씽크 이노베이션 - 경쟁자가 못하는 것을 하라
노나카 이쿠지로 외 지음, 남상진 옮김 / 북스넛 / 200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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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까지만 해도 시장분석능력이 사업성공을 좌우했던 것 같다. 거시환경인 기술과 인구, 정치, 경제상황을 분석하고 이를 기준으로 다시 내부 환경을 분석하면서 사업의 타당성을 검증했다. 그러나 이제는 이러한 방식으로 사업을 따지는 것이 잘 통하지 않는 것 같다. 성공했다는 사업들을 바라보면 ‘과연 저런 사업이 우리가 흔히 말하는 타당성검토작업을 통과할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들 때가 많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구글. 검색엔진사업으로 시작한 그 회사의 사업을 앞에서 말한 방식으로 검증했을 때 가능성 있는 사업이라 결론지을 수 있었을까? 또 여행박사라는 일본여행전문사가 쓴 사업계획서를 보고 투자사가 돈을 투자했을까? 이들은 남들이 상상하지 못한 독특한 방식으로 사업을 시작해 자신들만의 시장을 만들어 낸 기업들이다.

그렇다면 오랜 세월 시장을 이끌었던 서구사회의 시장평가방식을 무시해 버린 이들의 능력은 무엇일까? 남들이 어렵다고 말하는 사업에서 놀라운 성과를 얻은 이유는 무엇일까?

이 책 [씽크이노베이션]은 바로 이와 같은 의문에 대한 답을 우리에게 던져준다. 저자는 동키호테의 예를 들면서 풍차를 풍차로만 보지 않고, 그 모습 속에서 거인의 모습을 볼 수 있었던 기사의 모습이 필요하다고 한다. 즉 ‘양’이 아닌 ‘질’로의 전환, ‘연속’이 아닌 ‘비연속’의 허용, ‘비슷한 물’에서의 경쟁이 아니니 ‘다른 물’로의 도약, ‘현재’의 연장이 아닌 ‘새로운 미래창조’와 같은 이노베이터의 능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시기라는 것이다.

그는 이렇게 말한다. “실제로 크게 성공한 이노베이터일수록 지금까지 경영학이나 비즈니스 세계에서 유용하다고 간주되어온 방법이나 사고방식에 정면으로 위반하는 도전을 벌이고 있었다. 그들은 기업이나 조직, 개인에 만연되어 있는 분석마비증후군을 타도해야 할 대상이라고 확신하고 있었다.”

이 책에는 누구 봐도 독특하다고 느낄 수 있는 13개의 사업 이야기가 들어 있다. 세계최다판매 스포츠카인 마쓰다의 로드스타, 기장 많이 팔린 웰빙음료 신토리의 이예몬, 기울던 포장마차 산업을 부활시킨 기타노 포장마차, 30년 연구 끝에 성공한 긴키대학의  안전양식 흑참치, 라면의 붐을 대대적으로 일으킨 신요코하마 라면박물관, 만년 1위를 제치고 최고가 된 KDDI의 휴대폰 인포바, 세계최초의 물로 굽은 오븐 샤프의 헤르시오, 시장을 석권한 경영지원프로그램인 내추럴시스템즈의 지식서버 시스템, 맥주시장의 블루오션을 찾아낸 삿포로맥주의 드래프트원, 세계최고 친환경 하이브리드자동차인 도요타의 프리우스, 일본의 구글이라 불리는 인터넷업계의 샛별 하데나, 축구장에 구름관중을 몰고 온 J리그 축구팀 알비렉스 니가타가 그것이다.

이 중에서 특히 내 관심을 끈 것은 기타노 포장마차 이야기와 신요코하마 박물관 이야기였다. 내용 모두 먹는 것과 관련이 있는 것이면서 동시에 사업자 스스로가 사업 진행 자체가 불가능할 것 같은 상황을 이겨낸 이야기이다.

이 두개의 사업을 보면 공통점이 있는데, 두 명의 사업자 모두 자신의 고향을 좀 더 나은 모습으로 만들겠다는 일념으로 시작했다는 점, 사업에 대한 이야기를 들은 주변 사람들이 반대했다는 점, 기존 의식을 갖고 있는 관공서에서 사업허가 받기가 쉽지 않았다는 점, 그리고 사업을 오픈한 순간 대성공을 했다는 점 등이다. 그리고 또 하나의 공통점이 있는데 이들을 따라한 다른 사업자들과는 달리 시간이 지날수록 더 사업이 번창했다는 점이다.

특히 기타노 포장마차의 경우, 남들은 널찍한 공간을 확보할 때 일부러 좁은 공간을 유지하려 노력했고, 의자도 일부러 조립식으로 만들었다는 점은 무척 독특한 내용이었다. 이는 운영자의 편리성을 떠나, 사람들 간의 거리는 가까울수록 친근해 진다는 점에 착안한 것이었고, 완성된 의자가 아닌 조립식 의자는 아침에 이를 조립해야 하는 불편함에도 불구하고 도리어 사업자들 간의 관계를 더 가깝게 만들었다는 점이었다.

남들은 생각하지 못한 것을 발견해서 이를 끈기 있게 밀어붙이는 능력, 이것이 바로 이노베이터만의 능력이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이들이 간직한 ‘옳은 일’에 대한 확신과 미래비전을 향한 굳은 의지가 아닐까 싶다.

이 책에는 경영학 관련 책에서는 보기 어려운 독특한 사례들이 많이 담겨 있다.  그리고 그 사업들이 어떻게 시작했으며, 세상에 모습을 나타날 때까지 그리고 사업이 안정화될 때까지의 어떤 과정을 거쳤는지에 대해서도 자세히 설명되어 있다.

따라서 독자들은 하나의 사업이 자리를 잡을 때까지 어떤 어려움들이 있는지 느낄 수 있고, 사업성공을 위해서는 단순한 숫자분석이나 계량적인 자료 넘어의 세상을 볼 수 있는 시각이 필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씽크이노베이터]는 세상이 원하는 이노베이터가 어떤 사람들인지, 그들이 꿈꾸며 생각하는 방법은 어떤 것지를 알 수 있는 재미있는 책이다. 뭔가 남다른 생각을 갖고 이를 현실로 옮기고 싶은 독자가 있다면 이 책을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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