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Q84 1 - 4月-6月 1Q84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양윤옥 옮김 / 문학동네 / 200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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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장 같은 리뷰 #1 

책을 읽으며 느꼈던 것을 그때 그때 공책에 적었습니다. 내용보다는 저의 느낌과 책 내용에서  뻗어나간 사색의 흔적들을  리뷰로 올려봅니다.   

  # 2010.8.7.토   

덴고와 아오마메  

덴고와 아오마메가 놓여있는 곳은 현실인가, 환상인가.  

그 둘의 사랑은 통합될까. 통합된다면 어떤 방법으로 통합될 것인가. 

통합된 두 세계는 온전할 것인가. 

현실 또는 환상 

내가 기억하는 내 삶의 실재는 혹시 지난 과거에 대한  조작 기억들이 이뤄낸 환상은 아닐까. 그 환상에 기반해서 지금의 상황을 실재하는 현실로 착각할 수밖에 없는 것이, 계속 변하는 상황을 조작하여 기억으로 가공하며 살 수밖에 없다는 것이 인간의 실존은 아닐까.  

사랑 

사랑은 인물 각각의 환상에 불과한 세계가 부딪히는것, 통합하려고 노력하는 것. 

나의 기억에 의해 조작된 세계를- 그러나 사실이라고 굳게 믿게된 -  그녀(혹은 그)에게 비밀스럽게 내보이고, 그녀(혹은 그)의 기억에 의해 조작된 세계를 - 그러나 사실이라고 굳게 믿게된 - 그녀(혹은 그)의 진실이라 믿으며 두 현실 세계의 통합을 간절히 원한다. 불안하고 불완전한 나의 세계를 진지하게 상대에게 이해받고 싶어하고, 그녀(혹은 그)의 세계에 편입하고 싶어하는 욕망이다. 그러나 각각의 세계가 갖는 불완전함은 통합될 수 있을까. 사랑은 늘 낯선 세계에 들어가서 온전해지고 싶은 욕망이다. 그러나 그 세계는 나와 사랑의 대상이 갖는 환상과 거짓 기억에 불과할 수도 있기에 그 세계앞에서 근원적으로 망설이고, 불안해하고, 때로는 두려워 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막상 두 세계의 통합이 이루어졌다고 믿는 순간에도 항상 동반되는 불안감. 지금 나의 세계는 정말 실재하는가, 그녀(혹은 그)가 보는 나의 세계와 내가 믿는 그녀(혹은 그)의 세계는 근원적으로 불일치할 수밖에 없지 않은가. 결국 사랑은 통합을 꿈꾸지만 통합할 수 없다는 자각으로의 흐름은 아닐까. 

꿈과 욕망 

꿈과 욕망은 자꾸만 다른 세계로 나아가고 싶어하는 마음. 그러나 꿈과 욕망의 대상이 되는 세계는 늘 변화하고 바뀜으로써 항상 멀어져만 가는, 잡을 수 있을 것같지만 결국은 잡히지 않는, 제논의 모순에 등장하는 거북이 같은 것. 그러므로 꿈꾸는 삶과 욕망하는 삶이 이루어지는  세계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깨달음. 라깡의 소문자'a'와 같은 것. 지금 내가 꾸는 꿈, 내가 이루고 싶은 세계는 결국 그때그때마다 변하는 상황에 따라 결국 온절할 수도, 절대적일 수도 없는 가변적인 것일뿐. 그럼에도 불구하고, 꿈꾸지 않고서는, 욕망하지 않고서는 살 수 없다는 것만이 명백한 사실이라는 세상에 대한 이해.  

P.S  

야냐체크의 신포니에타를 들으면 지금의 상황이 바뀔 것인가...... 

바꾸고 싶다. 아주 간절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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