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전이 없다
조영주 지음 / 연담L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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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에 끌려서 책을 집어 든 건 진짜 오랜만인데? 나 같은 독자도 있으니까 작가분들은 제목 좀 신경 써주시길. 알다시피 반전이란 게 장르문학에서는 필수라서 그 한 방에 목말라있는 독자를 위해 작가들은 머리를 쥐어짜내지. 그러다 보니 반전이 없거나 약한 작품은 상대적으로 밋밋해 보이고, 저자만의 감성은 홀대받는 듯해. 근데 나는 언제부턴가 유독 반전으로 유명한 작가들이 싫어지게 됐어. 반전에 강박관념이 있는 건지 연속으로 빵빵 터뜨려대는 플롯에 질렸거든. 그런 작가들은 강약 조절도 잘 못한다? 강속구만 던지면 그저 멋있다고 생각하나 봐. 또 반전에만 몰빵해서 만든 작품들은 개연성도 엉망이고 완성도는 뭐 말도 못해. 그런데도 과대광고하는 출판사들이 너무 많아. 꼴 보기 싫어 아주. 안타깝지만 이 책에도 과대광고가 좀 있었는데 그 부분은 뒤에서 설명할게. 그럼 스탓뜨.


책 뭉치로 얼굴을 두들겨 맞아 죽은 살인 사건이 생겼어. 피해자는 집안에서 우비를 입은 채였고, 주변에는 반전 페이지가 뜯겨진 추리소설들이 굴러다녀. 이 같은 사건이 계속 발생했고 피해자들은 모 출판사의 관계자들이란 걸 알아냈지. 뭔가 싶어 조사해보니 20년 전 누군가가 거액의 돈을 들고 날랐다는 거야. 아무래도 범인은 그 사건에 엮인 누군가가 아닐까? 안되겠는지 경찰은 휴직 중인 노장 형사를 찾아가서 사건을 맡아달라고 해. 근데 이 형사는 말년에 안면인식장애가 생겨버렸어. 가족 얼굴도 못 알아보는 그가 수사에 뛰어든 건 자신이 좋아하는 추리소설이 살인무기인데다 찢겨진 반전 페이지들 때문이었지. 그런 이유로 노장의 위태로운 쇼 타임이 시작된다는 얘기.


이렇게 나이 든 사람이 주인공을 맡아도 나쁘지 않은듯해. 솔직히 요즘의 젊은 형사들은 너무 완벽해서 현실감이 없어. 그래서 작가들이 꼭 핸디캡 한두 개씩은 부여하는데, 전에도 말했지만 나는 주인공이 골골대는 게 너무 싫어. 딱딱한 형사들의 인간미를 꼭 질병이나 트라우마를 통해서만 끌어내는 방식도 이젠 좀 식상하지. 그렇지만 이 책도 클리셰 가득한 구식을 따라 했어. 안면인식장애를 가진 형사라. 치매 걸린 형사의 뉴 버전이라 해도 되겠네. 휴직임에도 후배들이 찾아오는 걸 보면 왕년에 좀 날리셨는가 봐. 매번 부탁에 못 이기는척하는 모습이 귀여우시더라고. 전형적인 형사 성격이지만, 티 나지 않게 남들을 챙기는 게 주인공의 매력이었지. 후배들을 쥐락펴락하면서도 얼굴들을 몰라 깨갱하는 이 캐릭터가 반전 그 자체였던 거야. 그런데 알고 보니 조영주 작가도 똑같은 병이 있다네? 그러니까 주인공 이꼴 작가란 말인데, 자신의 치부를 공개하면서까지 이 책을 썼다는 거잖아? 다 같이 물개 박수 쳐주자.


그럼 이제 실망한 것들을 읊어볼까. 개인적으로 이 작품은 사건보다 주인공이 가진 장애의 설정이 더 중요하다고 봐. 형사의 예리한 감각과 내면의 불안이 계속 부딪히는 건 좋아. 문제는 그 병이 핸디캡 역할에만 충실했을 뿐, 사건을 추리하는 매개체와는 전혀 상관이 없었다는 거. 그 장애를 수사에 이용했더라면 초 특별한 히트작이 되었을 텐데, 아쉽게도 기존 작들하고 또이또이야. 그리고 주인공을 졸졸 따라다니는 김나영 형사도 솔직히 설정 미스야. 오토바이를 타며 밤낮없이 출동하는 모습에 행동대장인 줄 알았는데 이렇다 할 액션이 하나도 없는 거야. 차분한 성격에 기억력도 좋아서 지략가 쪽인가 했더니 그것도 아니드만? 실적도 없는데 일찍 출세했고 빵빵한 집안을 가진 설정이 다 무슨 소용인지. 그리고 동료의 약점과 빈틈을 보완해주는 게 파트너의 역할 아닌가? 주인공 혼자 다 해 먹으라고 옆에서 추임새만 넣고 있던데 비중은 왜 그리도 많은 겨? 눈에 계속 거슬려서 혼났네.


