심하지 않고 두려워하지 않기만 한다면 곧 군자라 일컬을 수 있겠나이까?" 공자께서 말씀하시었다: "안으로 살피어 고통 받을 일이 없는데, 무엇을 근심하며 무엇을 걱정하리오!"


12-5

사마우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사람들은 모두 형제가 있는데, 나 홀로 없구나!" 자하가 위로하여 말하였다: "나 상은 이와 같이 들었다: "'사람이 죽고 사는 것은 운명이 있는 것이요, 부하고 귀하게 되는 것은 하늘에 달린 것이다.' 군자는 경건하여 실수가 없고, 사람들과 더불어 공손하고 예가 있으면 사해지내의 동포들이 모두 형제이니, 군자가 어찌 형제없음을 근심하리오?"


12-6

자장이 사리의 밝음明에 관하여 여쭈었다. 공자께서 말씀하시었다: "물에 젖듯이 서서히 스며드는 참언讒言과 피부로 느끼듯이 절박하게 다가오는 무고의 호소가 먹혀들지 않는 사람이라면 밝다고 일컬을 만하다. 물에 젖듯이 서서히 스며드는 참언과 피부로 느끼듯이 절박하게 다가오는 무고의 오소가 먹혀들지 않는다면 어디 밝을 뿐이겠나? 고원한 경지의 인물이라 해야겠지."


12-7

자공이 정치를 여쭈었다. 이에 공자께서 말씀하시었다: "먹을 것을 풍족케 하고, 군사력을 풍족께 하고, 백성들에게 믿을 주는 것이 곧 정치다." 자공이 반문하였다: "부득이 하여 반드시 하나를 버려야 한다면 이 셋 중 무엇을 먼저 버려야 하오리이까?" 공자께서 말씀하시었다: "병兵을 버려라." 자공이 또 반문하였다: "부득이 하여 반드시 하나를 버려야 한다면 이 둘 중 무엇을 버려야 하오리이까?" 이에 공자께서 말씀하시었다: "식食을 버려라! 예로부터 전쟁이 나서 죽든, 기아로 죽든 인간의 죽음이란 불가피하게 있어온 것이다. 그러나 백성은 믿음이 없으면 설 수가 없다."


12-8

위나라 대부 극자성이 말했다: "군자는 질質로써 충분하다. 어찌하여 문文해야 한다고 그리 법석을 떠는가?" 이 말은 들은 자공이 탄식하여 말하였다: "아~애석토다! 저 자가 군자에 대해 말하는 것을 보라! 사두마차가 저자의 혓바닥에서 떨어진 실언을 따라잡지 못하는구나! 문이 결국 질과 같은 것이며, 질이 결국 문과 같은 것이다. 문, 질은 빈빈해야 하는 것이다. 호랑이과 표범의 가죽에서 털을 벗기고 나면, 털 없는 양가죽이나 개가죽과 무엇이 다르랴! 군자가 질로써 충분하다면 털 없는 가죽일 뿐이로다!"


12-9

노나라 군주 애공이 유약에게 물었다: "올해도 기근이 심하다. 재정이 부족하도다. 이를 어찌하면 좋단 말인가?" 유약이 대답하여 말하였다: "왜 십분의 일의 세법을 쓰지 않으시오니이까?" 애공이 말하였다: "십분의 이로도 내 오히려 부족하거늘, 어찌 십분의 일의 세법을 쓰라는 말인가?" 유약이 대답하여 말하였다: "백성이 풍족한데 임금께서 누구와 더불어 부족하실 수 있으며, 백성이 부족한데 임금께서 누구와 더불어 풍족하실 수 있겠나이까?"


12-10

자장이 덕을 높이고 미혹됨을 분변하는 방법에 관해 여쭈었다. 이에 공자께서 말씀하시었다: "충과 신을 내 가슴속의 원칙으로 삼고 의를 보면 곧바로 의를 실천하는 것, 그것이 바로 덕을 높이는 것이다. 무엇이든지 좋아하면 그것이 잘되기를 바라고, 싫어하면 그것이 못되기를 바란다. 이미 잘되기를 바라면서 또 못되기를 바라는 인간의 모순된 감정, 그것이 바로 미혹이니라. 이런 노래가 있지 않니? '진실로 내면의 풍요로움을 구하지 아니 하고 단지 외면의 색다름만 구해 떠도는 너 인간이여!' 인간의 미혹된 모습이로다."


12-11

제나라 경공이 공자에게 정치를 물었다. 공자가 대답하였다: "임금이 임금답고, 신하가 신하답고, 아버지가 아버지답고, 아들이 아들다우면 정치는 잘 돌아가게 되어있는 것이오이다." 경공이 기뻐 말하였다: "좋구나! 그대의 말이여! 진실로 임금이 임금답지 못하고, 신하가 신하답지 못하고, 아버지가 아버지답지 못하고, 아들이 아들답지 못하다면, 곡식이 쌓여있다 한들 내 어찌 그것을 먹고 즐기는 삶을 살 수 있겠는가?"


12-12

공자께서 말씀하시었다: "편린의 진실된 말만 듣고도 옥사獄事를 결단할 수 있는 자는 유뿐일 것인저!" 주변 사람들이 자로를 평한 말이다: "자로는 한번 결단한 것은 즉각 실행에 옮기지 않는 법이 없었다."


12-13

공자께서 말씀하시었다: "송사를 듣고 결단하는 데 있어서는 나 또한 남과 같이 잘 할 수 있다. 그러나 내가 기필코 원하는 것은 이것이다! 사람들로 하여금 송사를 일으킬 일이 없도록 만드는 정치를 행하는 것이다."


12-14

자장이 정치를 여쭈었다. 이에 공자께서 말씀하시었다: "정치 속에서 살 때에는 무엇보다도 권태를 느끼지 않고 지속적으로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 정치를 행할 때에는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충으로써 해야 한다."


12-15

공자께서 말씀하시었다: "문의 세계에 있어서는 가급적 널리 배워야 한다. 그러나 그것을 반드시 예로써 집약시켜야 한다. 그리하면 도에 어긋남이 없을 것이다."


12-16

공자께서 말씀하시었다: "군자는 사람의 아름다운 측면을 완성하도록 도와주고, 사람의 추한 측면은 버리도록 도와준다. 소인은 이와 정반대이다."


12-17

계강자가 공자께서 정치를 물었다. 공자가 이에 대답하여 말씀하시었다: "정치라는 것은 바르게 하는 것이다. 수장인 그대라 바름으로써 솔선수범을 보인다면 감히 그 누가 바르지 않을 수 있겠느뇨?"


12-18

계강자가 도둑이 성하여 그 대책을 여쭈었다. 공자께서 대답하여 말씀하시었다: "이 나라의 수장인 그대가 탐욕을 부리지 않는다면, 비록 백성들에게 상을 주면서 도둑질하라 해도 도둑질하지 않을 것이다."


12-19

계강자가 공자에게 정치를 물어 말하였다: "무도한 자들을 사형에 처하여 유도한 백성들의 삶을 윤택하게 만들어주면 어떠하겠나이까?" 이에 공자께서 대답하여 말씀하시었다: "그대는 정치를 하는 사람이다! 어찌하여 인명을 살상하여 정치를 하려는고! 그대가 선을 원하면 백성 또한 선하게 될 것이다. 군자의 덕은 스치는 바람과 같고, 백성들의 덕은 풀과도 같다. 풀 위에 바람이 스치면, 풀은 누울 뿐이로다."


