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기 저명한 지성인인데다 붙은 수식어도 많다. 수학자 철학자 사상가 교육혁신가 실험가 평화론자 등등 더구나 백년에서 2년 모자라게 살면서 20세기 꽤나 유명한 사람들과 교류도 많이 했으니(정치적인 성향도 있고 경제학도 공부했고 문학가들과도 많이 교류했고 T.S 엘리옷에게 경제적 도움도 줬다) 주변인물에 대한 내용도 풍부하다.
본인 스스로에 대해서도 꾸밈없이 정직하게 분석한다. 참 흥미로운 인물...심상치 않은 인물...역시나!!!하는 감탄사가 나오게 만든다. 더구나 여러가지 사상운동도 많이 한 사람이 이렇게 정직하게 자서전을 쓰다니...정직하고 꾸밈없는 글에 다시 한번 감동받고 있다.
그중 재미난 내용들을 모으고 있다.
혈기가 잔뜩 오른 폭도들이 날뛰어 실내는 금세 아수라장으로 변해버렸다. 술취한 여장부 두명이 못박힌 널빤지로 나를 공격하기 시작했다. 그러는 사이에 한 숙녀가 경관에게 가서 나를 보호해주라고 말했다. 그러나 경관들은 어깨만 으쓱 치켜올릴 뿐이었다. "저분은 저명한 철학자예요" 숙녀가 말했으나 경관들은 여전히 어깨를 으쓱대고 서 있었다. "전세계가 다 아는 학자라니까요" 그래도 경관들을 꿈쩍도 하지 않았다. 마침내 그녀가 소리쳤다. "저분은 백작의 동생이라구요" 그말에 경관들이 허겁지겁 내게 달려왔으나 도움이 되기엔 이미 늦은 후였다.
나는 대부분의 평화론자들이 주장하는 바와 같이, 국민은 싫어하는데 독재적이고 권모술수에 강한 정부가 억지로 전쟁을 강요한다고 쉽게 생각해왔다. 앞서 몇 년동안 에드워드 그레이 경은 전쟁이 터질 경우 프랑스를 지원할 술책을 꾸며왔고, 그 사실이 국민에게 알려지는 것을 막기 위해 교묘하게 거짓말을 해왔다는 것을 나는 알고 있었다. 그래서 그가 거짓말을 해왔다는 것을 국민이 알게 되면 당연히 분노하리라고 순진하게 생각했던 것이다. 그러나 국민은 그가 자신들의 도덕적 책임을 덜어준데 대해 오히려 감사하고 있었다.
나는 평화주의 정치인들 대부분이 전쟁을 막기위한 실질적인 작업보다도 자신들 중에 누가 반전 운동을 주도하느냐에 더 관심이 많다는 것을 알고 흥미롭게 지켜보았다. 그러나 함께 일할 수 있는 사람이 그들밖에 없었기 때문에 좋게 보려고 최선을 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