이 책은 사건 말고도 추리소설에 대한 저자의 애정으로 가득한데, 그중 ‘마쓰모토 세이초‘의 작품이 유독 많이 나와. 주인공을 세이초의 열혈팬으로 설정했고, 세이초의 이름을 뒤집어 ‘초이세‘라는 한국작가로 오마주 했더라고. 게다가 카메오로 등장시켜 추리작가의 시각으로 수사를 돕기까지 해. 본인이 세이초 덕후란 걸 이런 식으로 인증하다니 참신하네. 또한 무대배경과 인물들을 출판업계로 설정한 것도 좋았어. 추리소설의 형식을 빌려서 그쪽 바닥의 고충이라던가, 책을 대하는 자세나 순수함을 조명하는 저자의 의도가 느껴졌으니까. 근데 메시지 전달에 신경 쓰느라 메인 사건은 갈수록 부실해지는 게 보였어. 일단 범인과의 심리싸움이라는 광고부터가 틀려먹었어. 등장조차 안 하는 범인과의 핑퐁을 어디에서 봐야 할까? 범인이 반전 없는 소설책을 남겨둔 건 경찰과 술래잡기를 하려던 게 아니었어. 다음 범행을 위한 장치가 아니라 20년 전 사건의 진실을 위한 일종의 쇼였던 거지. 연속 살인 속에서도 전혀 촉박함이 느껴지지 않은 건 그것 때문이었는지도 모르겠네. 그리고 옛 사건의 관계자들을 컨트롤하지 못한 부분도 저자의 큰 실수야. 하나같이 어영부영한 태도와 어설픈 증언들로 어딘가 수상한 기색을 연출한 것 까진 괜찮았어. 근데 너무 뜸 들여가지고 밥이 그만 다 타버렸어. 독자의 흥이 가라앉은 뒤에 반전을 꺼내면 어쩌자는 걸까. 겨우 이걸 보여주려고 그렇게 질질 끌었나 싶던데. 이래서 추리소설은 타이밍도 잘 봐둬야 해. 암튼 구멍도 많고 곁가지도 많은 작품이지만 저자의 용기 있는 도전과, 반전 매력의 소유자인 주인공을 봐서라도 별 4개는 줘야겠어. 이제 그만 졸려서 자야겠다. 내일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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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금 비늘
조선희 지음 / 네오픽션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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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현실적인 이야기를 다루는 문학을 좋아한다. 그래서 판타지 소설은 거의 읽지 않았다. 이런 장르는 비주얼이 중요해서 영상으로 보는 걸 더 선호하기 때문인데, 이렇게 된 데에는 나름의 이유가 있다. 그저 그랬던 소설들이 영화로 보면 꽤 좋았다고 느낀 게 한두 번이 아니었단 말이다. 그렇게 시각 효과가 주는 만족감에 판타지는 책보다 영상이 낫다고 생각해왔었는데 이 책은 그동안의 내 선입견을 완전히 박살 내주었다. 이 작품이라면 나같이 독서 입맛 까다롭고 환상문학을 멀리하는 분들도 얼마든지 좋아할 듯하다. 별이 다섯 개!


백어에게 소금 비늘을 받은 자는 평생에 운이 따르고, 반대로 훔친 자는 불운을 당한다. 별어마을에서 떠돌던 인어의 전설은 이내 현실이 되었다. 살해된 백어의 비늘을 훔친 자들이 시체로 발견된다. 다들 쉬쉬하느라 아무것도 모른 채 모친의 장례를 치른 순하는 마을을 떠나 기로 한다. 한편 도시에는 백어인 마리의 가족이 살고 있다. 비늘에 손대기 시작한 남편의 불상사를 면하려 아이와 집을 떠나는 마리. 남편은 도시로 올라온 순하의 도움으로 아내를 찾아가지만 그곳은 위험한 바다 한복판이었다.


내가 아는 인어의 이미지는 디즈니 만화에 나오는 에리얼 공주의 모습이 전부다. 그에 비하면 이 책의 인어는 흑백의 두 얼굴을 지니고 있다. ‘백어‘는 인간의 모습을 하고 있는 물고기이다. 오래전에 쑥 마늘 챌린지로 인간이 되었던 웅녀 언니처럼, 뭍으로 나온 백어들은 남자와 혼인하여 인간으로 살아간다. 백어들은 남자들에게 단 하나의 조건만을 건다. 백어의 소금 비늘을 절대 탐내지 말 것. 그러나 이 선악과의 유혹을 이기지 못한 남자들은 약속을 어겨서 처참한 운명을 맞게 된다. 이 내용을 전제로 이야기가 쭉 진행되는데 그 중심에서 조금도 벗어나는 일이 없다. 그것은 처음부터 작가의 목적이나 목표가 확고했음을 증명한다. 한때 인터넷에 이런 말이 떠돌았었지.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고 같은 실수를 반복한다고. 이 책을 읽으면 그 말이 자동으로 떠오른다.


