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우리 신화인가 - 동북아 신화의 뿌리 <천궁대전>과 우리 신화
김재용 외 지음 / 동아시아 / 1999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신화를 보는 눈은 다양하다. 하지만 그 모든 눈들은 신화가 세계와 인간에 대한 첫번째 사유 思惟 primary thought 였다는 점에 동의한다. ~~~ 신화 해석은 표면상의 서술 밑에 깊숙이 숨어 있는 속마음을 읽어내는 일이다. 그럴 때, 그 속마음이 바로 오늘의 문화에도 살아있음을 본다.  p.19.

 

단군 신화은 거짓인가, 진실인가.  얼마 전 몇몇 중학생들에게 물어본 적이 있다. 거짓이라고 답한 녀석에게는 그렇다면 단군이 우리의 조상이라는 말이 거짓이냐고 반문했더니 난처해 한다. 진실이라고 답한 녀석에게는 그럼 우리의 어머니가 원래는 곰이었냐고 반문했더니 역시 난처해 한다. 무엇이 진짜고 무엇은 가짜라는 절충안을 내놓기도 한다.  현대인의 대부분은 단군 신화의 모든 내용을 사실로 받아들이지는 않는다. 그러나 매년 10월 3일은 단군이 우리 나라를 열었다며 개천절이라며 기념하고 있다.  그 배경에는 단군 신화가 존재한다.

신화, 어디까지가 진실이고 어디까지가 거짓인가.

위의 물음에 답하는 책들은 많이 나와있다. 내가 공감하는 견해는 역사와 현실에 대한 상징 체계로 구성된 세계가 신화라는 것이다.  그 상징 체계에서 숨겨진 의미와 추상화된 철학을 탐구하는 일은 무척이나 흥미있는 작업이다.

'왜 우리 신화인가'의 1부는 우리에게 친숙한 신화 (대상의 범위는 기록되어 전승되는 신화부터 구전되는 무속 신화와 설화들까지)들이 품고있는 상징 체계에 대한 접근이다. 단적으로 말해서 재미있다. 단군 신화에 등장하는 '신단수'라는 나무의 의미가 다른 나라의 신화들과 어떤 점에서 공통되며 어떤 특성이 나무에게 그런 의미를 갖게 하는가에 대한 이야기는 동화 '재크와 콩나무'의 콩나무를 연상시키며 쉽게 이해할 수 있었다. 옛이야기를 따라가다보면 우리 민족의 놀이인 강강수월래와 달의 상징, 세계에서 보편적으로 발견되는 홍수 신화 속 물의 상징, 고대 국가의 깃발 속에 등장하는 상징이나, 현재까지도 우리의 민간에서 전승되는 여러가지의 상징들과 자연스럽게 만날 수 있다. 언어는 필연적으로 병을 가지고 있고, 그로 인해 불안하다는 '언어질병설'에 대한 설명에서도 역시 재미있는 우리의 언어들을 만날 수 있다.

2부에서는 만주족 신화인 '천궁대전'과 우리 신화에 대한 이야기이다. 1부에 비해서 학술적인 진술방식을 취했기때문에 재미는 1부보다 부족하다. 그러나 우리가 알지 못했던 새로운 신화에 대한 이해와 우리 민족의 신화가 동북아시아라는 지리적 위치에서 다른 민족과 어떤 관련을 맺었는가에 대한 탐구가 우리 신화에 대한 새로운 이해를 가져다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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