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은이가 나고부터 정연이는 은근히 찬밥신세였다보다.
첨에는 경황도 없고 여유도 없어 도통 신경쓸 틈이 없었고
그러다보니 점점 말썽꾸러기로 전락하고 있는 형편이었다.
그나마 아빠가 감싸주고 귀여워하고 사랑해주고 자주 안아주면서
나은이에게서 받을수도 있는 설움을 달랬으리라 여겨진다.
엊그제 아침에는 애써 지가 좋아하는 반찬 차려주고 밥먹으라고 부르는데도
혼자서 놀기만 하고 살랑살랑 다니면서 천천히 먹는데다가
유치원 갈 준비하는 것도 느릿느릿 이것저것 다 참견하고 시간만 가길래
빨리 하라고 몇번 그랬더니
"왜 엄마는 나만 미워해?"그런다.
귀여워해주기만 하는 나은이와 비교해서
혼도 나는 자기는 미워하는 걸로 보이는가 보다.
"널 미워하면 일부러 니가 좋아하는 반찬 해주겠니?"
그러고 말았지만 속으로 켕기는 구석이 있었다.
어제 점심에는 일부러 유치원에 정연이를 데리러 갔다.
기다려줘도 되지만 괜히 운동화 신는것도 천천히 도와주고
따뜻한 패딩조끼 걸쳐주고 가방도 받아주고
정연이손을 꼭 잡고 걸어나오면서
"정연아, 엄마는 정연이가 이세상에서 제일 좋아" 하고 말해주었다.
아이 얼굴이 환해지면서 씨익 웃으면서
"나도 엄마가 제일 좋아" 그러면서 손을 지얼굴에 갖다댄다.
말 한마디면 될 일을...
시간이 많이 필요한 일도 아닌 것을....
너무 쓸데없는 일로 아이를 힘들게 만들지 말고
자주자주 손잡고 사랑한다고 말해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