그래서 이 작품의 원동력은 ‘욕심‘이다. 여러 인물들이 제 욕심을 따라 불운을 겪게 된다. 크게는 세 명을 꼽을 수 있는데, 첫째는 백어인 아내를 살해한 순하의 아버지이다. 시작부터 그는 아내를 죽이고 정신이 나간 채로 교도소에 갇힌 모습을 하고 있다. 백어의 비늘을 탐하였고 백어에게 죽기 전에 먼저 선수쳤지만 보다시피 결과는 참혹하다. 둘째는 백어인 마리의 남편인 용보이다. 등장인물 중 가장 밉상이지만 작가가 매우 공들인 캐릭터이다. 친구가 소개해준 마리와 결혼 후 잘 먹고 잘 살던 그는 아내의 비늘을 훔치고부터 불운이 달라붙는다. 그의 탐심은 제 발로 불운을 찾아다니는 지경까지 이르게 된다. 셋째는 용보에게 마리를 소개해준 대학 친구 준희이다. 대대로 소금 사업가 집안인 준희는 진실을 보여준다는 염린등을 완성하기 위해 비늘 수집에 집착한다. 직접 나서지 않고 남이 훔친 걸 구매하여 완성한 염린등이 보여준 진실은 바로 자신의 파멸이었다. 이렇게 허황된 욕심을 쫓다가 비참한 최후를 맞은 여러 인간 군상을 볼 수 있다. 작가는 이 작품을 통해 ‘행운과 불운을 향한 선택‘을 언급하였고, 나는 ‘감당치 못할 대가‘에 대해 얘기하고 싶어졌다.


조선희 작가는 이 책으로 처음 만났는데 내공이 상당하시더라. 가장 눈에 띈 점은 작품의 분위기 조성이다. 분위기로 독자를 압도하는 기교는 정유정 작가의 전매특허라고 생각했었는데 조선희 작가에게서도 그 기교를 보게 되다니, 이것만으로도 위대한 작가를 발견한 기분이다. 대부분의 이름난 작가들이 필력으로 인정받곤 하는데, 사실 나는 글을 잘 쓰는 사람보다 이야기를 잘 쓰는 사람을 더 좋아한다. 천상 이야기꾼이라 불리는 사람들은 필력보다 흡인력으로 승부한다. 그래서 정유정 작가를 좋아했고, 같은 이유로 조선희 작가도 좋아질 예정이다. 이야기꾼들의 특징 두 번째는 풍부한 상상과 묘사인데, 이 분야에서는 장용민 작가를 빼놓을 수 없다. 장용민 작가도 문장보다는 이야기로 승부하는 타입이지만, 자신의 무한한 상상력을 탄탄한 스토리로 옮기는 내공이 단점들을 커버하고도 남는다. 그 인상을 조선희 작가에게도 받았다. 이 책은 작가가 창조한 가상의 세계관과, 그 무대를 지탱하는 인물들의 생명력과, 뚜렷한 메시지 전달력이 한데 모여 균형 잡힌 완성도를 보여준다. 아무튼 꽤 내 스타일이라 딱히 단점은 보지 못했는데, 다들 읽어보시면 장점만 눈에 들어올 거라 생각한다.


‘욕심‘을 주제로 한 작품이라 그런지 남 얘기 같지가 않았다. 사실 욕심 앞에서는 어떤 선택을 하더라도 후회가 남는다. 후회가 많은 사람일수록 삶에 미련이 없다고 느끼게 된다. 나도 그랬기에 그 마음을 너무나 잘 안다. 걱정이 걱정을 낳는 것처럼, 후회도 후회를 계속 낳는다. 여기서 벗어나려면 타인과 나를 비교하는 것부터 멈춰야 한다. 준희를 죽도록 시기하는 용보를 보면, 열등감이 얼마나 스스로를 피곤하게 만드는지 알 수 있다. 내가 너보다 못한 게 뭐냐는 감정보다, 너는 너고 나는 나라는 쿨한 마음가짐이 우선이다. 물론 당장 눈앞에 보이는 타인의 인기와 성공을 무시하긴 힘들지. 그래도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으려면, 후회하지 않으려면 연습해서 달라져야 한다. 그래서 오늘도 나는 책을 읽고 글을 쓴다. 더 나아진 나를 바라면서.