12-20

자장이 여쭈었다: "선비가 어떤 모습이라야 곧 통달한 사람이라 일컬을 수 있겠나이까?" 공자께서 말씀하시었다: "네가 말하는 통달이라는 것이 도대체 무엇이뇨?" 자장이 이에 대답하여 말하였다: "나라에서도 반드시 소문이 나고, 집에서도 반드시 소문이 나는 것이오니이다." 공자께서 말씀하시었다: "이 녀석아. 그것은 유명한 것이지 통달한 것이 아니다. 대저 통달한다 하는 것은, 질박하며 정직하고 의를 좋아하며, 남의 말을 잘 살피고 타인의 얼굴빛을 잘 관찰하여 항상 사려깊게 자기를 낮추는 사람이라야 가능한 것이니, 이런 사람은 나라에서도 반드시 통달하며, 집에서도 반드시 통달한다. 대저 유명해진다고 하는 것은 얼굴빛은 인자로운 것 같으나 행실은 겉모양에 위배되며, 앉아있는 곳에 항상 느긋하게 앉아있으며 회의하고 노력하는 것이 없는 사람이나 하는 짓이다. 이런 사람은 나라에서도 반드시 유명해지며, 집에서도 반드시 유명해진다."


12-21

번지가 공자를 시중 들며 노나라 성 남쪽의 무우 제단 아래서 한가로이 노닐고 있었는데, 불쑥 여쭈었다: "감히 묻겠나이다. 덕을 높이는 것과, 사특함을 닦아 없애는 것과, 미혹함을 분변하는 것을 묻겠나이다." 거니시던 공자께서 말씀하시었다: "거참 좋구나! 너의 질문이. 실천을 먼저하고 그 실천으로써 얻는 이득을 뒤로 하는 것, 그것이 덕을 높이는 일이 아니고 무엇이겠니? 자신의 결점을 공격하고 타인의 결점을 공격하지 아니 하는 것, 그것이 사특함을 닦아 없애는 것이 아니고 무엇이겠니? 하루아침의 분노로써 한 몸을 잊어버리고 그 화를 부모님에게까지 미치게 하는 것, 그것이 바로 미혹함이 아니고 무엇이겠니?"


12-22

번지가 인을 여쭈었다. 공자께서 말씀하시었다: "사람을 사랑하는 것이다." 또 지知를 여쭈었다. 공자께서 말씀하시었다: "사람을 아는 것이다." 번지가 이 말씀을 깊게 알아들을 수 가 없었다. 그러자 공자께서는 다음과 같은 말씀을 첨가하시었다: "굽은 판자때기 위에 곧은 판자때기를 놓아 누르면 굽은 판자대기가 펴지듯이, 곧은 사람을 들어 굽은 사람 위에 놓으면 모든 굽은 사람들이 곧게 될 수 있나니라." 번지가 물러나 자하를 보았을 때, 다시 말했다: "지난번에 내가 부자를 뵈었을 때에 지知에 대해 여쭈었는데, 공자께서 곧은 사람을 들어 굽은 사람 위에 놓으면 모든 굽은 사람들이 곧게 되리라, 말씀하셨는데, 도대체 이 말씀이 무슨 뜻인고?" 자하가 말하였다: "풍요롭도다! 그 말씀이여! 순이 천하를 얻음에 그 많은 사람 가운데서 뽑아 고요를 들어 쓰시니, 불인한 자들이 멀리 사라졌고, 탕이 천하를 얻음에 그 많은 사람 가운데 뽑아 이윤을 들어 쓰시니, 불인한 자들이 멀리 사라지지 아니 하였던가!"


12-23

자공이 친구 사귐에 관하여 여쭈었다. 이에 공자께서 말씀하시었다: "친구에게 충심으로 권고하여 바르게 이끌어 주어라. 그러나 너의 충심이 먹히지 않을 때에는 중지하라. 자신을 스스로 욕되게 말라."


12-24

증자가 말하였다: "군자는 문文으로써 친구를 모으고, 친구로써 인仁을 돕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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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

공자께서 말씀하시었다: "내 밑에서 공부한 자는 크게 선배동아리와 후배동아리로 나뉜다. 예악에 먼저 나아간 선배동아리는 지금 보아도 촌스럽다. 그런데 예약에 뒤늦게 나아간 후배동아리는 썩 군자다웁다. 그러나 이들 간에 누구를 선택하라 한다면, 나는 예악에 먼저 나아간 촌스러운 자들을 따르겠다."


11-2

공자께서 말씀하시었다: "진나라와 채나라에서 나의 고난에 동참했던 제자들은 애석하게도 모두 취직할 기회를 잃고 말았다." 덕행에는 안연, 민자건, 염백우, 중궁이 손꼽히고, 언어에는 재아, 자공이 손꼽히고, 정사에는 염유,계로가 손꼽히며, 문학에는 자유, 자하가 손꼽히노라.


11-3

공자께서 말씀하시었다: "사랑하는 안회여! 그대는 나를 도와주는 사람이 아니로다! 내 말에 기뻐하지 아니 하는 적이 없으니!"


11-4

공자께서 말씀하시었다: "참마로 효성스럽구나! 민자건이여! 외간 사람들이 그 부모형제 집안사람들이 그를 칭찬하는 말에 조금도 트집을 잡지 못하다니!"


11-5

남용이 <백규>라는 시를 하루에도 여러 번 반복해서 외웠다. 그 시가 그 인품에 젖었다. 공자께서 형님의 딸을 그에게 시집보내시었다.


11-6

계강자가 물었다: "제자 중에서 누가 배우기를 좋아합니까?" 공자가 대답하여 말씀하시었다: "안회라는 아이가 있었는데, 배우기를 너무도 좋아했지요. 그런데 불행하게도 명이 짧아 죽었습니다. 지금은 이 세상에 없습니다."


11-7

안연이 죽었다. 그 아버지 안로가 공자의 수레를 팔아 관 밖의 화려한 외곽을 만들어주실 것을 청하였다. 이에 공자께서 말씀하시었다: "잘난 자식이든 못난 자식이든, 각기 그 부모에게는 다 귀한 자식일 뿐이다. 나는 내 아들 리가 죽었을 때 관을 만들어주었으나 외곽은 만들어주지 못했다. 그냥 도보로 걸어다닐 생각을 하고서 내 아들에게 곽을 만들어줄 수는 없었던 것이다. 나는 그래도 대부들과 같이 다니는 사람, 어찌 수레 없이 걸어다닐 생각을 하고 네 아들 곽을 만들어주겠느냐?"


11-8

안연이 죽자, 공자는 울부짖었다: "아~! 하늘이 나를 버리셨구나! 하늘이 나를 버리셨구나!"


11-9

안연이 죽자, 공자께서는 그의 집으로 가서 곡을 하시었다. 그러나 곡을 하시다 못해 흐느껴 우시었다. 이때 따라간 제자들이 수군거렸다: "우리 선생님께서 진짜 흐느껴 우신다." 이 말을 들은 공자는 말씀하시었다: "그랬는가? 내가 정말로 흐느껴 울었느냐? 아서라, 내 저 사람을 위해 흐느끼지 않는다면 누굴 위해 흐느끼리오."


