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목원 & 식물원 23 - 꼭 가봐야 할 우리나라
이동혁 지음 / 이비락 / 2010년 3월
평점 :
절판


난 여행기나 여행 에세이, 여행소개 책을 자주 읽지 않는다.
어쩌다 여행할 계획이 있을 경우 여행지에 대한 정보를 얻기위해, 또는 가보기 힘든 오지를 소개한 책 등은 간혹 읽는 편이다.
그런 내가 이책 [꼭 가봐야 할 우리나라 수목원 & 식물원 23]은 읽고 싶었고, 갖고 싶었다.
그 이뉴는 내 추억과 관련이 있다.

어릴적 유난히 사춘기를 심하게 앓았던 나는 세상이 온통 잿빛이었고, 주변 사람들은 좀비같았었다.
어느날 엄마와 함께 기차를 타고 어딘가를 들렸다가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기차역 앞에서 아빠가 우리를 기다리고 계셨다.
아빠가 기분전환을 할겸 벗꽃구경을 가자고 하였고, 우리는 그렇게 벗꽃구경을 갔다.
하지만, 이미 벗꽃축제가 끝난 후라서 사람들이 전혀 없었고 막바지 벗꽃이 작은 바람에 하얀 눈처럼 흩어지고 있었다.
그때 알았다, 세상이 잿빛이 아니라는 것을.
그리고 그때 처음 하늘을 맘껏 보았던 것 같다.
그 기억은 나에게 벗꽃나무 뿐만 아니라 나무를 바라보면 그냥 좋아하게 하는 계기가 되었다.

대학교 시절 등산을 좋아해 산에 가서 나무를 만끽하던 내가 수목원에 눈을 돌리게 된 계기가 있었는데, 바로 여기 책에서도 소개가 된 안면도 수목원때문이었다.
안면도는 인간관계에 대해 절망까지는 아니지만 답답한 마음에 찾아간 곳이었다.
우연히 들은 수목원에서 쭉쭉 하늘로 뻗은 해송인 안면송을 바라보면서 매혹되었고, 무언가 답답함이 저 나무끝에 매달려 바람에 날아가 버릴거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 이후 수목원이 눈에 띄면 방문해서 산림욕을 만끽하게 되었다.

내가 사는도시에서 가까운 곳에는 수목원이 없다.
그래서 지금도 가끔 나무와 꽃이 그리우면 산책겸 가까운 산을 찾거나 절에 방문해 산림욕으로 몸을 채우고 향기로 피로를 씻는다.
그럴때마다 만나는 낯선 풀꽆들에게 눈이 갔고, 이름을 알고 싶었고 기억하고 싶었다.
그때마다 아쉬움을 뒤로하고 집을 향하곤 하였다.

이책을 만나보면 적어도 방문한 수목원에 있는 눈에 띄는 꽃이나 나무에게 아쉬움을 남길 필요가 없을 거 같았다.
23곳의 수목원과 식물원의 소개와 함께 사계절의 풍경이 담겨있고, 꽃과 나무의 사진과 이름이 담겨 있었다.
어떤 꼿은 봄꽃이었고, 또 다른 꽃은 가을꽃이었고, 또다른 나무는 여름이었고, 또다른 풍경은 겨울이었다.
김춘수의 꽃이라는 시처럼 이름을 불러줄수 있게 도움을 주는 책이었다.

이책에 소개된 수목원과 식물원은 나름대로 개성있는 특징을 지니고 있었다.
가장 난해하고 인공적은 곳은 서울 숲이었고, 가장 친숙한 곳은 안면도 수목원이었다.
가장 독특한 곳은 한라수목원과 여미지 식물원이었고, 가장 높은 곳은 경상북도 수목원이었다.
가장 예쁜 이름을 가진 곳은 꽃무지 풀무지 야생화 전문 수목원이었고, 아침고요 수목원, 경기도립 물향기 수목원이었다.
한국도로공사 수목원에는 어여쁜 만첩홍매실이 있었고, 경기도립 물향기수목원에는 어리연꽃이 있었다.
한국자생식물원에서는 산솜다리꽃이 피어있고, 한택식물원에서는 흰금낭화, 보리싸리꽃에 매혹되었다.
국립수목원의 숲생태 관찰로를 맨발로 걷고 싶었고, 경상남도의 메라세라이아길을 걸어보고 싶었다.
한택 식물원은 허브식충식물원과 땅속 정원 침상원에 가보고 싶었다.
경기도립 물향기수목원의 물방울 온실도, 안산식물원의 온실도, 부천식물원의 복사꽃모양 온실도 들려보고 싶었다.
또한 과거 쓰레기 매립장이었던 대구수목원의 놀라운 변신도 눈으로 확인해 보고 싶었으며, 천리포 수목원의 게스트 하우스에 묵고 싶었다.