※ 출판사에서 지원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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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와 아들 (무선)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65
이반 투르게네프 지음, 이항재 옮김 / 문학동네 / 201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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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애들은 버릇이 없다는 말, 당신은 어떻게 생각하는가? 공감한다면 나도 모르게 꼰대가 된 것이고, 공감하지 않는다면 당신도 ‘요즘 애들‘에 포함된 것이다. 둘 다 해당이 안 된다면 그건 중립이 아니라 아무렇지 않은 척하는 거지. 재미있는 건 ‘요즘 애들‘도 열심히 치고 올라오는 후배들을 보며 그토록 질색하던 꼰대가 된다는 사실이다. 그러니 결국 도긴개긴이다. 무려 수메르 고대 석판에서도 ‘요즘 애들‘이 나왔다고 하니 이만하면 꽤나 핫이슈 아니런가. 헌데 오늘날의 세대 갈등은 윗물과 아랫물의 간격이 그렇게 멀지도 않다. 심지어 초등부 고학년이 저학년에게 개념 없다며 혀를 차는 게 방송에 나오더만? 과연 세상은 요지경이다. 이런 재미난 구경거리를 다룬 고전 작품이 있었으니, 무려 제목부터가 ‘아버지와 아들‘이다. 사랑보다 멀고 우정보다는 가까운 이 사이를 비집고 들어가 보자.


군인에서 민간인으로 컴백한 A군과 그의 절친 B군. 이 영보이들은 세상만사를 부정하는 니힐리즘, 즉 허무주의로 전신을 무장하여 모두를 놀라게 하였다. 또한 올드보이의 관습과 사상을 전부 배격하였고, 그들과의 논쟁에도 눈 하나 깜빡하지 않았다. 이토록 견고하던 영보이들의 세계관은 한 여성을 만나고부터 서서히 침몰하기 시작하는데... 에라이.


BTS와 EXO를 두고 으르렁대는 21세기에 비하면, 이 책의 이념 대립은 엄청난 하이레벨이 아닐 수 없다. 게다가 20대 초중반인 A와 B를 보면서 괜스레 자괴감마저 든다. 여하튼 니힐리즘만이 인류의 진보라고 주장하는 B군의 사상은 꽤나 파격적이다. 이에 동의하는 A군도 가세해서 윗세대를 싸그리 부정했다. 여기서 갈리는 독자의 반응을 반영한 인물이 A의 부친과 그의 형님이다. 부친은 회의감이 들면서도, 영보이들이 현실에 더 가까워 보인다는 이유로 혼란스러웠다. 과거 자신도 모친과 세대 갈등을 겪었으며, 무조건 부모가 옳은 게 아님을 알기에 영보이들을 존중해주고자 했다. 반대로 형님은 지나친 귀족주의라서 시대가 변해도 고유의 것은 유지해야 한다는 생각이 강하다. 그래서 B군과의 언쟁도 여러 번 하는데, 솔직히 사사건건 태클 거는 무례한 사람에게 좋은 감정이 퍽이나 생기겠다. 그 때문에 나는 형님 쪽을 응원하면서 읽었다. 나도 어쩔 수 없는 꼰대인갑다.


1세대는 귀족 출신에 자유주의자였고, 2세대는 잡계급 출신에 민주주의자로 나온다. 그래서 아버지들은 이상주의적인 사상을 강조하고, 아들들은 혁명적 사상을 주장한다. 이것은 당시의 러시아 사회를 고스란히 반영한 것이다. 1840년대의 러시아는 철학과 예술이 삶의 전부였지만 1860년대에는 자연과학과 실용학문이 삶의 지표가 되었다고 한다. 여기서 나뉜 세대 간의 문제를 기반으로 이 책이 만들어졌다. 그래서인지 양쪽의 입장과 분위기가 어떠했는지를 매우 정교하게 다루고 묘사했다. 오케바리, 이 정도면 내공은 인정. 그치만 잼이가 없떠...


이후 낭만주의를 경멸하는 영보이들의 마음을 뒤흔든 여자가 등장한다. 그러나 두 니힐리스트는 감정 표현도 못하고 애써 착한 생각만 하고 있는 우스꽝스러운 상황이 연출된다. 어중간한 삼각관계 속에 조금씩 변색되는 우정. 그러다 A군은 그녀의 동생과 사랑에 빠지면서 마침내 니힐리즘으로부터 졸업을 한다. 반면 B군은 자신의 컨셉을 지키며 종용히 그녀를 떠나간다. 그리고 병에 걸려 끙끙 앓다가 허무주의자 다운 죽음을 맞이한다. 상냥한 작가는 B군이 죽기 직전, 그녀와 재회시켜 눈빛 교환 타임을 마련해준다. 하여간 있을 때 잘하지, 이제 와서 뭣들 하는 짓거린지. 그렇게 매사에 부정만 하더니, 그렇게 해서 이룬 것이 고작 죽음이냐 싶었다.


