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우가 오리를 낳았어요
팡야원 그림, 쑨칭펑 글, 박지민 옮김 / 예림당 / 2003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여우가 오리를 낳았어요!"
제목부터 재미있는 이야기가 상상되는 책이네요.
아이가 책을 고를때 보통 제목을 보고 많이 고르게 되는데
가장 먼저 덥석 집어든 책이니
아이의 관심을 충분히 끈 책이라 할 수 있습니다.

배가 고픈 여우가 우연히 만난 오리알.
그냥 꿀꺽 삼키고 싶은 마음을 꾹 누르며 즐거운 상상을 하죠~
오리알을 지금 당장 먹어버리기 보다는 오리가 태어나서 그 오리를 잡아먹는 것이 더 좋겠다~싶은거죠.

상당히 똑똑하고 지혜로운 여우예요.
꾀가 많고 머리 쓰길 좋아하는 동물의 대표가 여우니까요.
게다가 얼마나 참을성도 많은지...
이 알을 어서 부화시키기 위해 여우가 하는 행동들은 안쓰럽기까지 합니다.
배가 고픔에도 참으면서 알을 따뜻하게 품으려고 여러가지 노력들을 해요.
자기 배에 끈으로 동여 매 보기도 하고,
구덩이를 파서 안전하게 숨겨놓아 보기도 하고...
결국 자기 입에 넣고 따뜻하게 보관하기로 했지요.

하지만 그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차라리 그냥 한 입에 꿀꺽 삼키고 말겠어요..
하지만 여우는 나중에 더 맛있는 오리고기를 먹으려고 불편함도 감수하고 입에 알을 품어요.

어느새 알을 깨고 나온 아기 오리...
드디어 여우는 눈을 반짝이며 입맛을 다시지요~~
그때 아기 오리가 여우를 보고 "엄마~"라고 하네요..!!!
자기는 남자니까 엄마가 아니라 아빠라고 정정해 주는 마음씨 여린 여우.
(아마도 이 여우는 오리알이 아니라 오리였어도 잡아먹지 못했을 것 같네요.)

아기 오리가 자신을 입에 넣어 따뜻하게 보호해 준 것에 감사하고
자기의 아빠가 되어 주는 것에 감사하는 말을 하니
여우는 어느새 아기 오리의 아빠가 되어버립니다.
어떻게 아빠가 아기를 잡아먹겠어요!!!
여우는 오리를 먹고 싶었던 마음조차 사라져 버릴 정도로,
그냥 산열매나 풀을 먹는 것이 오히려 더 좋아보일 정도로,
그렇게 아기 오리의 아빠가 되어가네요.

낳은 정보다 키운 정이라더니...
처음 여우의 의도는 달랐지만 
진심으로 정성을 들이고 애쓰고 돌보면서
여우는 진정으로 남을 위하면서 느끼는 보람과 기쁨을 느꼈을 것 같네요.
그건 여우의 본성마저도 바꿀 수 있는 힘을 지녔어요.

알을 품는다는 것.
자기를 포기하고 타인을 위해 정성과 사랑을 쏫는 거지요.
우리 아이들도 누군가를 위해 자기 것을 포기하고 애쓰며 노력하는
그런 고운 심성을 가지며 자라길 바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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