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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풍선이 남작 뮌히하우젠
고트프리드 뷔르거 지음, 염정용 옮김 / 인디북(인디아이) / 2010년 2월
평점 :
뮌히하우젠 남작은 여행과 사냥을 좋아하는 사내였다.
그리고, 그런 자신을 열기구의 애드벌룬처럼 붕붕 띄우려 했는지 아니면, 듣고 있는 청중들에 대한 조소때문인지 말만 하면 허풍이었다.
아마 그가 이야기한 치즈섬이 존재하고, 치즈섬에서 오늘까지 살았담면, 분명 뮌히하우젠 남작은 나무에 다리가 거꾸로 매달리는 형벌을 분명 받았을 것이다.
그런 그가 "나는 그들이 벌을 받아 마땅하다고 여겼습니다. 왜냐하면 여행하는 사람에게는 엄격히 사실대로 말해주는 것보다 더 큰 의무는 없기 때문입니다"라고 당당히 말하는 모습에 허탈하게 웃을수 밖에 없었다.
적어도 뮌히하우젠 남작만 자신의 말이 거짓이라는 것을 알았을 것이고, 그 상태에서도 스스로 꺼리낌없이 말하는 것에 박수를 보낼수 밖에 없었다.
18세기 이 책을 읽고 그 시대 사람들이 뮌히하우젠 남작의 이야기를 믿었는지 아닌지는 잘 모르겠지만, 요새 사람들이 이 책의 이야기가 진실이라 생각하는 사람은 한명도 없을 것이다.
믿고 싶어도 너무 많은 진실이 과학과 인터넷의 발달로 쏟아져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이책을 읽고 싶었고, 읽었던 이유는 뮌히하우젠 남작의 허풍의 세계에 빠져보고 싶어서였다.
증거를 제시할 수 있고, 눈에 보이는 명백한 해석이 있는 것만을 믿는 세상에서 상상을 펼쳐내는 일은 점점 줄어든다.
특히 내가 싫어하는 것은 아이들에게 잠들기 전 오늘 하루를 반성하고, 내일을 계획하라고 가르치는 것이다.
나는 잠들기 전, 아이들이 자아비판 대신 맘껏 원하는 세상과 가고 싶고 하고 싶은 새로운 세계에 대해 상상해 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런 가치관에도 불구하고, 직장생활을 하면서 잠들기 전 상상의 나래를 펼치던 나는 사라졌고, 직장내 스트레스를 고민한느 내가 있었다.
그러니, 온통 꿈도 직장과 관련되고, 직장 선후배 동료가 등장했다.
그때 쯤이었다, 자기 개발/ 경영관련 서적을 접고, 문학관련 책을 읽기로 결심한 것이.
따라서 이런 나에게 뮌히하우젠 남작의 허풍은 진실 여부를 벗어나서 즐거움이었고, 윤활유로 다가올수 밖에 없었다.
책을 읽다보니, 어린 시절 우스개 소리로 친구들과 나누었던 이야기들이 몇몇 담겨 있었다.
버찌 나무가 자라는 사슴, 대포를 타고 날아가는 이야기, 양 진영에서 쏘아올린 대포가 서로 부딪히는 것등.
익숙한 이야기에서부터 기발함에 무릎을 치는 이야기, 너무 허무 맹랑해 민망하기까지 한 이야기등 다채로운 허풍이 담겨 있었다.
하나의 스토리는 아니지만, 허풍 시트콤처럼 에피소드 형식으로 다양하고 다채로운 허풍의 세계가 있었다.
특히 여러 떠도는 이야기를 정리하여 책으로 만든 작가의 곳곳에 숨겨져 있는 재치 역시 허풍의 세계를 반짝이게 하였다.
한번쯤 여유롭게 마음의 준비를 하고, 뮌히하우젠 남작의 허평의 바다를 여행해 보길 권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