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늘
천운영 지음 / 창비 / 200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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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늘'이라는 소설집에 실린 총 아홉편의 소설들은 하나같이 거칠게 파닥거렸다.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편안히 숨돌린 틈조차 쉽사리 제공 해주지 않았다. 작가는 그렇게 자신의 몸속으로 사람들을 한명 한명 끌어들였으리라. 그중에 운이 좋은 사람은 그 틈에서 작가와 함께 맞장구치면서 이야기를 했을테고 그다지 그 틈이란 걸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라면 얼른 빠져나오기 위해 작가의 눈치를 보고 발버둥을 쳤을것이다. 그만큼 천운영의 소설들은 모두 무섭게, 겁나게 생겼다. 그러나 그에 빗대서 몇배는 더 멋지게, 매력적으로 생겼다.

개인적으로는 '바늘' '숨' '눈보라콘' '행복 고물상'이라는 소설들에 관심이 갔다. 날카롭게 쏘아보는 작가의 시선이 소설 곳곳에서 묻어났기 때문이다. 기발한 상상력, 세심한 관찰력, 거기에 덧붙어 이곳저곳을 뛰어다녔을 작가의 호흡까지......

소설들을 다 읽고 책을 덮은 지금까지도 소설들의 거친 발길질이 내 안에서 일어나고 있는 것은 작가가 품고 있는 '바늘'이 그만큼 뾰족했기때문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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