11-10

안연이 죽었다. 공자의 문인들이 그의 장례를 후하게 치르기를 원했다. 공자께서 말씀하시었다: "안된다." 그런데 문인들이 후하게 치르고 말았다. 공자께서 말씀하시었다: "안회는 말이다, 날 보기를 아버지처럼 대했는데, 나는 그를 자식처럼 소담하게 대해주지 못했구나. 이건 내 잘못이 아니로다. 진실로 너희들이 잘못한 것이로다."


11-11

계로가 귀신을 섬기는 것에 관하여 여쭈었다. 이에 공자께서 말씀하시었다: "아직 사람도 제대로 섬기지 못하면서, 어찌 귀신을 섬길 수 있단 말인가?" 이에 우직한 계로가 다시 여쭈었다: "그럼 이번에는 감히 죽음에 관하여 여쭙고자 합니다." 공자께서 말씀하시었다: "아직 삶을 모르면서 어찌 죽음을 알겠느냐?"


11-12

제자들이 공자를 옆에서 모시는데 민자건은 그 모습이 은은하였고, 자로는 그 모습이 강건하였고, 염유와 자공은 그 모습이 화락하였다. 이들이 옆에 있을 때 공자는 마냥 즐거운 표정을 지으셨다. 그러나 강직하기만 한 자로의 모습을 보시고는 이렇게 말씀하시었다: "자로야! 너는 온당한 죽음을 얻지 못할 듯하구나!"


11-13

노나라의 사람들이 장부라는 큰 재물창고를 새로 지었다. 민자건이 말하였다: "옛 관습대로 따라 한다고 덧날 일이 있겠는가? 새로 지을 필요가 어디에 있는가?" 공자께서 말씀하시었다: "저 사람은 평소 말을 하지 않을지언정, 말을 하면 반드시 사리에 들어맞는다."


11-14

공자께서 자로가 현악기 슬을 연주하는 것을 듣고 말씀하시었다: "유가 슬을 타는구나! 어찌 굳이 내 집안에서 뜯을 필요가 있겠나?" 문인들이 공자 말씀을 듣고 자로를 공경하지 않자, 공자께서 말씀하시었다: "아서라! 유는 높은 당위에 당당히 오른 사람이요, 저 깊은 내실에만 아직 발을 디밀지 못했을 뿐이다."


11-15

자공이 공자께 여쭈었다: "사(자장)와 상(자하)을 비교한다면 누가 더 훌륭합니까?" 공자께서 이에 말씀하시었다: "사는 과하고 상은 불급하다." 그러자 자공이 말했다: "그렇다면 사가 더 낫겠군요?" 공자께서 말씀하시었다: "과한 것이 불급한 것보다 더 나을 것은 없다."


11-16

계씨는 주공보다도 부유한데도, 염구 저 놈은 계씨를 위해 불쌍한 백성들에게서 세금을 쥐어 짜내어 계씨의 재산을 늘려주었다. 공자께서 말씀하시었다: "저 놈은 우리의 무리가 아니로다! 아해들아! 북을 울려라! 저 놈을 공격함이 옳다!"


11-17

공자께서 말씀하시었다: "시(자고)는 어리석고, 삼(증삼)은 노둔하고, 사(자장)는 치우쳤고, 유(자로)는 거칠다."


11-18

공자께서 말씀하시었다: "앞서 말한 인물들에 비한다면, 안회야말로 완벽에 가까웠지! 그러나 그는 가난하여 자주 끼니를 굶었단다. 사(자공)는 천운을 타지 않는데도 재화가 늘어났다. 그 녀석은 억측을 해도 자주 들어맞았다."


11-19

자장이 선인의 도에 관해 여쭈었다. 이에 공자께서 말씀하시었다: "성인의 발자취를 밟고 따라가는 각고의 노력이 없으면 또한 저 깊은 경지에는 들어갈 수가 없다."


11-20

공자께서 말씀하시었다 : "말하는 것이 돈독하게 보인다고 그런 사람과 더불어하는 사람을, 군자라고 해야 할까? 외면만 그럴싸하게 꾸미는 자라고 해야할까?"


11-21

자로가 여쭈었다: "바른 도리를 들으면 곧바로 실행해야 하오니이까?" 이에 공자께서 말씀하시었다: "부모형제가 살아있는데, 어떻게 바른 도리를 듣는다고 곧바로 그것을 실행할 수 있겠느냐!" 염유가 여쭈었다: "바른 도리를 들으면 곧바로 실행해야 하오니이까?" 이에 공자께서 말씀하시었다: "암 그렇구말구. 바른 도리를 들으면 곧바로 그것을 실행해야 하느니라." 이 이야기를 두번 다 옆에서 들은 공서화가 말하였다: "유가 '바른도리를 들으면 곧바로 실행해야 하오니이까'라고 물었을 때는 공자께서 '부모형제가 살아있는데, 어떻게 바른 도리를 듣는다고 그것을 곧바로 실행할 수 있겠느냐'라고 대답하시고, 구가 '바른 도리를 들으면 곧바로 그것을 실행해야 하느니라'라고 대답하시니, 적 저는 당혹하여 감히 여쭙나이다." 이에 공자께서 말씀하시었다: 구는 평소 물러나기만 하는 성격이라 앞으로 나아가게 한 것이요, 유는 평소 사람을 앞서 질러 나아가기만 하는 성격이라 뒤로 물러나게 한 것이니라."


11-22

공자께서 광땅에서 포위되어 죽음을 두려워해야 할 곤경에 빠져있었다. 이때 안연은 뒤쳐져 있었다. 그가 뒤늦게야 당도하자 공자는 말씀하시었다: "회야! 난 네가 죽은 줄로만 알았다." 이에 안연은 말했다:"선생님께서 살아계시거늘 저 회가 어찌 감히 죽을 수 있겠나이까?"


11-23

계씨의 집안사람인 게자연이 여쭈었다: "우리집 가신 노릇을 하고 있는 중유와 염구는 훌륭한 신하라고 일컬을 만하나닝까/" 이에 공자께서 말씀하시었다: "나는 그대가 좀 색다른 질문을 할 것으로 기대했었는데, 경우 유와 구에 관한 질문을 하는구나. 이른바 훌륭한 선비라고 하는 것은 있는 동안은 도로써 임금을 섬기고, 그것이 불가능하게 되면 곧 떠나는 것이다. 그런데 지금 유와 구는 그만한 수준은 못되고 보통 신하로서 숫자를 채우고 있다고 일컬을 수 있다." 계자연이 여쭈었다: "그렇다면 그들은 맹종키만 하는 자들이옵니까?" 이에 공자께서 말씀하시었다: "아비와 임금을 시해하는 일에는 절대 따르는 일이 없을 것이다."


11-24

자로가 자고를 비읍의 읍재로 삼았다. 이에 공자께서 말씀하시었다: "멀쩡한 남의 자식 하나 버리겠구나!" 자로가 말씀드렸다: "백성이 있고, 사직이 있으면 정치를 하면서도 배울 수 있는 게 아닐까요? 하필 책을 읽고 난 연후에만 배운다고 말할 수 있겠나이까?" 이에 공자께서 말씀하시었다: "이러기에 내가 말재주가 있는 자가 밉다고 평소 말하는 것이다."


