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드 심플 블루문클럽 Blue Moon Club
피터 제임스 지음, 김정은 옮김 / 살림 / 2012년 11월
평점 :
절판


초 엽기적인 총각파티가 시작되었다. 곧 결혼하는 신랑을 짓궂은 친구들께서 관에 가둬 땅에 묻어버린다. 관 속에 워키토키 하나 던져놓고 친구들은 떠나버린다. 차로 이동하던 친구들은 교통사고로 전부 사망한다. 시작부터 카운트다운 들어가는 생매장 남자의 운명은 과연?

평점이 꽤 높은 편이던데 대체 뭣이 재밌디? 이렇게나 파격적인 소재에 비해 긴박함 소멸은 실화냐. 캐릭터가 하나같이 매력 없고 무덤덤하며, 주말 풀야근 당첨된 김대리님처럼 생기가 없다. 어떻게 범죄소설이 이다지도 활력이 없을 수가 있지? 설계도는 훌륭하나 정작 내부는 부실공사가 돼버렸다. 후반부에 갑자기 등장한 진범은 너무 생뚱맞아서 참새 똥만큼 모아두던 기대감 마저 바람 타고 훨훨 날아갔다.

꽤 많은 인물들이 나오는데 비해 소개가 많이 안된 편이다. 대형 작가들은 캐릭터가 많으면 이름 앞에 소속, 신분, 직업을 넣어서 독자 배려를 많이 해주는데 비해 피터 제임스는 그런 게 없다. 또한 끝나려면 아직도 멀어 보이는데 어느새 분량은 끝나가고, 더 이상 길어지기 전에 급마무리 한 느낌은 나만 느낀 걸까.

그래, 아직 1권이니까 봐주겠어.
2권도 이러면 정말 끝이야. The a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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秀映 2017-11-29 17:0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늘 사이다 서평에 속이 시원해요^^

물감 2017-11-29 17:22   좋아요 0 | URL
걱정입니다. 이러다 욕쟁이 할아버지 되겄어요...ㅋㅋ

秀映 2017-11-29 17: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혀 그런 느낌아녀유~~^^
 
제노사이드
다카노 가즈아키 지음, 김수영 옮김 / 황금가지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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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가지로 바쁜 4분기였다. 직장을 이직해서 정신도 없고 시간도 없었지만 무엇보다 이 책 때문에 슬럼프에 빠져 한동안 독서와 멀어졌었다. 제일 좋아하는 일본 작가였는데 기존 작품과 색깔이 많이 달랐다. 무지하게 문과 쪽인 나는 이런 이과 냄새 가득한 작품과는 맞지 않았다. 실험이나 연구에 대한 설명이 너무 정밀해서 안 그래도 복잡한데 더 어렵게만 느껴졌다. 이런 글은 제프리 디버처럼 중간마다 스프라이트 샤워가 필요하다.

인류 멸망 연구인 ‘하이즈먼 리포트‘. 우리에게 아주 친근한 천조국 미국에서는 인류를 위한 대량 학살을 계획 중이다. 콩고에서 태어난 괴기한 ‘초인류‘의 등장으로 백악관은 초비상 사태다. 태어난 지 몇 년 되지도 않은 이 생명체는 모든 인류의 지능을 초월하여 국가 안보와 현 인류들을 위협할 무서운 존재로 판명된다.이 존재와 바이러스에 감염된 집단을 말살하는 작전에 투입된 용병들과, 머나먼 일본에서 이 국가기밀에 관계되어 도망자 신세가 되는 주인공. 바이러스가 더 퍼지기 전에 극단의 조치를 내리는 미국이 옳은 것일까.

지구상에 존재하는 생물 중에서 다른 집단을 학살하는 건 인간뿐이라고 한다. 우리는 흔히 이성 없이 행동하는 자들을 ‘짐승 같다‘고 하는데 때로는 인간이 그런 짐승만도 못 한 경우가 있다. 자신의 이념과 다르거나, 사리사욕을 위해 인권을 먼지처럼 여기는 권력자들. 그들의 갑질은 사회 곳곳에서 쉽게 이슈가 되어 인간의 더러움을 조명한다.

