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이별'이란 무엇일까요?
충분히 슬퍼하고, 상실의 대상을 떠나보냄으로써 건강하게 다음 단계로 나아가는 것이에요. 모든 이별은 궁극적으로 좋은 것입니다. 이별에 따른 혼돈스럽고 다양한 감정들을 잘 인식하고 그 시기를 거치면 더 크고 넓은 사람이 될 수 있으니까요.
"이별 후 겪게 되는 상실과 아픔은 정신분석적 심리치료의 핵심이고 사회와 개인을 아프고 병들게 만드는 원인입니다. 그런데 우리에게는 막상 '이별에 대한 매뉴얼'이 없습니다. 8년 전 아버지가 돌아가셨을 때 고향으로 가던 길 휴게소에서 이별에 대한 책을 샀는데, 별 도움이 되지 않았어요. 그때부터 이별에 대한 책을 구상하기 시작했습니다."
새 책을 낸 김형경씨의 인터뷰를 보다가 옮겨왔다. 아직 그 책을 읽지 않았지만 참 와닿는 말이다. 엄마가 갑자기 쓰러지시고 의식불명인 상태를 지켜보면서 '갑작스런 이별'을 생각한 적이 있다. 아니 그땐 아무런 생각조차 할 수 없었고 그냥 막막함 자체였다. 시간이 좀 흐르고 상황을 받아들이면서 이런저런 생각을 할 수 있었다. 5일 정도 지나니 입맛이 돌아오는 걸 느꼈다. 살면서 감당하기 벅찬 일을 겪었을 때 처음에는 무감각해지는 것같다.
작가가 예를 든 이방인의 주인공, 뫼르소도 살인을 저지르고 "햇살이 너무 눈부시기 때문이었다"라고 말하는 건 상실에 따른 마비된 감각에 대한 은유라고 해석한다.
다행히 엄마는 괜찮아지셨지만 언젠가는 이별을 할 것이다. 알면서도 거부하고 싶은 진실이다. 이별은 준비되었든 그렇지 않든 후유증이 있는 거같다. 여러 치유방법이 있겠지만 책을 통해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니 고마울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