11-25

자로와 증석과 염유와 공서화가 공자를 모시고 대청마루에 둘러앉아 있었다. 이때 공자께서 입을 여시었다: 내가 너희들보다 하루라도 더 나이를 먹었다고 나를 얼벼게 생각하지 말라. 너희들은 평소 말하기를, '나를 알아주는 사람이 없습니다'라고 투덜거리지만, 만약 여기 어떤 사람이 있어 너희들을 기용키 위해 그 사람됨을 알아보려고 한다면 과연 무엇으로써 너희들은 자신을 알리려느냐? 각자 포부를 말해보렴."

이에 자로 대뜸 쌈박하게 대답하여 말하였다: "천승의 나라가, 강대국 사이에 끼어 곤경에 처하고 대군이 덮이는 전란을 겪어 기아에 허덕여됴, 유 제가 다스린다면, 3년만에 백성들을 용맹스럽게 만들 수 있고, 도 바르게 사는 도리를 알 수 있게 만들 수가 있겠나이다." 이 말을 듣고 부자께서 빙그레 웃으시었다.

"구야! 너는 어떠하뇨?" 하시자, 구는 다음과 같이 대답하여 말하였다: "사방 6,70리 정도나 5,60리 정도 되는 작은 나라를 구 제가 다스린다면, 3년이 흐르는 세월 안에 백성들의 경제를 유족하게 만들 수 있겠나이다. 그나라의 예약을 아름답게 만들기 위해서는 저보다 나은 군자를 모셔오겠나이다."

"적아! 너는 어떠하뇨?" 하시자, 적은 다음과 같이 대답하여 말하였다: "제가 말씀드리는 것이 제가 이미 능숙하다고 해서 말씀드리는 것은 아닙니다. 열심히 배우기를 원하노이다. 종묘의 제사나 제후들의 작은 모임, 큰 모임에 소매 끝동과 깃에 검은 선을 두른 현단복을 입고 장포관을 쓰고 정치를 도와드리는 배우의 작은 집례자가 되기를 원하노이다." 

"점아! 너는 어더하뇨?" 물으시었는데, 점은 그때까지 슬을 여유롭게 튕기고 있었다. 공자의 말씀을 듣는 순간 강렬한 쇳소리가 나듯 마지막 선율을 뜯난다. 그리고 무릎에 있던 슬을 내려놓고 일어나 대답하여 말하였다: "저는 세사람이 가지고 있는 생각의 방향과는 좀 다르오이다."

공자께서 말씀하시었다: "누구에게 상처를 주랴! 각기 자기의 뜻을 말했을 뿐인데, 어서 말해보렴." 증석이 말하였다: "그럼 말씀드리겠습니다. 늦은 봄 음삼월에 흩날리는 봄옷을 갖추어 입고, 원 복 입고 갓을 쓴 성인 5,6인, 십대의 동자 6,7인을 데리고 저 남쪽 기수에서 목욕을 한 후, 기우제를 올리는 무우단 위에서 바람 쐬고 노래를 읊으며 돌아오리이다." 부자께서 들으시고 아~감송의 탄식을 내쉬면서 말씀하시었다: "나는 점과 같이 하겠노라."

세 사람이 다 나가고 그 자리에 증석만 공자 옆에 앉게 되었다. 증석이 여쭈었다: "저 세사람의 말이 어떠하오니이까?" 공자께서 말씀하시었다: "각기 자기의 포부를 말했을 뿐이니라." 증석이 여쭈었다: "부자께서는 어찌하여 유의 말에 대해서는 빙그레 웃음지으셨나이까?" 이에 공자께서 말씀하시었다: "한 나라를 맡아 다스린다는 것은 예로써 다스리지 않을 수 없는 것인데, 단지 그 말이 너무 겸손이 없었다. 그러한 이유로 빙그레 웃은 것이다."

증석이 또 여쭈었다: "구가 말한 것도 한 나라를 다스리는 것이 아니었나이까?" 이에 공자께서 말씀하시었다: "그러게 말이다. 사방 6,70리, 5,60리나 되는 지역치고 나라 아닌게 어디 있겠느냐? 당당히 나라를 다스린다고 말 할 것이지 사방 6,70리, 5,60리 운운한 것은 구차스럽다." 증석이 또 여쭈었다: "적이 말한 것 또한 한 나라를 다스리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이에 공자께서 말씀하시었다: "그러게 말이다. 종묘의 제사와 회와 동의 모임이 다 제후의 일이 아니고 무엇이랴! 적 그놈이 배후의 작은 인물이라고 한다면 누가 능히 그 놈보다 더 큰 벼슬을 한다고 말할 수 있겠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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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

공자께서는 향당에 계실 때에는 따사롭고 공순하게만 보여 말을 잘 못하는 사람 같았다. 그러나 종묘와 조정에서는 또박또박 말씀을 잘하셨고 단지 삼가셨을 뿐이다.


10-2

조정에서는 하대부와 말씀하실 때는 깐깐하게 말씀하셨고, 상대부와 말씀하실 때는 은은하게 말씀하시었다. 임금이 계실 때는 거동을 조심스럽게 하였으나 위의威儀를 잃지는 않았다.


10-3

임금께서 공자를 불러 외국사절단을 접대케 하시었다. 이때는 얼굴빛이 장중하게 변하시었고 걸음은 의례에 맞는 종종걸음을 하시었다. 영빈대열에 같이 서있는 동료에게 말을 전할 때는 말을 전하는 방향에 따라 두 손을 읍하여 좌우로 상체를 움직이게 되는데, 늘어진 옷자락의 앞뒤 재봉선이 가지런히 맞아 흐트러짐이 없었다. 빠르게 나아가실 때에는 긴 소매깃이 좌우로 펄럭이는 모습이 새가 날개를 편 듯하였다. 빙례가 종료되고 외국사절단을 보내고 나면 반드시 명령을 잘 수행하였다고 복명해야 한다. 그때 공자께서는 이와같이 말씀하시었다: "손님들은 되돌아 볼 일 없이 잘 떠났습니다."


10-4

공자께서 궁궐문을 들어가실 때에는 몸을 숙이어 마치 비좁은 곳을 들어가듯 경건히 들어가시었다. 서있을 때는 사람이 들락거리는 곳 한가운데 서계신 법이 없었고, 다니실 때는 절대 문지방을 밟지 않으시었다. 임금께서 항상 서계시는 곳은 빈자리일지라도 지나갈 때는 얼굴빛을 근엄하게 바꾸시었고 발걸음은 종종걸음을 하시었다. 궁궐에서는 평소 말씀하시는 것이 부족한 듯하시었다. 계단을 올라 승당하실 때에는 치맛자락을 손으로 감아올리시었고 허리를 굽히어 절하듯 하시었다. 숨을 멈추어 마치 숨이 죽은 듯하시었다. 궁궐에서 일을 다 보시고 나오시 ㄹ때는 계단을 한 단 내려오시고는 얼굴비층ㄹ 환히 피시고, 밝고 편안한 모습을 지으시었다. 일곱 단을 다 내려오시고는 바로 새가 나래를 ㅍ녀 듯 활갯짓 하시며 빠르게 나아가셨다. 그러나 아까 임금이 서계시던 빈자리를 다시 지나갈 때에는 다시 근엄하게 종종걸음을 하시었다.