작품 속 ‘초인류‘는 현 인류를 뛰어넘는 지능으로 미국을 가볍게 컨트롤하는데, 먹이사슬 상위 랭크들이 허둥대는 꼴을 보면 결국 똑같은 인간들끼리 뭐 하는 건가 싶다. 의학, 과학, 정치, 군대라는 퍽퍽한 소재로만 쓰여져 가독성은 나쁜 편이지만 <13계단>에서 보여주었던 인간에 대한 비판과 모순을 다시 한 번 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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秀映 2017-11-24 19: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좀 어렵군요 ㅜㅜ

물감 2017-11-24 20:31   좋아요 0 | URL
작품성은 괜찮아요 ㅜㅜ

캔디캔디 2017-11-25 07: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올해 출간된 한국작품 스프린터 언더월드가 생각났어요. 인간이 만든 괴생물체로 여긴 청와대가 초비상ㅠㅠ

물감 2017-11-25 07:57   좋아요 0 | URL
이 책의 한국버전인가봐요? 한국책이면 가독성은 괜찮겠죠?ㅜㅜ

캔디캔디 2017-11-25 08: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독성은 괜찮은데 완결이 안났어요. 3권 예정인제 1권만 ㅎㅎ 년에 한권씩 나온다는 정보가ㅠㅠ

물감 2017-11-25 16:02   좋아요 0 | URL
음 다 출간되면 몰아서 보는 걸로...ㅎㅎ

coolcat329 2017-11-25 09: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책 별 3개 줬네요 ^^;;

물감 2017-11-25 11:38   좋아요 0 | URL
참 여러모로 아쉬운 작품이에요^^
 
사랑할 땐 사랑이 보이지 않았네 세트 - 전2권
한차현 지음 / 도모북스 / 2017년 10월
평점 :
품절


‘한차현‘이라는 작가를 처음 만났다. 한국 작품과는 맞지 않아서 유명 작도 잘 읽지 않는 편이지만 출판사 지원으로 만나게 된 이 작품은 길었던 추석 연휴를 즐겁게 해주었다. 눈과 입에 착착 감기는 필력이 맘에 들어 작가의 다른 작품들도 리뷰를 찾아 읽을 만큼 내 스타일이었다. 안 알려져서 그렇지 평점 높은 작품들이 많았으며, 재미있는 것은 본인의 이름을 주인공으로 만든 작품들이 많다는 것. 그래서 책마다 본인 실화 같고, 시리즈 아닌 시리즈 같은 묘미가 있다.


이 책은 작가의 기존 책 중에 <사랑 그 녀석>의 뉴 버전이다. 작가 본인의 자전소설이며 픽션 100%라고 하시지만 나는 대부분 실화라고 생각한다. 아마도 주인공이 너무 비호감 같아서 픽션이라고 둘러대신 느낌? 괜찮아요. 이해합니다. 토닥토닥. 근데 이 소설을 아내분이 정녕 허가를 해주셨단 말인가. 여하튼.


주인공 차연은 대학교를 들어가고 나서 열렬히 사랑하는 삶을 산다. 선배 ‘미림‘을 짝사랑하고, 친구 ‘은원‘을 미친 듯이 사랑하고, 취업 후에는 직원 ‘윤슬‘과 솜사탕에 깨소금 뿌려가며 사랑한다. 그러나 주인공은 알지 못했다. 사랑한다는 마음으로도 가질 수 없는 사람이 있다는 것. 꽃이 예뻐서 꺾어버리면 그 꽃은 죽는다는 것. 주인공의 사랑은 연상에서 동갑으로, 그리고 연하에서 다시 동갑으로 흘러간다. 사랑에 실패할수록 다음 사람에게는 더 조심하게 되지만 옛사랑이 생각나는 건 막을 수 없는 것 같다. 연애의 시작은 서로의 동의를 구하지만 이별은 동의 없이 일방적으로 진행되기 때문이다.