책을 펼치는 시간과 장소마다 나무와 꽃의 향기가 넘쳐났고, 초록의 향연이 펼쳐져 있었다.
내방안에서 또는 지하철에서의 작은 산림욕을 할수 있었던 초록빛 여유로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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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남자친구의 전 여자친구, 코끼리의 등>을 읽고 리뷰를 남겨 주세요.
코끼리의 등
아키모토 야스시 지음, 이선희 옮김 / 바움 / 2010년 4월
평점 :
품절


'코끼리의 등' 이책의 제목이 너무나 독특했다.
자주 볼수 있는 코끼리도 아니고, 코끼리등에 올라가보지 못했기 때문에 왜 책 제목이 코끼리 등일까 의아했다.
책을 처음 접했을때 제목과 책의 내용이 일치하지 않아서 적잖히 당화하였다.

이 책은 48세의 마지막 해에 폐암선고를 받은 한 남자로부터 시작된다.
아내와 아들 그리고, 딸을 둔 후지야마 유키히로가 바로 그 남자이다.
부동산회사 기획부장인 그는 일상속에서 바쁘게 지냈고, 특히 앞만 보며 달려가다가, 결국 폐암이라는 암초에 걸려 좌절하게 된다.
남은 기간이 6개월.
후지야마는 연명치료를 거부하고, 자신의 인생들에게 유서를 쓰면서 남은 생을 보내기로 한다.

33년전의 첫사랑에게 보내는 거짓 동창회소식을 시작으로, 그랜드 펑크의 앨범으로 싸워서 31년간 연락을 끊은 고등학교 친구를 만났다.
그리고, 자신이 배신한 거래처 사장을 통해 용서를 빌었다.
젊은 시절 사랑의 배신을 했던 옛 연인인 미즈하시와 마지막 섹스로 유서를 대신하였고,
아내외의 또다른 사랑인 아오키 에쓰코와 실명으로 숙박부를 쓰고, 5년전 가명으로 여행했던 하코네에 여행을 하였다.
사회 초년생 시절 입사동기인 다카자와에게 상처를 주었는데, 오히려 그는 그녀를 피하고 싶어했다.
하지만, 다카자와를 통해 그동안 모르고 살았던 딸을 만나는 행운도 누렸다.
계모에 대한 증오로 큰형 고이치와 오랜동안 쌓았던 담을 무너뜨렸고, 라이벌이었던 입사동기 이시카와와 맘을 터놓을수 있었다.
이처럼 후미야마는 과거에서 미래로의 삶을 남은 생에 모두 더듬어내고, 엉킨 것을 풀어내고 있었다.
하지만, 그는 매우 행운아였다.
그는 배신한 사람들은 모두 그를 용서했고, 아직도 사랑했다.

책속에 소개된 노랫가사 '결국 각각의 인생이 강물의 흐름처럼 폭이 넓어지거나 좁아지거나 깊어지거나 얕아지거나 길어지거나 짧아지는 등 보기엔 제각각 달라도 마지막에는 똑같이 바다로 흘러간다'처럼, 그의 인생은 비록 짧았을 뿐이다.
남은 짧은 생동안 그는 자신이 사랑하고 사랑했던 사람들에게 자신의 사랑을 당당히 아낌없이 보여주고 싶어했고, 상처주었던 사람들에게 화해와 용서를 구했다.
이 책에서 보듯 사랑을 표현하고, 화해와 용서를 구하는데는 채 반나절도 걸리지 않는다.
그 짧은 시간내 해결할수 있음에도 후지야마처럼 30년이상 걸리고 때로는 평생이 걸리기도 한다.