10-5

외국에 사신으로 나아가 규를 잡고 상대방의 군주를 알현할 때에는 몸을 굽혀 마치 그 규의 무게를 못 이기는 듯 장중하게 거동하시었다. 먼저 규를 높게 치켜들면서 읍한 후에, 물건을 드리는 자세로써 규를 내려 봉헌하였다. 이때 얼굴빛이 변한 것이 파르르 떨 듯하였다. 걸음은 발뒤꿈치를 안쪽으로 휘게 끌면서 궤적을 따라가는 듯이 하였다. 규를 봉헌하고 나면 빙례의 연회가 열리는데 그때는 편안한 기운이 감도는 용모를 지으시었다. 그 후로 사람들을 사사로이 만나보실 때에는 흐뭇하고 유쾌한 모습이었다.


10-6a

군자는 짙은 곤색과 검붉은 색으로는 깃과 끝동에 선을 두르지 않는다.


10-6B

다홍색과 보라색으로는 평상복을 만들어 입지 않으셨다.


10-6C

더위를 당해서는 고운 갈포나 굵은 갈포로 만든 홑겹의 옷을 반드시 겉에 입으시고 맨살을 드러내지 않으셨다.


10-6D

겨울의상으로, 검은 솜누비 윗도리를 입으실 때에는 검은털 염소가죽 바지를 껴입으셨고, 흰 솜누비 웃도리를 입으실 때에는 흰털 고라니가죽 바지를 껴입으셨고, 누런 솜누비 윗도리를 입을 때에는 누런털 여우가죽 바지를 껴입으셨다. 


10-6E

일상적으로 집에서 입는 가죽옷은 단을 길게 내렸고, 오른쪽 소매는 짧게 하셨다.


10-6F

반드시 잠옷이 따로 있었다. 잠옷은 몸길이보다 반이 더 길었다.


10-6G

여우와 담비의 두꺼운 털가죽으로 방석을 삼으시었다.


10-6H

상중이 아니면 허리에 패옥을 차는 것을 빼먹은 적이 없으셨다.


10-6I

정식의 유상(주름)치마가 아닌 이상, 약식으로 가위질 하여 허리를 좁게 만들어 입으셨다.


10-6J

검은 염소 가죽옷을 입거나 검은 유건을 쓰고 조문하시는 법은 없었다.


10-6K

매월 초하루에는 꼭 성대한 조복의 위의를 차리시고 조회에 나가셨다.


10-7A

재계기간 동안에는 반드시 명의라는 특별의상이 따로 있었다. 그것은 베로 만들었다.


10-7B

재계하실 때에는 반드시 보통 때와는 다른 특별한 식사를 하시었다. 그리고 거처하시는 자리도 반드시 평상공간이 아닌 다른 곳이었다.


10-8A

밥은 도정이 잘 된 흰쌀밥을 싫어하지 않으셨으며, 날고기(육회,생선회)는 가늘게 썬 것을 싫어하지 않으셨다.


10-8B

밥이 쉰 것이나 맛이 변한 것, 그리고 물고기가 상한 것, 육고기가 부패한 것은 잡수시지 않으셨다. 무엇이든지 음식의 색깔이 좋지 않거나 변한 것은 잡수시지 않으셨으며, 악취가 나는 음식은 드시지 않으셨다. 제대로 익히지 않은 것은 드시지 않으셨으며, 제철이 아닌 음식은 드시지 않으셨다.


10-8C

바르게 자르지 아니 한 것은 드시지 않으시었다. 음식에 합당한 소스가 같이 있지 아니하면 드시지 않으시었다.


10-8D

고기가 아무리 많아도 밥기운을 이기도록 많이 드시지는 않으시었다. 술은 일정량이라는 제한은 없었지만 절대 주정을 하거나 의식이 어지러워지는데 이르지는 않으시었다.


10-8E

시장에서 산 술과 육포를 드시지 않으셨다.


10-8F

평소에 생강 드시는 것을 거두지 않으셨다.


10-8G

평소 많이 드시지 않으셨다.


10-8H

나라에서 제사 지내고 받은 고기는 그날 밤을 넘기지 않고 주변에 나누어 주셨다. 그러나 집에서 제사 지낸 고기는 사흘까지는 둘 수 있었다. 그러나 사흘을 넘기면 그것은 먹지 못한다.


10-8I

식사를 하시면서 대화를 하시는 법이 없었으며, 잠자리데 드시면서 혼자 중얼거리는 습관이 없으시었다.


10-8J

공자께서는 비록 거친 밥이나 산나물국을 드실 때라도, 드시기 전에 반드시 제를 올리셨다. 제를 올리실 때는 엄숙하고 공경한 모습이시었다.


10-9

공자께서 착석하실 때에는 반드시 자리를 반듯하게 한 후에 앉으시었다.


10-10A

향당에서 향음주례가 파하고 퇴장을 할 때에 큰 지팡이를 짚은 노인이 먼저 일어나 나가면 그제야 그 뒤를 따라 나가셨다.


10-10B

향인들이 동네에서 액매기굿을 할 때에는 공자께서는 성대한 조복 차림으로 동네 공관 뜨락으 동쪽 섬돌에 서 계시었다.


10-11A

사람을 다른 나라에 보내어 그곳에 있는 붕우의 안부를 물을 때에는, 그 떠나는 사자에게 두 번이나 절하고 보내시었다.


10-11B

노나라의 실권자 계강자가 공자에게 약을 보내왔다. 공자는 그것을 절하고 정중하게 받아들였다. 그러나 솔직히 말씀하시었다: "제가 이 약의 성분을 알지 못하기 때문에 감히 마실 수는 없습니다."


10-12

공자의 집안 마구간에 불이 났다. 공자께서 조정에서 돌아오시어 이를 아시고 말씀하시었다; "사람이 상했느냐?" 그리고 말에 대해서는 묻지 않으셨다.


10-13A

임금께서 요리된 음식을 보내주시면, 반드시 자리를 바르게 하고 앉아서 본인이 먼저 조금씩 맛을 보시었다. 임금께서 날고기를 보내주시면, 반드시 익혀서 조상제단에 바치시었다. 임금께서 산 짐승을 보내주시면, 반드시 집에서 기르셨다.


10-13B

임금을 뫼시고 식사를 한자리에서 하실 때에는, 임금께서 제를 올리기 시작하면 곧 임금보다 먼저 밥숟갈을 뜨시었다. 


10-13C

공자께서 편찮으시었다. 임금께서 병문안을 오시었다. 이때 공자는 머리를 동쪽으로 향하게 하고 누우셨고, 평상복으로 뵐 수 없으므로 조복을 그 위에 얹었고 그리고 또 큰 허리띠(각대)를 걸쳐놓으셨다.


10-13D

임금께서 명하여 부르시면, 말에 마구를 채우는 것을 기다리지 않으시고, 그냥 앞서 걸어 나가시었다.


10-14

공자께서 태묘에 들어가 제사가 진행됨에 매사를 물으시었다.