주인공의 서툰 연애와 뻔한 결말은 시대가 이렇게나 변했는데도 왜 공감이 되는 걸까. 많은 남성들이 ‘이건 내 얘기잖아‘ 할 만큼 누구나 겪어본 착한 남자의 한심한 순애보. 덕분에 쪽팔렸던 내 과거도 떠오른다. 아무리 자전 소설이라지만 너무 남자 입장만 묘사돼서 아쉬운 부분은 있다. 남자는 모를 여자의 여러 가지 사정이나 교감들을 노래 가사 대신에 넣어주시지. 모르는 가사의 노래가 나오면 오히려 흐름이 끊기는 기분이 들어 몰입을 방해했다.


몇 년 전에 열풍이었던 ‘응답하라 시리즈‘가 사랑받은 이유는 과거의 향수를 불러일으킨 파급력이 가장 컸다고 본다. 삶의 질은 나날이 발전하며 성장해가지만 어렵기만 했던 과거를 그리워하는 이유는, 지금은 전혀 없는 ‘낭만‘이 그 시절에는 존재했기 때문이 아닐까. 이렇게 과거로 돌아가는 작품이 최근에는 쏟아져 나온다. 유행은 돌고 돈다고 했던가. 요즘은 70년대 패션을 10대들이 다시 입고, 80년대 음악을 20대들이 부른다. 세월이 갈수록 왜 사람들은 이 편한 세상에서 옛 것을 다시 찾는 걸까.


이 디지털 세대에 아날로그란 관점에 따라 식상할 수도 있고, 신선할 수도 있다. 더 편리하고 더 간편해진 스마트한 일상으로 살림살이 좀 나아지셨나 물으면 꼭 그렇지만도 않은 우리나라. 위에서 말한 낭만의 설자리는 갈수록 잃고 있다. 아니, 모든 것이 사라져간다. 우리의 20대 청춘처럼 말이다. 그래서 과거의 사랑은 숙맥이지만 지금은 거침이 없고, 과거의 투쟁은 필 참이지만 지금은 관심 밖으로 밀려난다. 작가는 작품 속에서 어느 한 시절의 분위기만 잡아내지 않았다. 주인공의 흐르는 시간에 맞춰 일어난 국내의 사건, 인물, 문화, 건물, 장소를 계속해서 알려준다. ‘아아 이런 일도 있었지‘ 하며 범국민적인 공감대를 자극한다. 진정한 추억 팔이 마케팅이다.


영화 <건축학개론>이 뭇 남성들의 인생 영화가 된 이유는 단순히 수지 때문이 아니다. 기회를 놓치고 나서야 후회하는 본인의 이야기를 눈으로 직접 보기 때문이다. 지나고 나서야 ‘좀 더 잘 할걸‘ 하는 미련의 조각들이 모이고 모여서 볼 품 없어진 지금의 나를 회상하는 은밀하고도 위대한 시간이었다.


※ 출판사에서 지원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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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왕
이사카 고타로 지음, 김소영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0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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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이사카 코타로 하면 떠오르는 책이 <사신 치바>와 <마왕>이다. 이 작가를 보면 기안84가 오버랩된다. 뭔가 맹해 보이는데 세상을 보는 시선은 날카롭다. 그의 작품들은 귀차니즘과 무심함이 가득하여 고만고만한 기승전결 같지만 묘한 밀당이 있으며, 이번에는 일본인들의 굳어버린 사상에 대해 심도 있는 장면들을 나타내고 있다.

주인공 안도는 생각이 너무 많아 걱정부터 앞서는 남자다. 그에게 어느 날 갑자기 생각만 하면 생각대로 비비디 바비디 부. 새로운 능력을 발견하는데 그거슨 내가 생각한 말을 남이 그대로 말하는 것. 일본의 한 정치인이 지금의 정권과 정치를 대놓고 비판하며 자신이 5년 안에 못 바꾸면 목을 자르라고 선포한다. 그 발언에 국민들은 하나둘씩 그 정치인에게 선동되어 간다.

실제로 일본은 어려서부터 규율을 철저히 따르도록 교육받고 자라서 시위나 쿠데타 같은 혁명이 없다. 그런 게 필요하다는 것을 누구나 알지만 나서는 법이 없는 이 나라에 한 사람이 엄청난 파시즘을 일으킨 것이다. 그 후로 국민들의 잠들어있던 흑염룡이 날뛰기 시작하는데...