가끔 암환자들의 수기나 호스피스 병원에 대한 이야기를 접하게 되면, 드는 생각이 있다.
처음 책을 집기 전에는 죽어가는 아니, 세상과의 마지막 이별을 준비하면서 남은 생을 정리하는 모습을 먼저 상상하게 된다.
물론 이런 모습에서 삶의 무게감을 느끼게 되며, 나와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이런 상황에 놓이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 외면하고 싶어진다.
하지만, 그러한 것이 전부는 아니다.
남은 생또한 삶이기에 하루하루를 진지하게 살아가는 모습이 더 보이게 되고, 그 모습에 감동을 받는다.
죽어간다고 생각한 사람들에게 삶을 바라보고 마주 대하는 모습에서 오히려 용기와 감사, 사랑 그리고 희망을 얻는다.

이책에서 가장 인상적인 구절은 후지야마가 이마노 사장에게 자신의 병을 털어 놓는 장면이었다.
자신은 폐암에 걸렸고, 몇달 생이 남지 않았음을 고백하는 후지야마에게 이마노 사장은 이렇게 위로한다.
"행복한 하루는 따분한 1년에 해당하는 법이지"
이제 인생을 좀더 알차고, 행복하게 살아가고, 자신을 솔직히 마주하는 것이 진정 오래 장수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이제 처음으로 돌아가 '코끼리의 등'이라는 책 제목을 살펴보자.
책을 모두 읽고나니, 알거 같았다, 왜 이 책 제목을 코끼리의 등이라 했는지.
코끼리는 자유로이 밀림을 돌아다니는 코끼리가 아니었다.
세상속을 살아가는 코끼리인 것이다.
가족들을 등에 실고, 무거운 짐을 등에 메고 일생의 모든 시간을 세상속에서 걸었다.
하지만, 이제 모든 것을 내려놓고 떠나야할 시간인 것이다.
마치 그때를 알고 코끼리들이 죽기직전에 간다는 코끼리의 묘지로 행하는 그 모습.
그 힘들게 일하고 생을 정리하기 위해 세상과 뒤돌아가는 그모습.
바로 그 모습을 담아내고 싶었던 것이 아니었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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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커 (양장) - 제3회 창비 청소년문학상 수상작
배미주 지음 / 창비 / 2010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동조, 즉 싱크.
책에서 설명되는 의미는 1. 같은 가락, 2. 남의 주장에 따르거나 보조를 맞춤, 3. 어떤 진동체 고유의 진동수를 밖에서 오는 진동력의 진동수에 일치시켜 공명을 일으키는 일이다.
사실 우리 사회를 이끄는 힘중에 하나도 동조현상이라고 볼 수 있다.
합의와 다수결의 원칙도 동조현상의 결과물이라 볼 수 있다.
책속에 삼차원 인터페이스를 통한 수업에서도 동조현상을 놓고, 설명하고 토론하는 내용도 나타난다.
메뚜기떼의 부정적인 내용, 반딧불이의 아름다운 군무의 긍정적인 내용이 소개된다.
이런 개념을 기준으로 탄생한 소설이 바로 싱커였다.

인공적으로 건설된 지하도시 '시안', 인공우림이지만 백년넘게 유지되어온 생태계인 '신아마존' 그리고, 갈 수 없는 꽁꽁 얼은 '지상'이 존재한다.
시민이라 불리는 사람들은 지하도시 시한에서 깊숙히 통제받으며 살아가고, 비시민인 난민들은 신아마존과 시안의 경계에서 살아간다.
시안은 바이오옥토퍼스사의 사장이 시장인데, 바로 장수 유전자를 무료로 시안시민에게 공급하였다는 이유로 공로를 인정받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장수유전자를 주입받은 인강능 비록 오래 살수 있지만, 
추위등에 잘 견디지 못하는 등 면역체계가 약해지는 결점등이 발생한다.
즉, 시안의 시민들은 결국 약하게 살더래도 오래 사는 것을 선택한 것이다.
이런 시민들로 구성된 시안은 문명이 발달되어 있다.
신용카드, 신분증의 기능을 갖는 칩을 몸에 심고, 휴대전화기능을 두뇌속 칩이 대신하는 브레인 폰 그리고, 로봇 등 고도의 과학문명을 갖고 있다.

미마라는 소녀는 시안의 시민권자인데, 적은 돈으로 스마트약을 사러 난민촌 메이징타운에 가서 불법으로 물고기와 게임시디를 얻어온다.
미마가 불법으로 시안에 들여온 물고기는 바로 책 표지 중심에 있는 투명한 눈을 가진 동굴 물고기였다.
물고기의 정체는 친구 부건을 통해 밝혀지면서, 진화와 역진화의 개념이 등장하고, 역진화에 대한 연구가 드러난다.
이 물고기를 시작으로 시안을 유지하는 바이오옥토퍼스사의 음모도 같이 들어난다.

