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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타티타
김서령 지음 / 현대문학 / 2010년 4월
평점 :
품절
유치원에서 초등학교 6년내내 다녔던 피아노 학원에 대한 추억이 꽤 많았다.
특히 그중에서 하농을 굉장히 지루해 했던 추억은 공감이 갔다.
어릴때는 친구와 같이 무엇을 한다는 것은 심지어 벌 받는것까지도 재미있었다.
그나 역시 친구와 젓가락행진곡, 티타티타를 즐겨치곤했는데, 그때마다 빠지지 않는 것은 서로를 바라보고 짓는 미소였다.
소연과 미유의 젓가락 행진곡은 비록 긴장속에서 불협화음으로 끝났지만, 난 친구들과 함께 곧잘 박자를 바꿔가며 치곤했다.
그대 같이 연주한 친구들의 이름은 기억나지 않지만, 그 아이들의 미소와 행복감은 지금도 기억이 난다.
이책속 티타티타는, 나의 추억과는 달리 소연과 미유의 티타티타처럼 완벽하지 않은 연주에 가까웠다.
소연과 미유는 악보도 볼줄 모르는 초짜일때 그저 선생님의 몸짓과 소리를 따라하며, 티타티타를 배웠고, 학원발표에서의 연주는 건반을 잘못누르고, 서로 박자도 못맞추는 엉망진창이었다.
그저 추억의 일편이겠거니 했던 이 짧은 추억은 인샌의 전부였다.
세상을 살아가는데 필요한 모든 것은 유치원에서 배운다는 농담이 있는고, 가끔은 진실처럼 느껴질대가 있는데, 바로 이책이 그러한 느낌이 들게 하였다.
소연과 미유의 어린시절, 그녀들의 가족은 완전하지 않았다.
소연의 가정에는 아빠대신 책임감강한 이모와 할머니가 있었고,
미유의 가정도 겉모습과는 달리 불안한 구성이었다. 우리는 어릴적 어른은 모든 일을 척척해내고, 항상 옳은 판단만을 하고, 소신대로 자신감있게 후회없이 살아갈 것 같았다.
하지만 수많은 크고작은 성장통을 겪고 성장하여 어른이 되었지만, 소연과 미유의 삶은 그들의 부모들과 그다지 다르지 않았다.
그들이 연주했던 티타티타처럼 믿고 의지하는 사랑하는 사람과 아름다운 연주를 기대하지만, 불협화음을 이룬다.
소연과 미유, 소연과 지환, 미유와 윤수, 은유와 그녀의 가족들, 연희이모와 소연엄마, 소연과 엄마, 미유와 아빠, 미유와 엄마, 은유와 아빠, 은유와 엄마 그리고, 미유와 지환등등 모두 사랑하고 의지하지만, 서로에게 상처가 되고 기대이하로 아마추어의 관계를 유지한다.
아마추어의 사랑은 불안정하고 불안하다.
그리고 아마추어의 사랑은 순수하고 순진하다.
서로의 상처를 치유하고 실수를 품에 안는 것도 아마추어의 사랑이다.
서툴고 투박하고 바보같고 부족하고 모자란 아마추어의 사랑은 삶 자체도 아마추어 인생으로 만든다.
어딘가 비어있고, 일부는 모자라고, 상처받고, 상처주고, 서투르게 감싸안는 아무추어의 인생인 것이다.
서로 상처주고 상처받고 그렇지만 사랑받고 사랑해야하는 관계, 그것이 사랑하는 사람들이고, 가족들이다.
이세상 상처주지도 받지도 않고 오로지 사랑만이 존재하는 가정이 있을까?
누군가가 이야기했다.
멀리서 바라보는 인생은 희극이지만, 다다가 인생안에서 바라보면 비극이라고.
도란도란 단란하고 행복한 가정안에 갈등도 아픔도 있을 것이다.
우리모두는 아마추어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아마추어이기에 아마추어의 사랑을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나도 어른이 되면 모든것을 손에 쥐고 가질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나도 그런 꿈을 갖고, 성장통을 겪으며 견디며 이제 어른이라 불릴 나이가 되었다.
돈을 벌수있는 직장도 갖고 있고, 사랑도 이별도 겪었으며, 귀여운 조카들의 응석도 질문에도 답한다.
하지만, 난 여전히 아무것도 가지지 못했고, 여전히 갈등하고, 여전히 상처주고, 여전히 상처받고, 여전히 아파한다.
어릴적 내가 연주했던 티타티타처럼 세상과 완벽한 화음과 화사한 미소와 행복감을 연주하고 있지 못한 것이다.
완벽한 화음을 꿈꾸며 살아가지만, 인생은 두번 살아지지도 반복되어지지도 않기 때문에 처음 티타티타를 연주하듯 서툴수밖에 없다.
그러나 불행하지 않다.
그리고, 이 책속 미유와 소연도 불행하기만 한것은 아니었다.
세상 모두들 두번살지 못하는 인생이란 무대의 아마추어이기때문에 불행속에서 허우적거릴 필요가 없는 것이다.
우리는 끊임없이 다른 누군가를 사랑하고 사랑하는 이와의 화음을 시도할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