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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용선배, 향미, 병록과 함께 토요일 심야영화로 봤다.
'효자동 이발사', '아라한 장풍대작전' 등 다른 영화들도 있었지만 수용선배가 보고 싶다고 해서 봤다.
요즈음 내가 '트로이'라는 단어를 가자 많이 접하는 것은 컴퓨터 화면에서이다. 백신 프로그램 업데이트를 하면 항상 '트로이 목마'라는 단어가 결과창에 뜬다.
그리스 신화를 바탕으로 만든 영화이다. 아킬레스, 파리스, 헥토르, 헬레나 등 등장인물에 관한 배경지식은 영화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지만 그러한 것들은 몰라도 이 영화를 이해하는 데는 지장이 없다.
이 영화는 헐리우드 영화답게 많은 볼거리를 제공해 준다. 전투장면, 신전의 모습, 남자 배우들의 멋진 몸매 등이 그것이다. 그 중에서 남자 배우의 몸매는 나의 눈을 사로 잡기에 충분했다. 전투장면이나 신전의 모습은 그래픽으로 처리했겠지만 아킬레스 역을 맡은 브레트피트의 몸매는 사람의 손을 거치지 않았기 때문에 더 큰 매력으로 다가왔다.
감독은 이 영화를 통해, 일리야드의 오딧세이에서 보여준 거대한 서사를 재연해 주는 것에는 실패했다는 생각이 든다. 또 권력자들의 이중 속셈과 남성들의 야망, 전쟁 영웅으로 태어났지만 그것에 갈등하고 거부하지만 결국 전쟁터에서 죽고 마는 아킬레스를 통해 운명을 거부하는 인간의 갈등을 보여주지 못했다. 또 그리스 스파르타의 왕비 헬레나와 트로이의 둘째 왕자 파리스의 사랑이 이 거대한 전쟁의 원인이 되었다. 거대한 제국과 맞바꿀 그들의 사랑에 대한 감독의 해석은 아주 미비했다.
전반적으로 헐리우드의 한계를 보여준 작품이었다. 브레드 피트만 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