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버스
존 고든 지음, 유영만.이수경 옮김 / 쌤앤파커스 / 2007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 목표란 다른 사람보다 더 나아지는 게 아니다.  다른 누구도 아닌 '어제의 너' 보다 나아지는 걸 목표로 삼아라.

 

생각해보면, 일을 할 때나 공부를 할 때, 심심지 않게 묘한 인간관계에 얽히게 될 때,

늘 ' 저 사람보다는 잘' 해야 했다는 욕심아닌 욕심을 부리며 살았다.

어쩌면 자신감 결핍에서 오는 소심한 욕심이 아니었나 싶다.

에너지 버스에 오른 사람들 역시 자신의 삶에 의욕은 있지만 용기는 없고,

생각은 많지만 실천하지 못하고, 꿈은 있지만 펼치지 못하고,

사랑하지만 당당하지 못한, 소심한 사람들이었다.

에너지 버스에 오른 뒤, 그들의 인생은 서서히 그러나 확실히 달라졌다.

그것은 결국, 선택의 문제였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신의 삶을 스스로가 선택하고자 결심한 순간부터 사람들은 달라지기 시작했다.

처음 책을 읽기 시작했을 때는 뭐, 거기서 거기인 얘기들이잖아.

이런건 누구나 말 할 수 있잖아. 라고 대단하지 않게 생각했다.

그러나 책을 읽어나가면서 그건 단 한 번도 내가 달라지려고 생각하지 않고 책을 읽고 있었구나, 싶어졌다.

그리고 다시 처음부터 천천히 책을 읽어나갔다.

밑줄을 긋는 속도가 빨라지고 책장을 넘기는 속도가 빨라지면 빨라질수록 내 마음은 조금씩 여유로워졌다.

너무나 빨리, 급하게 달리고자 했으면서도 정작 '나'는 그리고 '나'와 함께 하는 주변의 '당신'들을 마음 깊이

느끼려고 한 적은 없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 책은, '나'를 돌아보게 하고, '나'를 발전시키고자 노력하는 사람들에게 아, 하는 감정을 느끼게 하겠지만

그와 동시에 '나'를 있게 하는 주변의 사람들도 진심으로 함께 느끼게 해주는 데 더 많은 도움을 주었다.

단숨에 읽어버린 책이지만 책 속의 '행복한 인생을 위한 열가지 룰'은 분명 한동안의 내 생활에 활력을 불어

넣어 줄 것이다.

- 당신 버스의 운전사는 당신 자신이다

- 당신의 버스를 올바른 방향으로 이끄는 것은 '열망', '비전', 그리고 '집중'이다

- 당신의 버스를 '긍정 에너지'라는 연료로 가득 채워라

- 당신의 버스에 사람들을 초대하라, 그리고 당신의 비전에 동참시켜라

- 버스에 타지 않은 사람들에게 에너지를 낭비하지 마라

- 당신의 버스에 '에너지 뱀파이어 탑승 금지' 표지판을 붙여라

- 승객들이 당신의 버스에 타고 있는 동안, 그들을 매료시킬 열정과 에너지를 뿜어라

- 당신의 승객들을 사랑하라

- 목표를 갖고 운전하라

- 버스에 타고 있는 동안 즐겨라

 '어제보다 너' 보다 나아지는 일은, 어쩌면 한 번의 내 선택과, 작은 용기만으로도 충분히 가능하리라는 생각

이 들게 해 준 책이었다. 그리고 그리 상관없다고 생각했던 주변의 사람들을 다른 마음으로, 다른 눈으로

보게 해 준 넉넉한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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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스밴드를 기다리며
김인숙 지음 / 문학동네 / 200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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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 애인, 딸, 제자, 엄마라는 이름을 빼고는 모두 가진 한 여자. 그 여자는 죽어가고 있었다. 그 여자의 남편은 여자의 애인으로인해 죽음에 다시 다가서야 했다. 절친한 친구의 죽음으로 이미 죽음을 가까이 본 남자는 죽음을 가지고 오는 끈이 있을거라는 생각을 한다.

브라스밴들를 죽기 진전까지 기다린 여자는, 어쩌면 현생에서의 숨이 끊어지는 순간 자신 앞에 브라스밴드의 행렬이 이어져 그 행렬을 쫒아간것은 아닌지......

여자에게 브라스 밴드의 의미는...(죽음을 받아들이며 자신의 흔적을 모두 없애려 했으면서도 브라스밴들 만은 부여쥐고 있던 여자) 남편에게 자신의 아내가 그토록 기다리던 브라스밴드의 의미는...(애인이 아닐까라고 까지 생각한) 무엇이었을까.

죽음이 다가오고 있음을 알게 되었을때 제일 먼저, 죽고 싶었던 여자.

누군가에겐 죽음이란, 그 죽음이라는 끈이 조금씩 소리를 내며 다가오는 것은 아닌지.
그 브라스밴들는 모든 걸 알아버린 자들에게 보내는 하늘의 작은 위로가 아닐런지......

김인숙의 소설들을 읽는 내내 죽음이라는 꼬리표가 내 뒷목에 붙어다녔다. 죽음에서 벗어나고 싶어 몇 번이고 책을 덮어버리려고 할때마다 다시...... 더 집중하게 된것은. 내게도 브라스밴드가 신호를 보내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마저들었다.

김인숙이 바라보는 죽음의 시선에 소름이 돋도록 아프다. 그래서 더... 자꾸... 작가의 시선에, 작가의 기침에 신경이 쓰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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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소가 끄는 수레 - 창비소설집
박범신 지음 / 창비 / 199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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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는 이 소설들을 다섯 편의 연작소설처럼 읽어도 좋고 하나의 독립된 소설로 읽어도 좋다고 했다. 나는 전자에 속한다. 이 다섯 편의 소설들을 읽는 내내 오로지 한가지만이 내 머리속에서 맴돌았기 때문이다.