미마가 난민촌에서 물고기와 같이 들여온 게임시디는 신 아마존의 동물들과 싱크할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미건과 그의 친구들 부건, 다홉은 싱커가 되면서 신 아마존을 배운다.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신 아마존을 여행하고 배운것이 아니라, 온전히 온 몸으로 동물들을 통해 느끼게 되는 것이다.
바로 이 동물들을 통해 살아가는 것에 대한 그리고, 자유로움에 대한 것을 모든 것을 배우게 된다.

책을 읽으면서 박수를 보내고 싶었고 아쉬움을 느낀 것은 뛰어난 아이디어와 미숙한 설명이었다.
앞서 언급하였듯 인공으로 조성된 도시와 열대우림인 시안과 신아마존, 장수 유전자, 진화와 반대개념인 역직화, 미래사회의 모습, 나노머신 등은 작가의 독특하고 개성있는 아이디어였다.
미래사회를 두려워하고 염려되는 마음을 너무 무겁지않고, 그리고 너무 극단적으로 그리지 않고 자연스럽게 담고 있다.

하지만, 이에비해 미래사회를 독자에게 설명하는 방법은 매끄럽지 않았다.
특히 인물의 등장과 캐릭터, 사건에 대한 심도있는 공감을 이끌지 못했다는 것이 아쉬웠다.
미마와 부건, 칸에 대한 감정선으로 나름대로 미약하지만 드러나있는 반면에 다른 인물과 사건은 그냥 기술에 불과해 보였다.
이로인해 이야기의 진행은 매우 빨라서 가독성이 좋았으나,
공감할수 없는 그냥 완벽한 남의 이야기가 되어버렸다.
책을 읽고 '재미있게 흥미롭게 읽었다'라고 덮기 쉬웠다.

작가의 아이디어와 의도는 240페이지에 담기에는 부족해 보였다.
지금 분랴의 3~4배 정도로 이야기를 풀어 갔더라면, 더 공감이 가는 멋진 이야기가 될수 있었을 것이다.
마치 시안과 신아마존을 둘러싼 엄청난 이야기를 압축시켜 놓은 느낌이 들어 아쉬웠다.
하지만, 독특한 아이디어와 다양한 스토리에 영화로 만들기에는 제격인듯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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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타티타
김서령 지음 / 현대문학 / 2010년 4월
평점 :
품절


유치원에서 초등학교 6년내내 다녔던 피아노 학원에 대한 추억이 꽤 많았다.
특히 그중에서 하농을  굉장히 지루해 했던 추억은 공감이 갔다.
어릴때는 친구와 같이 무엇을 한다는 것은 심지어 벌 받는것까지도 재미있었다.
그나 역시 친구와 젓가락행진곡, 티타티타를 즐겨치곤했는데, 그때마다 빠지지 않는 것은 서로를 바라보고 짓는 미소였다.
소연과 미유의 젓가락 행진곡은 비록 긴장속에서 불협화음으로 끝났지만, 난 친구들과 함께 곧잘 박자를 바꿔가며 치곤했다.
그대 같이 연주한 친구들의 이름은 기억나지 않지만, 그 아이들의 미소와 행복감은 지금도 기억이 난다.

이책속 티타티타는, 나의 추억과는 달리 소연과 미유의 티타티타처럼 완벽하지 않은 연주에 가까웠다.
소연과 미유는 악보도 볼줄 모르는 초짜일때 그저 선생님의 몸짓과 소리를 따라하며, 티타티타를 배웠고, 학원발표에서의 연주는 건반을 잘못누르고, 서로 박자도 못맞추는 엉망진창이었다.
그저 추억의 일편이겠거니 했던 이 짧은 추억은 인샌의 전부였다.
세상을 살아가는데 필요한 모든 것은 유치원에서 배운다는 농담이 있는고, 가끔은 진실처럼 느껴질대가 있는데, 바로 이책이 그러한 느낌이 들게 하였다.

