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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날은 간다'를 4번 봤다.  그 숫자만큼 허진호 감독에게 반했다. 이혼녀 '은수'와 소년 같은 청년 '상우'가 만나고 헤어지는 과정에 눈을 뗄 수가 없었다. 처음에는 '상우'에게 동화되었지만, 다시 볼 수록 난 '은수'에게 동화되었고, 마침내 내가 '은수'가 되었다.

그 기대와 설렘으로 '외출'을 기다렸다.  나의 보람은 서운케 무너졌다.  인수와 서영의 배우자들은 불륜의 관계였다. 배용준과 손예진은 배우자의 불륜에서 오는 배신감과 허탈감을 표현하지 못했다. 그저 예쁘게만 보이려고 했다. 또 배우자들의 불륜에 이은 자신들의 관계에 대한 불안감을 온몸으로 표현하지 못하고 대사로 처리했다.  이 영화의 리얼리티를 떨어뜨리는 것은 또 다른 곳에도 있다. 배우자가 입원해 있으면 대개 같이 병실에서 생활한다. 하지만 이 영화에서는 병원보다 이들이 지내는 모텔이 더 많이 나왔다. 봄에 눈이 내려 서영의 바람이 이루어진다는 설정은 자연스러운 감정을 유도하는 감독의 전작과는 달랐다.

그러고 보니, 허진호의 영화에는 항상 죽음이 있었다. '8월의 크리스마스'에는 주인공 정원의 죽음이,  '봄날은 간다'에는 상우 할머니의 죽음이, '외출'에는 서영의 남편의 죽음이 있었다.  전작들에서는 나타나는 죽음은  극의 흐름에 중요한 의미가 부여되었다.  정원의 죽음은 정원의 가족과 다림에게 새로운 의미로 다가왔다. 상우 할머니의 죽음은 상우에게 실연의 아픔을 딛고 은수를 이해할 수 있게 했다. 또 상우 할머니는 지나간 봄날을 그리워하고 있었다. 하지만 '외출'에서 서영 남편의 죽음은 특별한 의미를  갖지 않는다. 죽지 않아도 극의 흐름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이 영화는 전시된 음식같았다. 윤기는 흐르지만 먹지 못하는 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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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7월 24일 대학로에서 조성일씨와 함께.

  조성일씨는 오직 이나영 때문에 이 영화를 봤다고 한다. '네 멋대로 해라'에서 이나영의 이미지가 너무 좋아서 이 영화를 첫 번째로 봤고, 두 번째로 나와 함께 봤다.

동치성. 이십대 후반 혹은 삼십대 초반의 야구선수이다. 이 영화는 동치성의 성장기이다. 대부분의 성장 영화의 줄거리는 인생의 의미를 깨닫고,  그 대가로 신의 순수함을 지불하는 것이다. 이 영화의 주인공은 사랑은 거창하거나 대단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기 위해서 집과 직장을 잃는다. 이 영화는 성인 동치성의 성장영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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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용선배, 향미, 병록과 함께 토요일 심야영화로 봤다.

'효자동 이발사', '아라한 장풍대작전' 등 다른 영화들도 있었지만 수용선배가 보고 싶다고 해서 봤다.

요즈음 내가 '트로이'라는 단어를 가자 많이 접하는 것은 컴퓨터 화면에서이다. 백신 프로그램 업데이트를 하면  항상 '트로이 목마'라는 단어가 결과창에 뜬다.

그리스 신화를 바탕으로 만든 영화이다. 아킬레스, 파리스, 헥토르, 헬레나 등 등장인물에 관한 배경지식은 영화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지만 그러한 것들은 몰라도 이 영화를 이해하는 데는 지장이 없다.

이 영화는 헐리우드 영화답게 많은 볼거리를 제공해 준다. 전투장면, 신전의 모습, 남자 배우들의 멋진 몸매 등이 그것이다. 그 중에서 남자 배우의 몸매는 나의 눈을 사로 잡기에 충분했다. 전투장면이나 신전의 모습은 그래픽으로 처리했겠지만 아킬레스 역을 맡은 브레트피트의 몸매는 사람의 손을 거치지 않았기 때문에 더 큰 매력으로 다가왔다.