10-15A

붕우가 죽었는데 돌아갈 곳이 없는 외로운 사람이었다. 공자께서 말씀하시었다: "우리 집에 빈소를 차려주어라"


10-15B

붕우의 선물은 제아무리 수레와 말과 같은 훌륭한 물건이라 할지라도, 제사지낸 고기를 보내온 경우를 제외하고는, 절하고 받지는 않으시었다.


10-16A

잠잘 때에는 시체처럼 대자로 뻗어 주무시는 법이 없었으며, 사적으로 집에 거하실 때는 일체 용태를 꾸미는 법이 없었다.


10-16B

공자께서는 거친 상복을 입은 자를 보시면 가까운 사이라도 표정을 가다듬어 슬픔을 표시하시었다. 사모관대를 제대로 갖춘 사람과 눈먼사람을 보시면 비록 자주 만나는 허물없는 사이라도 용모를 가지런히 다듬으시었다.


10-16C

수레를 타고 가실 때 복상중에 있는 사람들을 만나게 되면 수레 앞쪽에 있는 가로막대 식을 잡고 허리를 굽혀 절하시었다. 죽은 자의 물건들을 짊어지고 가는 자에게도 식을 잡고 허리를 굽혀 절하시었다.


10-16D

성찬을 대접받으실 때에는, 반드시 얼굴빛을 가다듬고 일어나 성찬을 대접한 주인에게 절하였다.


10-16E

번개와 우레, 맹렬한 바람이 일면 반드시 표정과 몸매를 가다듬어시었다.


10-17

수레에 오르실 때에는 반듯하게 서서 수레지붕으로부터 내려와 있는 끈을 잡고 오르셨다. 수레 안에서는 공연히 뒤돌아보지 않으셨으며, 큰소리로 빠르게 뭔 일이 있는 것처럼 말씀하지 않으셨으며, 손가락질을 하지 않으셨다.


10-18

새는 뭔가 위험스러운 기색이 느껴지면 튀쳐오른다. 그리고 하늘에서 빙빙 돌다가 나뭇가지 위에 사뿐히 올라앉는다. 공자께서 이런 광경을 보시고 시구절을 읊으셨다: "저 깊은 산 외나무다리에 앉은 까투리야! 좋을 때로! 좋을 때로다!" 자로가 이 노래를 잘못 알아듣고 까투리를 잡아 요리를 하여 바쳤다. 공자께서 세 번 냄새만 맡으시고는 일어나시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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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

공자께서는 이利와 명命과 인仁은 드물게 말하시었다.


9-2

달항당의 사람이 말하였다: "위대하십니다. 우리 공자님! 그렇게 넓도록 배우셨어도 한 가지로 이름을 날리지는 않으셨으니!" 공자가 후에 이 말을 들으시고 문하의 제자들에게 일러 말씀하시었다: "내가 무엇을 전공으로 삼을꼬? 말몰이를 전공할까? 활쏘기를 전공할까? 아~ 나는 역시 말몰이를 전공삼아 이름을 날리고 싶다."


9-3

공자께서 말씀하시었다: "고운 베로 만든 관을 쓰는 것이 본래의 예엿다. 그러나 요즈음은 생사로 만든 관을 쓴다. 검약하다. 나는 시속을 따르겠다. 예로부터 당 아래서 절하는 것이 본래의 예였다. 그러나 요즈음은 사람들이 당 위에서 절한다. 오만하다. 나는 시속을 따르지 않고 그냥 당 아래서 절하겠다."


9-4

공자께서는 평소 삶에 네 가지의 태도가 전혀 없으셨다 : "주관적 억측이 없으셨다. 무리하게 관철시키려는 자세가 없으셨다. 변동을 모르는 고집이 없으셨다. 나라는 집착이 없으셨다.


9-5

공자는 광땅에서 포위되어 그 일행은 죽음을 두려워 해야 할 곤경에 빠져있었다. 공자께서는 그 난 중에서도 이와같이 말씀하시었다: "문왕께서 이미 돌아가신 지 오래지만 그 문이 여기 나에게 있지 아니한가? 하늘이 이 문을 버리시려 한다면 그대들이 살아남는다 하더라도, 그대들은 내 몸에 있는 이 문을 더불어하지 못하리라! 만약 하늘이 이 문을 정녕코 버리지 않으신다면 광 사람인들 감히 나를 어쩌랴!"


9-6

오나라의 태재가 자공에게 물어 이를기를 : "부자께서는 진실로 성인이시군요. 그토록 재능이 다방면에 넘치시니!"하였다. 그러자 자공이 대답하였다: "그럼요. 진실로 하느님께서 당신의 뜻에 따라 우리 공자님을 성인으로 만들려 하시니, 또한 그토록 많은 재능을 주셨구료." 공자께서 후에 이 말을 들으시고 다음과 같이 말씀하시었다: "태재, 그 사람이 나를 아는구나! 나는 어렸을 때 천한 사람이었다. 그러기에 비속한 잔일에 재주가 많을 뿐이로다. 군자가 재주가 많아야할까? 그러하지 아니하리라." 

제자 뢰가 말하였다: "나는 선생님께서 다음과 같이 말씀하시는 것을 들은 적이 있다: '나는 나의 포부를 시험해볼 수 있는 자리에 있어본 적이 없다. 그래서 잔재주가 많다.'"


9-7

공자께서 말씀하시었다: "세인들이 나보고 박식하다고들 하는데, 과연 내가 뭘 좀 아는가? 나는 아는 것이 별로 없다. 비천한 아해라도 나에게 질문을 하면, 비록 그것이 골빈 듯한 멍청한 질문이라 할지라도, 나는 반드시 그 양단의 논리를 다 꺼내어 그가 납득할 수 있도록, 있는 성의를 다해 자세히 말해준다. 이래서 내가 좀 아는 것처럼 보였을지도 모르지."


9-8

공자께서 말씀하시었다: "아~봉황새가 이르지 않는구나. 황하가 도상을 떠올리지 않는구나. 아~나도 어느덧 스러져가는구나!"


9-9

공자께서 거친 베옷을 입은 사람과 사모관대 의상을 제대로 갖춘 사람, 그리고 눈먼사람을 보시면, 그들의 나이가 어려도 반드시 일어나셨고, 그들 곁을 지나치실 때는 종종걸음으로 조심스럽게 지나가셨다.


9-10

안연이 한숨쉬며 크게 탄식하여 가로되: "우리 스승의 도는 우러러볼수록 높아만지고, 뚫고 또 뚫어보아도 더욱 견고할 뿐. 바라보니 앞에 계시더니, 홀연히 뒤에 계시네. 스승님께서는 그토록 차근차근 사람을 잘 이끌어 앞으로 나아가게 하시는도다. 나를 문으로 넓혀주셨고, 나를 예로 집약시켜주셨도다. 공부를 그만두자하여도 그만둘 수 없어 나의 있는 재능을 다하고자 하나, 스승님은 어느샌가 또 새롭게 우뚝 서계시는도다! 아~ 스승님을 따르고자 하나 어디서 그 실마리를 잡아야할꼬. 아~ 나의 스승님!"