A군의 그녀가 이런 말을 한다. 스스로를 존중하며 순종하는 것, 이것이 곧 행복이라고. 이 말을 한 명 한 명에게 비추어 보니 신기하게도 모두가 행복해 보였다. 촌구석에서 귀족주의를 고수하는 이도, 이 세상을 통째로 부정하는 이도, 타인에게 휘둘려사는 가련한 이도, 모두가 각자의 방식대로 스스로를 존중하며 살아가고 있었다. 겉보기엔 답답해 보일지언정 본인들은 그것이 곧 행복의 길임을 아는 것 같았다. 하지만 더불어 사는 인간 세상에서 저 혼자 잘 산다고 행복한 사회가 되는 건 아니지. 여하튼 요즘 애들이 버릇없다는 건 맞는 말이다. 그런데 잘 생각해보면 그게 정상이다. 돌고 도는 계절처럼, 2세대들도 언젠가 1세대의 꼰대가 되어 ‘요즘 애들‘을 저격할 것이다. 그래서 이 악순환을 끊으려면 타인의 입장을 이해하고 존중해주는 각자의 노력이 필요하다. 그것이 행복한 나와 행복한 사회를 만드는 지름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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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비종 2020-10-31 22:54   좋아요 1 | URL
요즘은 어른도 버릇이 없다는ㅋㅋ 윗물과 아랫물의 간격이 멀지도 않다는 말씀, 공감합니다. 중학교 3학년 아이들이 2학년보고 버릇없다고 하거든요.^^

A군은 군인에서 민간인이 아니라 학사 학위를 받고 페테르부르크에서 집으로 컴백한 것으로 보입니다만..^^

‘으르렁대는‘ㅋㅋㅋ 센스있는 표현이십니다. 저는 형님과 B 둘 다 마음에 안들었습니다. 형님의 겉치레와 B의 언행불일치가 계속 거슬리더라구요.

잼 없는 1인 추가요!ㅎㅎ

정말 허무주의자다운 죽음이었죠? 뜬금없이 너무하다 싶었습니다.

작가가 마지막 부분에 말한 ‘영원한 화해와 무궁한 생명‘이게 답인 것 같아요. 그래도 이야기의 흐름이나 문체나 여러가지 설정이 도통 마음에 들지 않는 소설이었습니다.

이렇게 어려운 산을 또 무사히 넘어왔네요~~^^*

물감 2020-10-31 23:50   좋아요 1 | URL
‘요즘 애들‘이 커서 ‘요즘 어른‘이 된게 아닐까요 ㅋㅋㅋㅋ 차라리 꼰대가 되는 편이 더 낫겠군요 ^^; 어린 친구들이야 몰라서 그렇다 치지만, 알만한 어른들이 그러는 건 용서가 안되네요 하하하...

A군이 민간인 된 것이 아니었군요? 대충 읽은게 들켰네요 ㅋㅋㅋㅋㅋㅋ

B군이나 형님이나 흑백처럼 극과 극이라 누가 더 낫다고 할 수 없긴한데, 워낙 B군이 재수가 없어서요 ㅋㅋㅋㅋ 철저히 중립의 입장으로 지켜보았지만, 버릇없는 걸 떠나서 근본없는 말들로 밀어붙이는 영보이들을 이해하기가 어려웠어요. 그저 객기를 부리는 거라면 그러려니 할텐데 그것도 아니고요 ㅋㅋㅋ

정말 재미없고 교훈 쪽에서도 확 와닿는건 없는데, 평점은 되게 높은 책이더라구요. 다른 리뷰들을 읽어보면 재밌고 좋았다는 말은 많은데, 뭐가 어떻게 좋았다는 설명은 거의 못봤다는...

