쌤앤파커스가 일낸 것 같다. 3개월마다 만나는 마이크로 트렌드라니 제목에서부터 범상치 않았는데 역시나였다. 한 해를 정리하고 다음 해를 넘어갈 때쯤 베스트 셀러 코너에는 항상 다음 해의 트렌드와 지난 우리의 경향을 읽고 설명해주는 책들이 있다. 내가 겪어서 아는 일이지만 사회적이고 전체적인 설명이 필요할 때가 있다. 그 일은 왜 그렇게 된건지 궁금했을 때 그 부분에 대한 궁금증도 해결해주고 다음 해의 동향까지 읽어줬기 때문에 사람들이 그런 책을 많이 찾아 읽었다. 그런데 일년이 지나서 작년 초의 유행, 흐름 얘기를 되짚을 때면 기억도 흐릿하고 뭔가 많이 뒷북치는 느낌이 들던 게 사실이다. 하루하루가 다르게 확확 변하고 달라지는 게 요즘 세상이니 말이다. 그런 의미에서 보면 이 책은 가장 필요한 순간에 트렌드에 가장 민감한 사람들에 의해 만들어진 선물 같은 느낌이다.
나야 빠르게 변화하는 트렌드의 세상으로부터 멀리 떨어진 인물이지만, 이 책을 읽고 나니 이 책으로부터 도움을 받는 사람이 참 많을 것 같단 생각이 들었다. 우리가 겪고 알고 있는 이야기를 하기 때문에 그리 어렵지도 않고, 잡지 읽는 것처럼 읽을 수 있었다. 트렌드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트렌드에 관심 없는 사람에게까지도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D
뉴트로 마케팅은 단순히 ‘추억 팔이‘가 아니다. 그 본질은 시간의 힘을 활용한 진정성을 소비자에게 파는 것이다. 즉 지금까지 소비자의 사랑을 받아 성장했음을 직접적으로 드러내는 것이 아니라, 브랜드의 과거를 보여줌으로써 오히려 현재를 소비자에게 인식시킨다. 뉴트로는 시간의 무게를 버티고 살아남은 브랜드만이 지닐 수 있는 진정성이다.
밀레니얼 세대가 느끼는 또 다른 결핍은 ‘자기 관여성‘이다. ‘자기 관여성‘은 어떤 일에 관여하고 있다는 실감에서 얻어지는 만족도를 말한다. ... 《채식주의자》를 쓴 작가 한강은 어느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유튜브 다음은 뭐지? 다시 종이책이 아닐까? 사람들이 손으로 만질 수 있는 것에 배고파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모니터 속에 존재하는 이미지의 총합이 아니라 손으로 만질 수 있고 크기와 무게가 있고 감촉이 있는 매체를 그리워하고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디지털은 결과만 중시하기 때문에 자기 성취감이 적은 반면, 아날로그는 전체 과정을 중시하기 때문에 현실 속 무력감에 빠진 젊은 세대에게 만족감을 줄 수 있다. 디지털은 잊기 위함이고, 아날로그는 간직하기 위함이다. 불편하지만 여유를 가지고 기다리며 소유의 즐거움을 느끼려는 사람들의 욕구가 반영되어 아날로그가 부활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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