9-11

공자께서 병에 걸리셨는데 위중한 상태에 이르렀다. 자로가 문인들을 가신으로 삼아 대부으 ㅣ장례체제를 준비하였다. 병에 차도가 있자, 공자께서 기운을 차리시고 말씀하시었다: "버릇이 길구나. 유야, 왜 또 거짓을 행하려느뇨? 나는 본시 가신이 없는 사람, 가신을 두다니, 내 누구를 속일 것이냐? 세인의 이목을 속일 수 없으니 하늘까지 속이려느뇨? 나는 가신의 허세 속에서 죽기보다는 차라리 평생 정든 너희들 손에 죽으련다. 어마어마한 장례는 얻지 못한다 해도 내 설마 길거레어서 죽기야 하겠느냐?"


9-12

자공이 말하였다: "여기 아름다운 옥이 았다고 하죠. 이것을 궤짝에 넣어 감추어 두시겠습니까? 좋은 가격을 구하여 내다 파시겠습니까?" 공자께서 이에 말씀하시었다: "팔아야지! 팔아야지! 암 팔아야 하구말구. 그러나 나는 사러오는 자를 기다릴뿐."


9-13

공자께서 편벽한 변방의 아홉나라에 가서 살고 싶어하셨다. 혹자가 말기를, "그곳은 누추한 곳인데, 어찌 그런곳에서 사실 생각을 하십니까?" 하니, 공자께서 대답하시었다: "군자가 그곳에 거하는데, 어찌 누추함이 있을까보냐!"


9-14

공자께서 말씀하시었다: "내가 위나라로부터 노나라로 돌아온 뒤로 음악이 바르게 되었다. 아와 송이 각기 제자리를 얻었다."


9-15

공자께서 말씀하시었다: "밖에 나아가서는 공경을 섬기고, 집에 들어와서는 부형을 섬기며, 상사는 성의를 다하여 도와주며, 술로 인해 주정부리지 않는 것, 이것이 어찌 나에게 어려운 일일 수 있겠는가!"


9-16

공자께서 개울 다리 위에 계시었다. 흐르는 물을 쳐다보시면서 이와같이 말씀하시었다: "가는 것이 이와 같구나! 밤낮을 그치지 않는도다!"


9-17

공자께서 말씀하시었다: "나는 덕을 좋아하기를 아리따운 여인을 좋아하듯 하는 사람은 아직 보지 못하였다."


9-18

공자께서 말씀하시었다: "비유컨대 흙을 쌓아올려 산을 만든다고 하자! 열심히 쌓아올려 한 삼태기의 흙이면 산이 완성될 텐데 그것을 중지하면, 아무리 공이 많다 하더라도 그것은 내가 중지한 것이다. 비유컨대 구덩이를 메꾸어 길을 낸다고 하자! 비록 한 삼태기의 흙이라도 내가 쏟아부었다면, 길이 나게 되는 것은 아직 아무리 공이 적다하더라도 그것은 내가 시작한 것이다."


9-19

공자께서 말씀하시었다: "내가 학문에 관한 이야기를 하면 많은 놈들이 지루한 표정을 짓지. 그러나 언제든 지루해하지 않고 따라오는 자, 안회일 뿐."


9-20

공자께서 안회를 평하여 말씀하시었다: "애석하도다! 그가 가다니! 나는 그의 나아감만 보았고, 그가 중지하는 것을 본 적이 없다."


9-21

공자께서 말씀하시었다: "이 세상엔 싹을 틔웠으나 애석하게도 꽃을 못 피우는 자도 있고, 꽃을 피웠으나 애석하게도 열매를 맺지 못하는 자도 있도다!"


9-22

공자께서 말씀하시었다: "새로 자라나는 젊은 생명들은 참으로 두려워할만하다. 앞으로 올 생명들이 지금 세대보다 못하다고 누가 감히 말하는가! 사오십이 되어도 뚜렷한 족적이 없는 자, 이 또한 족히 두려워할 것 없는 자들일 뿐."


9-23

공자께서 말씀하시었다: "법에 따라 해주는 권위있는 말은, 따르지 않을 수 있겠느뇨? 자신의 잘못을 고치는 것이 귀하니라. 귀에 거슬림이 없는 부드러운 말은, 기쁘지 않을 수 있겠느뇨? 왜 칭찬을 받는지 그 실마리를 캐어보는 것이 귀하니라. 기뻐하기만 하고 그 실마리를 캐어보지도 않고, 따르기만 하고 자신의 잘못을 고치지 않는 사람들은, 내가 과연 해줄 수 있는 것이 무었이 있겠느뇨?"


9-24

공자께서 말씀하시었다: "우러나오는 마음과 믿음 있는 말을 주로 하며, 자기보다 못한 자를 벗삼지 아니하며, 허물이 있으면 고치기를 꺼려하지 말라."


9-25

공자께서 말씀하시었다: "삼군의 거대병력으로부터도 우리는 그 장수를 빼앗을 수 있다. 그러나 초라한 필부에게서도 그 뜻을 빼앗을 수는 없다."


9-26

공자께서 말씀하시었다: "다 해져버린 누비솜옷을 입고, 찬란한 여유가죽이나 담비가죽 갖옷을 입은 신사 옆에 서 있어도 조금도 꿀리지 않고 당당할 수 있는 자! 유일진저! <시>에 있지 않은가! '사람을 해치지 아니하며, 남의 것을 탐하지 아니 하니, 어찌 선하지 않을 수 있으리오?'" 자로가 듣고 신이 나서 이 <시>의 구절을 종신토록 암송토록 하였다. 이에 공자께서 꾸짖어 말씀하시었다: 그런 방법이 어찌 족히 좋다 말할 수 있으리오?"


9-27

공자께서 말씀하시었다: "날씨가 추워진 연후에나 소나무와 잣나무가 시듦을 견디어내는 모습을 알 수 있도다."


9-28

공자께서 말씀하시었다: "지자知者는 미혹됨이 없고, 인자仁者는 잔 걱정을 하지 않으며, 용자는 두려움이 없다."


9-29

공자께서 말씀하시었다: "더불어 함께 배울 수는 있으나, 더불어 함께 도로 나아갈 수는 없다. 더불어 함께 도로 나아갈 수는 있으나, 더불어 함께 우뚝 설 수는 없다. 더불어 함께 우뚝 설 수는 있으나, 더불어 함께 권權의 경지에 이를 수는 없다."


9-30

"이스랏의 꽃잎은 봄바람에 펄럭펄럭, 아! 어찌 그대가 그립지 않으리오마는, 왜 그리 멀리 있소. 그대 집은." 이 노래를 들으시며 공자께서 말씀하시었다: "진실로 그리워하고 또 그리워하지도 않으면서, 어찌 집만 멀다 말하느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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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

공자께서 말씀하시었다: "태백은 지극한 덕의 소유자라고 일컬을 만하다. 세번이나 천하를 동생에게 양보하였으나, 양보하는 티를 내지 않았기 때문에 백성들은 그를 칭송할 수도 없었다."

 

8-2

공자께서 말씀하시었다: "공손하면서 예禮의 원칙이 없으면 피곤하기만 하고, 삼가되 예의 원칙이 없으면 주눅들기만 하고, 용감하되 예의 원칙이 없으면 어지럽게 되고, 정직하되 예의 원칙이 없으면 사람 목을 조른다. 사회지도자인 군자가 가까운 사람들을 돈독하게 하면 백성들이 인한 풍속을 일으키고, 연고 있는 자나 친구를 버리지 않으면 백성들이 각박해지지 않는다."