이렇게 10월도 지나가네요. 저도 업무가 늘어나서 많이 힘든 한달이었네요 ^^;;
근데 책 마저 재미없으니 피로감이 어마어마 하더군요... 왜 그런거 있죠, 다이어트 한다고 빡시게 운동하던 중에, ‘내가 이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을까‘ 싶은거요 ㅋㅋㅋㅋ독서고 리뷰고 뭐고 그냥 내려놓을까 했는데 그것도 쉽지 않네요. 독서모임이 저의 나태함을 잡아주는 것 같아요, 하하하핳. 10분뒤면 11월 이네요. 이번달도 수고 하셨어요, 11월에도 파이팅입니다 ㅋㅋㅋ

페크pek0501 2020-11-11 11:53   좋아요 2 | URL
물감 님.
당선작에 뽑히신 것 축하드려요. ㅋㅋ

물감 2020-11-11 12:02   좋아요 2 | URL
ㅎㅎㅎ감사합니다. 엄청 오랜만에 뽑혔네요ㅎㅎㅎ
 
내가 너였을 때
민카 켄트 지음, 공보경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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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향‘이라는 게 참 그렇다. 어떤 대상에 대한 좋고 싫음에 따라 아군과 적군이 생긴다. 음식으로 예를 들면, 같은 걸 먹었어도 누구는 맛없다 하고 누구는 맛있다 한다. 이것은 음식의 문제가 아니라 각자의 취향 차이이다. 그런데 열 명 중에 아홉 명이 맛있다고 하면 맛없다는 한 명은 이상한 사람 취급을 받게 된다. 다음은 거리에서 빨게 벗고 행위예술 중인 사람이 있다 치자. 구경꾼마다 미쳤다며 소리 지르는데, 혼자서 박수 치며 감탄하는 누군가가 있다면 그 사람도 똑같은 취급을 받는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다른 것‘을 ‘틀린 것‘으로 인식한다. 그냥 취향을 존중해주면 그만인데, 소수자들을 혐오하다 못해 정신 이상자로 몰아간다. 이 현상은 문학에서도 똑같이 적용된다. 대다수가 극찬하는 작품이 나한테는 영 시시할 수가 있고, 저평가 받아온 작품에서 반전 매력을 느끼기도 한다. 같은 책을 읽어도 누구는 만점을 주고 누구는 점수조차 매기지 않는다. 심지어 읽은 책마다 습관적으로 만점 주는 사람도 있다. 이 모두가 취향이 다른 것 뿐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 작품을 좋게 못 봐주는 나 같은 소수자의 취향도 존중해주길 바란다. 이 말을 하려고 열심히 장광설을 늘어놓았다.


출판사의 책 소개 글은 대강 이렇다. 강도 당해 기억을 잃은 여주에게 본인의 이름으로 임대한 계약서가 날라오고, 자신을 흉내 내며 살고 있는 여자를 발견하여 절망에 빠진다는 내용이다. 맞는 내용이긴 한데 어쩐지 또 속았다는 느낌이 들었다. 읽어보면 그 여자와의 갈등에 대한 내용은 거의 없기 때문. 내 버전으로 소개 글을 적어보면 다음과 같다. 임차인 유부남을 흠모하는 집주인 여주가 알고 보니 그의 아내라고 한다. 묻지 마 폭행을 당하고 정신불안 증세로 살아가는 그녀와의 이혼을 준비 중이던 남편은 사실 여주의 재산을 노리고 접근한 사기꾼이었다. 그의 계략에 빠져 신분도 잃고, 정신병원에 감금돼버린 그녀는 모든 것을 제자리로 돌려놓을 수 있을 것인가.


이 책은 여주보다도 남편을 사칭한 남자가 더 주인공에 가깝고, 스토리도 잘 이끌고 간다. 남자가 부자인 여주를 목표물로 정한 것은, 가난했던 과거에 대한 열등감으로부터 비롯된 줄 알았다. 작품 내내 남자는 똑같이 가난했던 그의 연인에게 돈 걱정 없는 미래를 선물해주고 싶어 안달 나 있었다. 자신을 대신해서 교도소까지 다녀온 그녀였기에 지난날들에 대한 보상을 받아야 한다던 그였으니까. 다만 그 방식이 사탄도 혀를 내두를만한 범죄라서 그렇지, 남자의 순애보는 그만큼 진심이었다. 그래서 한편으로는 이해 못 할 것도 없다고 생각했는데, 진짜 이유를 알고 나니 뭐 하러 힘들게 생각했나 싶다. 폭력적인 부친과 가난 속에서 거짓말과 임기응변으로 살아온 남자는 그것들을 본인의 재능으로 여겼으나, 그게 오히려 독이 되어 덫에 걸리고 만다. 그리하여 끝내는 연인을 버리고 혼자 사는 길을 택하는 의리의리한 남자. 아무튼 거시기한 사정을 지닌 이 남자의 캐릭터는 꽤나 입체적이다. 여주보다 남자의 사정을 중심으로 흘러가는 내용을 지켜볼수록 여주의 위치는 더더욱 애매하게만 보인다. 내 관점과 해석이 특이한 거라고 한다면 할 말이 없다. 앞서 말했듯이 취향을 존중해달라.


