흰소가 끄는 수레 - 창비소설집
박범신 지음 / 창비 / 1997년 10월
평점 :
품절


작가는 이 소설들을 다섯 편의 연작소설처럼 읽어도 좋고 하나의 독립된 소설로 읽어도 좋다고 했다. 나는 전자에 속한다. 이 다섯 편의 소설들을 읽는 내내 오로지 한가지만이 내 머리속에서 맴돌았기 때문이다.

'부랑(浮浪), 작가의 문학의 시작'
절필을 선언한 뒤의 생활과 심정을 적어놓은 듯한 자전적인 느낌을 강하게 주는 이 소설은 작가가 마치 '쓰고싶다, 쓰고싶다, 쓰고싶다'라고 외치는 것만 같다.
소설들을 읽는 내내 작가의 말 솜씨에 놀라고 감탄했다.

'떠나고 보면 부랑은 끝이없다'라고 말하는 작가는 더욱 더 힘차게 부랑한다. 작가의 그 부랑 속에는 길도 있고, 삶도 있고, 글도 있고, 세상도 있고, 작가 자신도 있다. 작가가 부랑을 하는 내내 소설이 완성되고 또 다른 소설이 탄생할 것이다.

쓰고자했던 작가의 엄청난 에너지와 욕구가 내 잠잠하고 나약하던 마음을 툭하고 깨뜨렸다.

과연, 작가의 부랑은 문학의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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