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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내 안의 차별주의자 - 보통 사람들의 욕망에 숨어든 차별적 시선
라우라 비스뵈크 지음, 장혜경 옮김 / 심플라이프 / 2020년 7월
평점 :
-20210801 라우라 비스뵈크.
원제 IN BESSERER GESELLSCHAFT. 더 나은 이익사회에서. 와, 나 사회학 배울 때 게젤샤프트 들어봤어. 게마인샤프트도 알아! 그런데 말만 알고 퇴니스가 왜 그렇게 공동사회 이익사회 구분했는지 기억이 안 난다…
오스트리아 사회학자인 저자가 현대 사회의 여러 분야에 걸쳐 일어나는 독단과 구분 짓기, 일상적 차별에 관해 여러 가지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유럽 사례가 많은데도 우리 사회에서 일어나는 갈등과 충돌, 담론으로 이어지지 못하는 혐오와 연결지어도 크게 다른 부분이 없어서 흥미롭게 읽혔다.
원래는 자신과 입장과 의견이 다른 사람들을 악으로 몰고 혐오하고 역겹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너무 미워서 이 책을 골랐다. 그러면서도 나도 모르게 저 사람들을 싫어하면서 저런 태도나 마음을 닮아가고 있을지도 몰라, 그게 걱정이 되어서 더 열심히 읽었다. 너희의 자유와 권리가 중요하다면, 나에게도 너를 혐오하고 욕할 자유가 있다, 라는 사람들은 남을 짓밟고 존재 자체를 없애려 드는 걸 권리로 착각하고 있는 것 같다. 그건 그냥 우월의식이고 열등감이고 남을 덜어 나를 채우려는 폭력일 뿐이에요. 에효 말해 무엇합니까. 정작 들어야 할 사람, 읽어야 할 사람들은 귀를 막고 눈을 감고 있을 것을.
내가 틀릴 수 있다, 내가 던지는 이 말이 누군가에게 상처가 되고 존재를 부정하는 혐오가 될 수 있다, 끝없이 되뇌고 반성하면서 살아야겠다. 더 나빠지지 않으려면 꼭 필요한 일이지. 더 나아가 그런 짓을 하는 사람한테도 네가 하는 말과 행동이 무슨 일인지 지적하는 용기도 필요하겠다. 진지충 예민충 소리를 듣더라도 해야 할 일이다.
젠더 문제, SNS의 관심 경제, 노동 시장과 빈곤과 계층 문제, 문화 자본, 골고루 다룬 점은 좋은데 각 장 마지막 마다 뭔가 미완의 느낌으로 마무리될 때가 많았다. 모든 사회학책이 대안을 제시할 필요는 없지만, 진단과 지적에 머무르는 것도 필요하겠지만, 아, 어느새 모범답안이나 비전 중독자가 되어버렸나, 그래서 문제인 건 알겠는데 어쩌라는 겁니까 선생님… 더 큰 가르침을 주십시오… 하는 독자에게 그건 알아서 생각해! 하는 듯한(실제로 그러지 않았습니다…) 불친절함은 조금 아쉽기도 했다. (덕분에 책이 두꺼워지지 않았겠지만…)
뼈 때리는 가르침에 밑줄을 너무나 많이 쳐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