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도쿠가와 이에야스 제1,2,3부 - 전32권 세트
야마오카 소하치 지음, 이길진 옮김 / 솔출판사 / 2001년 8월
평점 :
절판
2004년 8월1일
프로젝트 덕분에 이틀이라는 휴가 같지도 않은 휴가를 맞아 영등포평생학습관에서 처음으로
이 책의 1,2 권을 빌려온 것이 내 독서인생에서 가장 긴 시리즈를 시작하게 된 시발점이 된 날이다.
평소 역사소설류를 좋아하던 나는 이 시리즈에 관심은 많았지만 그 방대함에 선뜻 손을 내밀지
못했었다. 그러던 중 짧은 휴가를 맞아 딱히 어디 떠나기도 애매하고 해서 쉬면서 책이나 읽어야지
라고 생각하며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하게 되었다.
처음에는 이에야스가 태어나지도 않은 시절부터 시작해서 스토리의 흡인력은 떨어졌으나
처음 보는 일본 전국시대의 그 사회상과 인물들간의 관계가 아주 신선했다.
삼국지의 중국인들간의 그것과 우리네 선조들의 그것과는 뭔가 미묘하게 다른 것들..
처음에는 그런 신기함으로 읽어 나갔었고 결국의 저자의 그 필력에 흡수되고 말았다.
이 시리즈는 크게 1,2,3부로 나뉘고 1부보다는 2부가 2부보다는 3부가 양이 더 많다.
그럴수밖에 없는 것이 1부는 오다 노부나가의 시대 2부는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시대
3부가 바로 주인공 도쿠가와 이에야스의 시대기 때문이다.
이 세명의 인물의 시대를 통해 일본 통일과 전국시대의 종말을 통해 에도 막부시대로 들어가는
그 과정이 장대한 스토리와 세밀한 묘사로 이루어진 32권이 '도쿠가와 이에야스'이다.
내용에 대한 얘기를 하자면 그것 자체가 거의 한권의 책이 되어버릴것 같고(물론 그 정도 글솜씨도
없는 나지만 ^^ 헤헤) 결론부터 먼저 말하자면 "아주" 읽을만한, 그리고 "꽤, 많이" 재미있는 소설이다!
읽는 내내 거의 지루한 부분이 없었고 전쟁과 정치(또는 외교) 그리고 인간관계에 대한 분배가
아주 적절해서 마치 여러 단편 소설을 연달아 읽는 느낌마저 줄 때도 있었다.
또한 옛 일본의 문화도 적절히 묘사되고 역사적 사실을 아주 정확하게 적용했다는 점에서
일본 전국시대의 역사 또한 곁다리로 알게 된다.
영웅들과 그들의 가신들, 그리고 일반 백성들간의 관계를 통해서 현재 일본 사람들의 기질과
그 문화가 어디서부터 나왔는지 아주 미약하게나마 짐작하게 되고
임진왜란을 전후해서 우리 역사와 더불어 약간은 잘못 알려진 도요토미 히데요시에 대해서도
바로 알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실제 히데요시는 치밀하게 침공을 준비한 게 아니라 좀 심하게
얘기하자면 자신의 비리를 감추려 했던 몇몇 가신들에게 사기를 당해 오판을 하게 된 셈이다)
그 양이 너무 방대해 하나하나 열거하기는 힘들지만 전체적으로 재미와 사실성, 그리고 역사적인
안배가 아주 적절하게 분배되어서 그 양의 방대함이 힘겹게 느껴지지 않는 시리즈라고 보인다.
시리즈를 다 읽으면서 느낀 단점은
일단 너무 길다 ^^; 32권을 읽는데 5개월이 걸렸고 이 동안 나는 다른 책은 전혀 손을 못 댔다.
내용이 재밌어서기도 했고 또하나의 이유는 이 시리즈를 살수는 없었기에 영등포학습관에서 빌려다
보는데 3권을 빌려오면 2주 안에 반납을 해야했기에 이 시리즈에만 집중할 수 밖에 없었다.
(원래 독서에 할당하는 시간이 적은 편이긴 하지만 바쁜 프로젝트가 같이 걸려서 더 힘들었다)
또 하나의 단점은 일본 역사나 일본의 그 영웅들에 대해서 내가 좋은 쪽으로 편견을 가지지 않을까
하는 점이다. 원체 우리 교육과정에서 일본 역사에 대한 비중은 아주 적어서 이 책을 읽기 전까지
거의 일본 역사에 대해서는 모르고 있었다. 이건 나뿐 아니라 특별히 역사서적을 많이 읽는 분들
아니면 비슷하리라 본다. 그런데 이 책은 일본인에 의해 씌였고 아무래도 자기네 역사이므로
실제보다 미화하고 영웅화시키는 점이 분명히 있을 것이다 ( 특히 일본이 영웅만들기에는 한 내공
하는 나라이지 않은가!). 그래서 노부나가나 히데요시, 특히 이에야스에 대해서 장점만 너무 나의
기억속에 남지 않을까 하는 점이다. 마치 삼국지를 읽고 유비,관우,장비가 최고라고 하게 되는
것처럼 말이다.
이런 소소한 기우와 약간의 힘겨움은 이 책의 재미에 덮혀 사실 크게 느끼지도 못한 것이다.
긴 여정을 끝내고 뒤돌아보니 그런 점도 있었다는 것이지 나는 이 시리즈를 내내 재미있고
흥미롭게 읽었고 저자의 준비성과 해박함에 놀라고 일본인들의 역사에 흥미로워하며 신기해하며
때로는 조소를 보내며(사실 이때까지만 해도 얘네 사는거 보면 그 당시 조선이나 명나라에 비해서
쫌 미개하긴 하다. 물론 군사적인 면으로는 무서운 넘덜이었지만..) 즐거웠던 시간이었다.
역사소설을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혹은 일본 역사에 대해서 흥미를 느끼는 그대!
그대들에게 이 책을 추천합니다~~
돈이 넘쳐나서 전32권을 한방에 다 구입할 수 있는 사람이나 가까운곳에 도서관이 있어
쉽게 책을 대여할 수 있는 사람들은 더욱더 추천합니다.
(아니면 책을 구하는 자체가 쪼매 힘들겝니다 ㅋㅋ)
이상 방대하고 훌륭한 이 시리즈에 대한 횡설수설 허접한 리뷰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