소연과 미유의 어린시절, 그녀들의 가족은 완전하지 않았다.
소연의 가정에는 아빠대신 책임감강한 이모와 할머니가 있었고,
미유의 가정도 겉모습과는 달리 불안한 구성이었다. 우리는 어릴적 어른은 모든 일을 척척해내고, 항상 옳은 판단만을 하고, 소신대로 자신감있게 후회없이 살아갈 것 같았다.
하지만 수많은 크고작은 성장통을 겪고 성장하여 어른이 되었지만, 소연과 미유의 삶은 그들의 부모들과 그다지 다르지 않았다.
그들이 연주했던 티타티타처럼 믿고 의지하는 사랑하는 사람과 아름다운 연주를 기대하지만, 불협화음을 이룬다.
소연과 미유, 소연과 지환, 미유와 윤수, 은유와 그녀의 가족들, 연희이모와 소연엄마, 소연과 엄마, 미유와 아빠, 미유와 엄마, 은유와 아빠, 은유와 엄마 그리고, 미유와 지환등등 모두 사랑하고 의지하지만, 서로에게 상처가 되고 기대이하로 아마추어의 관계를 유지한다.

아마추어의 사랑은 불안정하고 불안하다.
그리고 아마추어의 사랑은 순수하고 순진하다.
서로의 상처를 치유하고 실수를 품에 안는 것도 아마추어의 사랑이다.
서툴고 투박하고 바보같고 부족하고 모자란 아마추어의 사랑은 삶 자체도 아마추어 인생으로 만든다.
어딘가 비어있고, 일부는 모자라고, 상처받고, 상처주고, 서투르게 감싸안는 아무추어의 인생인 것이다.

서로 상처주고 상처받고 그렇지만 사랑받고 사랑해야하는 관계, 그것이 사랑하는 사람들이고, 가족들이다.
이세상 상처주지도 받지도 않고 오로지 사랑만이 존재하는 가정이 있을까?
누군가가 이야기했다.
멀리서 바라보는 인생은 희극이지만, 다다가 인생안에서 바라보면 비극이라고.
도란도란 단란하고 행복한 가정안에 갈등도 아픔도 있을 것이다.
우리모두는 아마추어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아마추어이기에 아마추어의 사랑을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나도 어른이 되면 모든것을 손에 쥐고 가질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나도 그런 꿈을 갖고, 성장통을 겪으며 견디며 이제 어른이라 불릴 나이가 되었다.
돈을 벌수있는 직장도 갖고 있고, 사랑도 이별도 겪었으며, 귀여운 조카들의 응석도 질문에도 답한다.
하지만, 난 여전히 아무것도 가지지 못했고, 여전히 갈등하고, 여전히 상처주고, 여전히 상처받고, 여전히 아파한다.
어릴적 내가 연주했던 티타티타처럼 세상과 완벽한 화음과 화사한 미소와 행복감을 연주하고 있지 못한 것이다.
완벽한 화음을 꿈꾸며 살아가지만, 인생은 두번 살아지지도 반복되어지지도 않기 때문에 처음 티타티타를 연주하듯 서툴수밖에 없다.
그러나 불행하지 않다.
그리고, 이 책속 미유와 소연도 불행하기만 한것은 아니었다.
세상 모두들 두번살지 못하는 인생이란 무대의 아마추어이기때문에 불행속에서 허우적거릴 필요가 없는 것이다.
우리는 끊임없이 다른 누군가를 사랑하고 사랑하는 이와의 화음을 시도할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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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나는 바깥으로 들어갔다, 1인용 식탁>을 읽고 리뷰를 남겨 주세요.
어느 날 나는 바깥으로 들어갔다 - 스물여섯의 사람, 사물 그리고 풍경에 대한 인터뷰
최윤필 지음 / 글항아리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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깔끔한 겉표지 그리고, 바깥으로 나간것이 아니라 '어느날 나는 바깥으로 들어갔다'는 제목에 온 마음을 빼앗겼다.
이렇게 마음이 닿은 이유는 우선 내가 아웃사이더인 삶을 살고 있고, 다수결 원칙을 거부하는 체질이며, 번잡한 다양성이 획일화된 통일성보다 훨씬 인간답고 생존의 우월성을 갖는다고 생각하기 때문인거 같았다.
"바깥에서 만난 이들의 말과 세상살이의 어눌함"이 연재를 이어왔다는 작가의 머리글과 함께 이 책을 시작하였다.