감독은 이 영화를 통해, 일리야드의 오딧세이에서 보여준 거대한 서사를 재연해 주는 것에는 실패했다는 생각이 든다.  또 권력자들의 이중 속셈과 남성들의 야망, 전쟁 영웅으로 태어났지만 그것에 갈등하고 거부하지만 결국 전쟁터에서 죽고 마는 아킬레스를 통해 운명을 거부하는 인간의 갈등을 보여주지 못했다. 또 그리스 스파르타의 왕비 헬레나와 트로이의 둘째 왕자 파리스의 사랑이 이 거대한 전쟁의 원인이 되었다. 거대한 제국과 맞바꿀 그들의 사랑에 대한 감독의 해석은 아주 미비했다.

전반적으로 헐리우드의 한계를 보여준 작품이었다. 브레드 피트만 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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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환'을 봤다.

안동의 지역 사정상 영화관에서 보지 못했고, 지역 시민단체들의 힘으로 상지카톨릭대학에서 상영되었다.

'상계동 올림픽'이라는 영화를 대학 다닐 때 본 적이 있다. 그 때는 그 작품이 김동원감독의 것이라는 것을 몰랐다. 88올림픽 이면에 그런 모습이 있는 줄 몰랐다. 그리고 영화라는 것은 사랑이야기만 있는 줄 안 대학 1년인 나에게 그 작품을 영화의 새로운 세계를 열어 주었다.

대학을 졸업하고, 취직을 하면서 대학 1년 때의 감동을 잊어버리고 살았다.

'송환'은 나에게 그 감동을 되살려 주었다.

그리고 '송환'은 나에게 인간에 대한 신뢰를 확인하게 해 주었다. 신념이 무엇인지 가르쳐 주었다. 비전향 장기수에 대한 나의 선입견을 확인하게 해 주었다. 

무엇보다 왜 통일이 되어야 하는가에 대해 가르쳐 주었다. "빨리 통일이 되었으면 좋겠어. 그러면 국어선생님이 빨리 될 수 있을거야. 아무래도 북한에 가서 남한 말을 가르쳐야 될거야"하는 나에게 주위 사람들은 "너처럼 통일이 되어야 하는 이유를 명확하게 그리고 직접적으로 말하는 사람은 처음이야"라고 했다. 그렇다 통일은 나에게 민족의 발전을 위한 것도, 국방비의 감축을 위한 것도 아니었다. 그저 나의 꿈인 국어 선생님을 빨리 만들어 줄 방편인 것이었다. 그런데 난 이 생각이 잘못 되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송환'에서는 통일을 거창하게 얘기하지 않는다. 그저 우리와 비슷한 장기수 선생님들이 자유롭게 왕래할 수 있는 것이 통일이라고 한다.

영화에 등장하는 장기수 선생님들에게서 70살 청년의 모습을 보았다. 그들은 젊은날에 가졌던 생각을 버리지 않았다. 그리고 지금도 그 모습대로 살아가고 있었다. 민족과 사회에 대한 신념을 가지고 살아가는 그들의 모습은 분명 청년의 모습이었다. 토익과 공무원 시험에 매달리는 대학생들도 더 젊은 모습으로 열정적으로 살아가고 있었다.

뱀발: 영화에 박찬숙씨가 등장했다. "비전향 장기수의 북송"과 관련한 시사 프로그램의 사회자였을 때의 모습이었다. 그 당시도 그녀는 이미 수구 보수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 그녀가 영화에 등장했을 때 객석에서 누군가 "c8년"이라고 했다. 모든 관객이 웃었지만 그 사람과 같은 생각이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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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에 텔레비젼에서 이 영화를 봤다.

극 중에서 은수와 상우는 계속해서 라면을 먹기에,

나도 라면을 끓여 먹었다..

라면을 먹으면서 난 은수가 되었겠지.

처음 이 영화를 봤을 때 난 상우가 불쌍했다.

두번째, 세번째 봤을 때는 은수가 이해되더군요. 마치 내 모습 같아서...

이제 네번째 봤어요. 그리고 지금은 은수의 열정이 부럽다.

난 아무 것도 할 수 없고 아무도 만날 수 없을 것 같은데...

누군가를 만나고, 또 옛사랑을 찾아올 수 있는 은수의 열정이 부럽다

다섯번째 이 영화를 보면 어떤 느낌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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