 

8-3

증자가 병이 깊어졌다. 이에 문중의 제자들을 불러 죽음의 침상에서 말하였다: "열어 내 발을 보아라! 열어 내 손을 보아라! '벌벌 떠네, 오들오들. 깊은 연못에 임한 듯, 엷은 얼음 위를 걸어가듯.' 시에 이런 노래가 있지 않니. 아~ 이 순간 이후에나, 나는 비로소 온전한 몸을 지키는 근심에서 벗어나게 되었노라! 아해들아!"

 

8-4(X)

증자가 병환이 깊었다. 맹경자가 병문안을 왔다. 이에 증자는 정중하게 말문을 열었다: "새도 죽으려하면 그 울음소리가 애처롭게 아름답고, 사람도 이 세상을 하직함에 그 말이 착하여 들을 만한 것이라오. 군자가 귀하게 여기는 도道가 세가지 있다오. 용모를 움직일 때는 반드시 폭력과 태만을 멀리하시오. 얼굴빛을 바르게 할 때에는 반드시 신실信實함에 가까워야 하오. 말을 밖에 낼 때에는 비루함과 거역함을 멀리하시오. 예라는 것은 사소한 규정이 아니라오. 제기를 어떻게 진열할까 하는 일 따위는 유사에게 맡기시오."

 

8-5
증자가 말하였다: "능하면서도 능하지 못한 이에게 물으며, 학식이 많으면서도 학식이 적은 자에게 물으며, 가지고 있으면서도 없는 것처럼 여기고, 가득차 있으면서도 빈 것처럼 여기고, 누가 시비를 걸어와도 따지며 다투지 아니 한다. 옛 적에 나의 친구들이 이런 경지에 종사하는 사람들이었다."

 

8-6

증자가 말하였다: "부모를 조실하고 고아가 된 어린 군주를 맡길 만하고, 사방 백리 한 나라의 운명을 기탁할 만하며, 사직이 위태로운 생사존망의 대절大節에서 그 절개를 빼앗을 수 없는 사람! 그 사람은 군자다운 인물이련가? 군자다운 인물이로다!"

 

8-7

증자가 말하였다: "선비는 모름지기 드넓고 또 굳세지 않을 수 없다. 짐은 무겁고 갈 길은 멀도다. 인仁을 어깨에 메는 나의 짐으로 삼으니 또한 무겁지 아니 하뇨? 죽어야만 끝날 길이니 또한 멀지 아니 하뇨?"

 

8-8

공자께서 말씀하시었다: "사람은 시詩에서 배움을 일으키고, 예禮에서 원칙을 세우며, 樂에서 삶을 완성시킨다."

 

8-9

공자께서 말씀하시었다: "백성은 말미암게 할 수는 있으나, 알게 할 필요까지는 없다."

 

8-10

공자께서 말씀하시었다: "용맹을 사랑하면서 자신의 빈곤한 처지를 증오하는 자들이 대체로 반란을 일으킨다. 어떤 사람이 불인하다고 해서, 그를 너무 심하게 증오하고 휘몰아치면 그 또한 반란을 일으킨다."

 

8-11

공자께서 말씀하시었다: "주공의 자질을 타고난 아름다운 인간이라 할지라도, 교만하고 인색하다면, 그 나머지는 볼 것도 없다."

 

8-12

공자께서 말씀하시었다: "삼 년쯤 공부하고서도 녹봉에 뜻을 두지 않는 자를 얻기가 쉽지 않구나."

 

8-13

공자께서 말씀하시었다 : "증험하는 것을 착실하게 해가면서 배우기를 좋아하고, 죽음을 각오하고 도덕적 가치를 지켜야 한다. 위험한 나라에는 들어갈 필요가 없고, 어지러워진 나라는 거하지 말고 떠나라. 천하에 도가 있으면 자신을 드러내도 좋으나, 천하에 도가 없으면 숨어버려라. 나라에 도가 있을 때는 가난하고 비천하게 사는 것이 치욕이요, 나라에 도가 없을 때는 부유하고 높은 지위에 있는 것이 치욕이니라."

 

8-14

공자께서 말씀하시었다: "정확한 벼슬자리에 있지 않으면 정사를 도모하지 않는다."

 

8-15

공자께서 말씀하시었다: "노나라의 위대한 음악가인 악사 지의 창으로 시작되는 그 <관저>의 종장 마지막 순간까지, 그 장엄한 관현악 연주가 아직도 내귀에 양양하게 넘실거리고 있도다!"

 

8-16

공자께서 말씀하시었다: "미친 듯이 정열적으로 보이면서도 정직하지 않고, 어린아이처럼 순진하게 보이면서도 견실하지 않고, 촌스러운 듯 고지식하게 보이면서도 신실치 않아 믿을 수 없는 자들, 이런 놈들을 나는 상대하지 않는다."

 

8-17

공자께서 말씀하시었다: "배움이란 영 다라잡지 못할 듯, 그런데 따라잡아도 따라잡아도 또 놓치고 말 듯."

 

8-18

공자께서 말씀하시었다: "드높고 또 드높도다! 순임금과 우임금의 다스림이여! 천하를 소유하면서도 간여치 아니 하시고 능력있는 신하들이 역량을 발휘하도록 하시었다."

 

8-19

공자께서 말씀하시었다: "아~위대하도다! 요의 임금되심이여! 높고 또 드높은 저 하늘, 저 거대함, 오직 요임금만이 본받는구나! 그 덕이 넓고 또 드넓으니, 백성들은 그 이름을 몰라라! 높고 또 드높아라, 그 공을 이루심이여! 찬란하게 그 문화가 빛나는도다!"

 

8-20(X)

순임금이 어진 신하 다섯을 두시니, 천하가 잘 다스려졌다. 주나라의 무왕이 일찍이 말하였다: "나는 세상을 다스리는 훌륭한 신하 열을 두었다." 이를 평하여 공자가 말씀하시었다: "인재를 얻기 어렵다 한 옛말이 정말 맞는 말 아니겠는가? 당(요임금시절), 우(순임금시절) 이래 주초에 이르러 그토록 문화가 성대했는데도, 열 사람 중에 부인이 들어 있으니 인재는 아홉밖에 되지 않는다. 주나라의 토대를 닦은 문왕은 천하를 이미 삼분하여 그 둘을 소요했는데도 복종하여 은나라의 주임금을 섬기었다. 주나라의 덕이야말로 지극한 덕이라 일컬을 만하다."

 

8-21

공자께서 말씀하시었다: "우임금은 내가 흠잡을 틈이 없는 분이사다. 마시고 드시는 것을 아주 소략하게 하시면서도 하늘과 땅의 하느님께는 인간의 정성을 다하셨다. 당신이 평소 입으시는 의복은 조촐하게 하시면서도 의례용 무릎가리개와 면류관에는 아름다움을 다하셨다. 당신이 거하시는 처소는 보잘것 없게 하시면서도 백성을 위한 치수의 도랑 파기에는 몸소 있는 힘을 다하셨다. 아~ 우임금은 진실로 흠잡을 틈이 없는 분이시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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