이책은 2009년한국일보의 기획기사 '최윤필 기자의 바깥'을 토대로 만들어졌다.
허리우드 클래식의 김은주 사장님을 시작으로 26개의 인간고 사물, 풍경, 동물의 이야기와 삶이 담겨있다.
26편의 삶과 사물을 마주대할 때마다 부끄러워졌고, 용기를 얻었고, 그들의 신념에 질투를 했다.
허리우드 클래식 김은주 사장님, 풀피리, 성 베네딕토 요셉수도원, 비무장지대 DMZ, 시간강사, 노래 '광야에서'를 만든 문대현의 스토리들은 이미 한두번 접했던 이야기였지만, 대부분은 새로 마주치는 삶이었다.
이중에서 특히 기억에 남았던 삶을 두어개 소개하고 기억해 보고자 한다.

첫번재 사연은 연극배우 택배기사 암학순의 삶이었다.
그를 만나면서, 군무 발레리나 안지원에서도 만날수 있었던 마이너들의 삶이 너무나 대조적으로 다가왔고, 그들의 삶속에서 나의 삶을 발견하였다.
특히 그에게서는 다른 어느 삶보다 가장의 무게감, 아버지의 고된 삶이 느껴졌기에 기억하고 싶어졌다.
나의 아버지에게도 꿈이 있었으리라는 생각이 들자, "택배가 연극보다 더 정직한 노동인것 같다'는 그의 말이 삼의 무게로 다가왔다.

두번째로 탈북청소년 대안학교 셋넷학교 박상영교장님의 이야기였다.
그의 삶에서는 참으로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였고, 많은 것을 반성하고 배웠다.
"그냥 좋아서 저 좋자고 하는 거예요",  "기죽지말고, 꼴리는 대로 살아라"라고 말하는 교장선생님, "뚜벅뚜벅 당당하게 사뿐사뿐 유연하게"라는 교훈을 가진 셋넷학교에 박수와 애정을 보내고 싶었다.
특히 "차별은 낮은 편을 편든다면서 가지런히 빗질된 이성만을로 덤벼들어 상처를 후벼파고 차별의 구조를 굳히는데 부역하는 예는 흔하다.
누가나 개입할수 있지만 아무나 제대로 개입하긴 힘든 저 화사한 모순의 화단안에서 차별은 자란다"라는 글귀는 꽤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거 같았다.

마지막으로 기억하고 싶은 사람은 사진속 그 겸연쩍은 미소의 소유자인 한왕용님이었다.
한국산악계의 아름다운 넘버3, 산악계의 휴머니스트 한왕용은 눈보다 더 희었고 에베레스트보다 더 고고했고, 등산처럼 정직하고 순수했다.
라디어 생방송에서 '아~ 와보니, 뒤에 더 높은게 있네요', '아~ 대장님 바람에 다 날려가 버렸습니다'라고 했다는 그.
시절이 어려운 IMF만 아니었다면 소위 대박이었을거라 생각이 들었고, 그의 매력에 쏘옥 빠져 버렸다.

26개의 이야기는 하나같이 같은 스토리도 같은 인물도 같은 삶도 없었지만 공통된 향기가 있었다.
책장에 오랜만에 발견한 오랜 책의 향기, 시골재래시장의 여유로우면서도 구수한 향기, 뻥튀기 장수의 뻥튀기 향기가 배어있었다.
1등도 주류도아닌 뒷방에 물러 앉은 퇴역 신세이거나, 번듯한 대로가 아닌 꼬불꼬불한 오솟길을 걸어간느 풍경이었다.
풀풀나는 곰팡이 향기가 아닌 손때묻고, 정감이 가고, 안쓰럽고, 안타깡움이 묻어나는 향기였다.
느릿느릿 걸어가고, 돌아가야하는 길을 걷는 모습에서, 주변의 성공한 삶의 잣대에서 벗어나, 온전히 자신의 삶을 살아가는 모습에서 그들의 용기와 선택에 박수를 보냈다.
난 주위의 평가와 눈, 편견속에서 또하나의 평가와 눈, 편견이 되어 살아가고 있었다.
느릿느릿 걸어가고, 돌아가야 하는 길을 선택하는 용기와 당당하게 또는 조용히 걸어가는 모습에서 진짜 삶이란 무엇인지 다시 생각해 보았다.

바깥속 삶이 더 커지고 많아져서 안이 없는 또는 바뀌는 세상.
위로부터의 이야기가 아니라 아래로부터의 목소리가 더 커지는 세상.
그런 세상을 희망하고 꿈꿔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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