솔직히 심리 스릴러라 부르기도 민망하다. 믿는 도끼에 발등 찍혀 재산도 탈탈 털리고, 신분도 도용당했다는 사실에 공황 상태가 된 그녀는 남자가 달아날까 봐 신고조차 못하는 상태이다. 이렇게 남자에게 일방적으로 당하다가, 후에는 겁먹어서 그의 연기에 맞춰주고만 있는데 심리는 무슨 심리? 이럴 거면 차라리 심신 미약 스릴러라고 부르자. 빼앗긴 신분은 그 여자가 직접 찾아옴으로써 해결되었고, 남자는 도주하다가 경찰에 붙잡혀 허무하게 끝난다. 보시다시피 남자에게 죗값을 치르게 하기 위해 주인공이 한 것이라곤 아무것도 없다. 딱히 반전이라 할 만한 상황도 없고, 모든 조각들이 우연처럼 딱딱 맞아떨어져 없던 긴장감도 마구마구 떨어뜨린다. 작가 나름대로 분위기를 조성하려는 게 느껴졌지만, 미안하게도 내 심장은 흔들림 하나 없는 시몬스 침대 그 자체였다. 며칠 전에 읽은 심리 스릴러인 ‘익명의 소녀‘와 비교해보면 수준이 매우 낮은 편이다. 내 기준에 그렇다는 말이지, 남들의 감상평을 깎아내릴 생각은 없다.


원래 ‘스릴러‘라는 장르 자체가 인간의 심리에 기반을 두고서 만들어지는 것이다. 그런데 굳이 ‘심리 스릴러‘라는 장르를 구분했다는 건 그쪽으로 승부를 보겠다는 건데, 타 스릴러 장르와 차별성이 없다면 그게 다 무슨 의미인가 싶다. 그건 그렇고 한글날을 기념하여 최대한 한글로만 서평을 써봤는데 생각만큼 어색하거나 불편한 건 없었다. 앞으로는 나의 색깔을 유지하면서 다양한 방식의 글쓰기를 이것저것 시도해볼 계획이다. 맛있는 음식도 계속 먹으면 물려버리는데, 글쓰기라고 다를까? 글쟁이라면 한 번쯤 고민해볼 문제이나 딱히 정답은 없다. 이것 또한 취향의 차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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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당 2020-12-25 09:01   좋아요 1 | 수정 | 삭제 | URL
별 두개 주는게 너무 너무 미안한가요? 전혀 그러실 것 없습니다,저는 책을 고를 때 가장 혹독한 평가의 평에 주목한답니다, 알라딘에 별 다섯개씩 주는-그게 내 보기에 님 말씀처럼 진짜 취향이라면 백프로 존중하는데-알바생들 이거 어찌보면 범죄수준 아니냐 따지기도 했습니다.

물감 2023-03-10 16:12   좋아요 0 | URL
댓글 감사합니다. 저도 물건을 사거나 책을 고르거나 할때 비평을 위주로 살피는 편이에요. 특히 책에는 너무 많이 낚여봐서 진짜 좋은 작품도 삐딱하게 보는 버릇이 생겼어요. 그리고 알바생들은 딱 봐도 티가 나니 그런가보다 하겠는데, 진지한 리뷰어들도 알바글과 똑같은 평을 쓸 때도 많더군요. 참 볼 때마다 속이 다 터집니다. 그래도 저와 같은 생각을 가진 분들의 댓글을 받으니 기분이 좋아집니다. 고맙습니다.
 
과외활동
이시우 지음 / 황금가지 / 2020년 9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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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의 시작과 함께 추석 연휴를 맞이하였다. 이럴 때에 진도 잘 안 나가는 두꺼운 책들을 읽어주면 참 좋을 텐데, 반대로 나는 평소에 어려운 책을 읽고 휴일에 가벼운 책을 읽는 편이다. 나도 나를 잘 모르겠으나 돌아보니 그러고 있었더라는 소소한 삶의 발견으로 어제와 똑같은 오늘이 괜히 특별해지는 느낌이 든다. 여하튼 요즘같이 날씨 좋을 때 읽기 딱 좋은 신간이 나와 연휴 동안 느긋하게 읽어야지 했는데 펴자마자 금세 다 읽어서 당황했다. 이 작품, 속도감이 장난 아니다. 내가 아는 페이지 터너 소설 중에서 가히 원탑이다. 애석하게도 쉬는 타이밍을 못 잡아서 결국 끝까지 읽어버렸다. 그렇다고 내용이 가볍거나 작품성이 떨어지는 것도 아니었다. 다소 식상할 수도 있는 문제아의 성장 드라마인데, 재미와 메시지와 남성들의 판타지까지 꽉꽉 눌러 담은 고농축 로열젤리 같은 작품이다. 그니까 믿고 함 잡숴봐.