'부랑(浮浪), 작가의 문학의 시작'
절필을 선언한 뒤의 생활과 심정을 적어놓은 듯한 자전적인 느낌을 강하게 주는 이 소설은 작가가 마치 '쓰고싶다, 쓰고싶다, 쓰고싶다'라고 외치는 것만 같다.
소설들을 읽는 내내 작가의 말 솜씨에 놀라고 감탄했다.

'떠나고 보면 부랑은 끝이없다'라고 말하는 작가는 더욱 더 힘차게 부랑한다. 작가의 그 부랑 속에는 길도 있고, 삶도 있고, 글도 있고, 세상도 있고, 작가 자신도 있다. 작가가 부랑을 하는 내내 소설이 완성되고 또 다른 소설이 탄생할 것이다.

쓰고자했던 작가의 엄청난 에너지와 욕구가 내 잠잠하고 나약하던 마음을 툭하고 깨뜨렸다.

과연, 작가의 부랑은 문학의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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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늘
천운영 지음 / 창비 / 200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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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늘'이라는 소설집에 실린 총 아홉편의 소설들은 하나같이 거칠게 파닥거렸다.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편안히 숨돌린 틈조차 쉽사리 제공 해주지 않았다. 작가는 그렇게 자신의 몸속으로 사람들을 한명 한명 끌어들였으리라. 그중에 운이 좋은 사람은 그 틈에서 작가와 함께 맞장구치면서 이야기를 했을테고 그다지 그 틈이란 걸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라면 얼른 빠져나오기 위해 작가의 눈치를 보고 발버둥을 쳤을것이다. 그만큼 천운영의 소설들은 모두 무섭게, 겁나게 생겼다. 그러나 그에 빗대서 몇배는 더 멋지게, 매력적으로 생겼다.

개인적으로는 '바늘' '숨' '눈보라콘' '행복 고물상'이라는 소설들에 관심이 갔다. 날카롭게 쏘아보는 작가의 시선이 소설 곳곳에서 묻어났기 때문이다. 기발한 상상력, 세심한 관찰력, 거기에 덧붙어 이곳저곳을 뛰어다녔을 작가의 호흡까지......

소설들을 다 읽고 책을 덮은 지금까지도 소설들의 거친 발길질이 내 안에서 일어나고 있는 것은 작가가 품고 있는 '바늘'이 그만큼 뾰족했기때문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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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소설 읽는 노인
루이스 세풀베다 지음, 정창 옮김 / 열린책들 / 200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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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에는 당나귀 배처름 불룩한 먹장구름이 무겁게 드리워져있고...'로 시작되는 소설은 중간중간에 가서도 이렇게 재미있고 눈에띄는 감성적인 묘사가 등장한다. 그러나 작가가 풀어놓는 이야기는 감성적이기보다 오히려 지독히 현실적이다. 자신의 살해당한 환경운동가 친구를 위해 썼다는 이 소설은 작가가 하고 싶은 말이 무엇이었는지를 소설을 읽는 사람들로 하여금 스스로 알게 하고 있다. 그는 이해를 강요하지 않은채 다만 자신의 언어로 백지를 가득채웠을 뿐이다.

노인과 마을 사람들이 뚱보라고 부르는 읍장은 작가가 보여주는 권력의 현실이다. 한달에 한 두번씩 배를 타고 와서 사람들의 충치를 치료해주고, 노인에게 연애소설을 건네주는 치과의사는 좁은 마을에-막힌, 답답한-세상 소식을 전해주고 세상과 맞닿게 해주는 다리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 노인에게 밀림에서 견디는 법, 사냥하는 법, 청각으로만 숲의 동물들을 감지하는 법등을 알려주는 수와르족은 그 현실에서 버티고, 싸우며 힘겨워하는 진정한 시민들이다. 작가는 그런 인물들을 통해서 작가가 하고 싶은 말을 대신 풀어놓고 있는 것이다.

마을 주민들을 죽이는 암살쾡이 사냥을 나선 읍장과 주민들은 노인만 남겨두고 마을로 돌아간다. 노인은 암살쾡이와의 게임에서 살쾡이들의 바램을 느끼게되고 자신의 손으로 죽음을 찾아나선 살쾡이를 죽인다. 그리고는 (세상의 아름다운 언어로 사랑을 얘기하는 연애 소설이 있는 그의 오두막을 향해 걸음을 떼기 시작했다)

그렇다면 노인은 왜 유독 연애소설을 즐겨 읽는 것일까. 그것은 작가의 말처럼, 그것이 (이따금 인간들의 야만성)을 잊게 해주기 때문이다. 사랑하는 남녀가 고통스러운 경험을 하지만 결국에는 해피엔딩으로 끝나는 연애소설을 통해 노인은, 작가는 삶의 행복한 결말ㅇ르 바랬는지도 모른다. 또한 끊임없이 밀림속에서 인간과 동물간의 싸움을 보여줌으로써 그들은 이미 떨어져 살 수 없음을 역설하고 있다.

인간은 자연이 없이는 살 수 없다. 이 사소한 진리가 또 다시 의미심장하게 되새겨지는 건, 그동안 나도 그 사소한 진리를 잊고 살때가 많았다는 증거가 되는 것이리라.

책을 펴는 순간 부터 마지막장을 덮는 순간까지 자리를 뜨지 않았다. 일부러가 아니라 작가의 놀라운 시선과 이야기거리가 한시도 눈을 뗄 수 없게 만들었다. 눈을 떼면 마치 암살쾡이가 다시 어디론가 사라져 버릴 것만 같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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