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자를 구워 주는 피아노 선생님 비룡소의 그림동화 186
주잔네 얀센 지음, 한미희 옮김 / 비룡소 / 2007년 5월
평점 :
절판


이 책은 저자인 주잔네 얀센의 어릴적 피아노 선생님을 모델로 한 이야기 그림책이다.
피아노가 있는 방들을 오며가며 아이들의 피아노를 가르치는 선생님,
아이들의 뚱땅거리는 피아노 소리를 그 어떤 연주보다도 더 듣기 좋아하시는 선생님,
매일 매일 아이들에게 맛있는 피자를 구워주기 위해 잔뜩 장을 봐 오는 선생님,
자신이 가르치는 아이들을 데리고 파리의 피아노 연주 대회를 다녀오는 선생님...

피아노 선생님에 대한 따스한 기억과 추억이 독특한 분위기의 삽화와 어우러져
어릴적 작가의 시선으로 그려지고 있다.

요새는 어릴적부터 악기 교육은 필수적으로 받는 것이 대세로 여겨지고
그래서 아이들은 거의 반강제적으로 피아노 학원이나 기타 음악학원을 다니곤 한다.
우리 아이들 역시 처음엔 다니고 싶은 호기심 반, 엄마의 은근한 권유 반으로 피아노 학원을 다니기 시작했다.
1년이 지나고 어려운 체르니에 들어가자
역시나 인내심 없는 아들 녀석은 그만 다니고 싶다고 노래를 한다.
하지만 고학년이 되어 이젠 그만해도 되지 않을까 싶은 큰 녀석은 여전히 피아노 학원을 매일 들른다.
이 책 속의 아이들처럼 말이다.

학교가 끝나면 오는 길에 있는 피아노 학원을 들러
선생님과 수다도 떨고, 피아노도 좀 치고,
때론 그곳에서 친구를 만나 함께 그림을 그리기도 하고
선생님에게 가끔씩 뜨개질을 배워오기도 했다.
아마도 피아노 그 자체가 좋았다기 보다는 음악이 있고 자연스런 교제가 있는 그 곳을 좋아했던 것이 더 맞겠다.

아이들에게 음악이나 예술이
어떤 거창한 자세나 훈련을 의미한다면 금새 나가 떨어지고 말겠지만,
선생님으로부터 받는 따뜻하고 건전한 영향력이 있다던지,
대상에 대한 아름답고 감성적인 접근을 할 수 있다던지 하는 기회가 있다면
아이들은 그 자체를 그런 아름다운 추억들과 함께 기억하여 오래도록 함께 할 수 있을 것이다.
책 속 피자를 구워주는 선생님에게서 피아노를 배우는 아이들이나,
피아노 학원에서 뜨개질도 배워오는 우리 아이들처럼 말이다...

이 그림책의 삽화는 특별히 관점이 위에서 아래를 내려다 보는 관점이다.
이 관점의 장점은 사건이 벌어지고 있는 공간을 훨씬 더 넓은 시야로 바라볼 수 있다는 점이고
인물들의 모습이 왜곡되어 보이지만 그것이 우스꽝스러운 것이 아니라
친근한 느낌으로 다가온다는 것이다.
작가의 따스한 색감의 삽화와,
아이들과 음악을 사랑하는 피아노 선생님에 대한 아름다운 추억이
이 책을 읽는 나와 우리 아이들에게도 전해지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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