인적 드문 길목에 덩그러니 놓여있는 시체 하나. 그것을 최초 목격한 전교 꼴찌 남학생과, 전교 1등의 같은 반 여학생. 친구의 도움으로 경찰에 신고하여 잘 마무리했지만, 자신이 살인범이라는 인터넷 기사들과 CCTV 사진이 돌고 있었다. 아무도 믿지 않는 자신의 결백을 위해 한 번 더 전교 1등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주인공. 현장의 CCTV 서버를 해킹한 소녀는 이 일에 정체불명의 조직이 있음을 알게 되고, 정보가 노출된 적들은 주인공을 죽이려고 달려든다. 대체 이들은 누구 관대 일면식도 없는 소년에게 범죄를 뒤집어 씌우는가.


문제아 소년과 천재 소녀의 콤비네이션? 육체파와 두뇌파가 만나 공동의 적을 무찌르는 일반 학원물인 줄 알았다. 근데 우째 가면 갈수록 생각처럼 가볍지만은 않은 것이어라. 도시의 CCTV를 장악하는 의문의 조직, 일명 ‘동호회‘는 공무원, 병원, 학교, 기업 등등 사회 각 계층의 종사자들로 구성되어 있다. 이들은 각자의 신분과 지위를 이용하여 살인을 취미 삼는 범죄 집단이었다. 그런데 겨우 고딩 두 명에게 아지트도 들키고 보안망도 뚫리는 등 이례 없는 봉변을 겪는다. 이리하여 소년은 도망자 신세가 되고, 해커 소녀의 지원사격에 의지하며 외로운 생존게임을 이어나간다. 알고 보니 부패한 권력자들에게 대항하는 취약계층의 쟁투를 다루는 제법 진지한 작품이었다. 근데 아무리 쌈 좀 한다지만 일개 고등학생일 뿐인데 캡틴 아메리카 같은 신체능력을 부여한 건 쪼까 거시기 했으요.


중간중간에 소년의 과거가 간간이 소개된다. 어렸을 적 화재사고로 부모님을 잃고 삼촌과 살아온 주인공. 부모를 죽인 자식이라는 누명을 쓰고 세상에게 학대받아왔고, 일진들과의 쌈박질로 둘도 없는 문제아가 되었으며, 그렇게 앞집 똥개도 무시하는 왕따로 살아가는 외톨이. 종합해볼 때 현실을 극복해내는 성장물이 분명한데, 연속되는 액션신 속에서 뭘 어떻게 성장을 한다는 건지 궁금할 것이다. 먼저 삶에 미련이 없던 소년이 살기 위해 도망 다니는 아이러니함에서부터 성장판이 열린다. 그 이면에는 삼촌의 목숨이 걸린 것도 있지만, 자신을 돕다 위험해진 친구를 생각해서라도 죽음에 굴복해서는 안되는 이유에서였다. 그 결과, 자신을 벌레보듯 하던 삼촌에게도 인정받게 되고, 끝까지 한패가 되어준 여학생에게도 호감을 산다. 아, 참고로 소녀는 아이돌 저리 가라 할 절세 미녀라는 설정을 갖고 있다. 그래서 모태솔로 주인공이 소녀와 말을 섞을 때마다 몸속에서 활화산이 폭발해대는데 그 모습이 어찌나 귀엽고 풋풋하던지, 이성에 눈 뜨기 시작하던 나의 학창시절이 생각나더라. 모든 게 서툴렀지만 가장 순수했던 그때가.


여하간 성장소설치고는 참 혈기왕성한 작품이다. 수퍼 액션이 과다 첨가돼있지만 메시지는 분명한 청소년 문학이다. 사실 이 장르도 범죄소설처럼 인물이나 환경이 비슷하다 보니 작품의 분위기 또한 고만고만한 편이다. 게다가 잘 보면 클리셰도 되게 많다. 그럼에도 늘 꾸준히 대중에게 사랑받는 이유가 뭘까. 아마도 다들 그 시절을 겪어봐서가 아닐까 한다. 한때 우리는 모두 똑같은 고민을 하고 방황하던 청소년이었다. 그렇기에 주인공들의 고충을 내 문제처럼 여기게 된다. 적어도 나는 그렇다고 생각한다. 성장소설의 진짜 매력은 그 누구라도 엇나간 일진을 이해하고, 왕따 학생을 이해하고, 소년소녀 가장을 이해한다는 데에 있다. 본래 아파본 사람만이 아픈 사람의 심정을 아는 법인데, 경험해보지 않고도 타인을 공감할 수 있다는 건 일종의 마법 같은 일이 아닐까. 그런 의미에서 이 작품도 단순히 재미로만 읽고 끝나지 말았으면 한다.



※ 출판사에서 지원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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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0-06 16:4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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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0-07 14:51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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