볼만한 건 딱 1부까지였다. 2부는 안도가 죽은 뒤 동생의 이야기인데 완전히 다른 분위기가 돼버린다. 사회소설을 어중간하게 써보려다 맨홀에 빠진 케이스이다. 아스팔트의 들꽃 같은 사람이 꽃길을 걸어가려니 안 어울리지. 완급조절도 없이 심도 있는 메시지를 전달하시게? 이런 글은 하나도 어필이 되지 않는다. 그래서 이 책도 스케치만 하고 색칠은 망한 느낌이다. 신문의 정치기사를 소설로 만들면 이렇지 않을까. 글쎄. 뭐가 마왕이라는 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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秀映 2017-10-06 20: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역시 날카로우세요~~^^
전 이 작품 와닿았어요

물감 2017-10-07 04:19   좋아요 0 | URL
그럼 다행입니다ㅋㅋ
 
링컨 차를 타는 변호사 - 판타스틱 픽션 블랙 BLACK 3-21 판타스틱 픽션 블랙 Black 3
마이클 코넬리 지음, 조영학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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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넬리는 대표적으로 형사 해리 보슈, 기자 잭 맥커보이, 그리고 변호사 미키 할러 세가지 시리즈가 있다. 변호사가 주인공이니까 장르도 법정 스릴러물이다. 법정 스릴러하면 존 그리샴인데 전혀 내키지 않아 읽지 않았지만, 이 책을 읽고보니 존 그리샴 소설도 흥미가 생겼다. 각 시리즈의 1편을 읽어본 바 미키 할러가 가장 재미있고 개성있다.

캐릭터가 참 매력적이다. 자칭 교활한 천사, 미키 할러는 해리 보슈와 딴판이라서 아주 시원시원하고 예리하고 날카롭다. 이제 어떻게 할거지? 라는 걱정할 틈을 주지 않는 속도감이다. 주인공의 밀고 당기기도 끝내주지만 너무 1편부터 완벽한 거 아닌가 싶기도 하고.

시인이나 블랙에코는 너무 꼼꼼한 나머지 달팽이처럼 기어가는 것 같았는데, 이제는 링컨차 타고 부릉부릉 잘 차고 나간다. 문장력과 기승전결의 완급조절도 기가 막히다. 마치 악상을 잘 살린 오케스트라의 연주곡을 보는 기분이었다. 초기에는 글마다 너무 힘이 실려서 묵직한 장갑차 같았다면, 이제는 세련된 풀옵션 링컨차로 갈아탄 것이다.

가수들도 한 10년 부르다보면 음색이 변한다. 특히 대형가수들은 더욱 깊고 중후한 음색을 갖게 되는데 이 책이 딱 그렇다. 블랙 에코로부터 13년이나 지났으니 작가의 스타일이 많이 업그레이드 된 것을 엿볼수 있다. 대형작가는 다 이유가 있는 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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秀映 2017-09-25 22:5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 작가책은 아직 못읽어봤어요
미국 작가인가요?
전 주로 북유럽이나 일본쪽을 많이 읽었네요

물감 2017-09-25 23:25   좋아요 0 | URL
미국 대표작가중에 하나에요
대표작은 해리보슈 시리즈입니다. 1,2권만 잘 견뎌내시면 분명 팬이 되실거에요ㅎㅎ

秀映 2017-09-25 22:5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쉽지 않은 작가군요
조만간 도전해보겠습니다~~

물감 2017-09-25 23:30   좋아요 0 | URL
견디라고 한 이유는 1,2권은 좀 재미가 없거든요. 그래도 나중을 위해 인내할 가치는 있어요 이 시리즈는요ㅋㅋ

秀映 2017-09-25 23:0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어떤 책을 제일 먼저 읽으면 될까요?
추천해주세요^^

물감 2017-09-25 23:28   좋아요 0 | URL
아무래도 시리즈는 순서대로 읽어야 읽는 맛이 크니까요, ‘블랙 에코‘ 부터 읽으시면 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