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콴유 - 작지만 강한 싱가포르 건설을 위해 살림지식총서 301
김성진 지음 / 살림 / 200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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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기 전에 싱가포르에 대해 알아야겠다 싶었다. 작은 섬 나라가 어떻게 아시아의 용이 되었는지, 다민족 국가인데도 어떻게 잡음 없이 하나로 융합되었는지, 짧은 시간 안에 무에서 유를 창조한 싱가포르의 힘을 추적하다가 리콴유에 다다랐다.  

말레이시아 연방에서 쫓겨나고 인도네시아의 위협에도 굴하지 않은 리콴유의 리더십에 놀랐다. 리콴유는 포도밭을 지키려고 목숨을 내건 현대판 나봇 같다. 

 철저한 성과주의와 업적주의로 평정한 교육계, 노조의 세력을 약화시키고 인민행동당 독주를
구축한 정치력, 부패와의 전쟁을 선언하고 측근은 물론 자신을 향한 독화살도 수용했던 철저한 원칙 주의, 외국인에게조차 동일하게 적용한 엄격한 법 정신. 고척동, 리센룽으로 이어지는 미래주도형 실용주의까지.


싱가포르 민주화를 위해 앞장선 프랜시스 서를 가학 고문하였다는 의심도 있다는 대목을 읽고
보니, 이제는 리콴유의 싱가포르를 비판적으로 분석한 시도들을 만나보고 싶은 열정마저 생긴다. 
 

몇 가지 검색해 보니, 음악 대학이 없고, 자살률이 높아 거리에 자살 방지 로고를 곳곳에서 볼 수 있단다. 정치한 전략 수립에 실패해 명분을 잃고 결국은 무릎 꿇은 노조의 와해, 겨우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민주화 세력들...리콴유 가의 독주를 걱정하는 눈치도 있는 것 같다.

 

핸리 키신저는 '시대가 인물을 만드느냐 아니면 인물이 시대를 만드느냐 하는 오래된 논쟁에서 리콴유는 후자가 옳았다는 사실을 증명했다'며 극찬했다는데, 작은 섬나라 싱가포르에서 제대로 된  리더였다면, 생존을 위해서 리콴유처럼 나서지않을 수 없으리란 생각도 든다. 

 이제 그가 만든 시대가 어떻게 역사를 관통하고 또 다른 시대를 낳아가는지, 긴장하며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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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파력 - 성령을 붙들면 거침없이 나아간다 유앙겔리온북스 3
전병욱 지음 / 규장(규장문화사) / 200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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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사님의 신간 <권능>이 나왔는데, 이제서야 <돌파력>을 읽었다. 언제나 그렇듯이 목사님의 책을 읽고 나면 가슴이 다시 뜨거워진다. 체계적으로 정리되지 않아 뒤죽박죽이던 믿음의 진리들이 제 자리를 찾아 조금씩 쌓이는 것 같은 뿌듯함도 느껴진다. 


구원의 파노라마, 예지-예정-소명-칭의-영화.미리 나를 아시고, 나를 정하시고, 나를 부르시고,
나를 의롭다 하신 아버지. 사랑 없이는 절대 낮아질 수 없고, 절대 이해할 수 없음을 조금씩 깨닫게 되면서, 다시 부족한 나를 부르시고, 나를 어여삐 사랑하시는 아버지 때문에 힘을 얻는다. 

 나의 삶이 예수님이 동기가 아니라면, 그것은 가짜라는 말씀이 가슴에 우거진다. 온갖 이유를 끌어다붙이는 누더기 삶이 아니라, 그 분의 음성에 집중했노라고 그렇게 고백할 수 있는 생이 될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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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바이어던 통합형 논술 내비게이션 (위너스초이스) 1
토마스 홉스 지음, 최영일 옮김 / 위너스초이스 / 200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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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인에 대한 만인의 투쟁, 그리고 리바이어던을 설명하기 위해 홉스가 주장한 인간 분쟁의
 3가지 원인은, 시대와 역사를 거쳐오면서도 변하지 않는 것 같다. 경쟁심, 자기 확신의 부족, 그리고 명예에 대한 욕구...  

"누가 그것으로 이익을 보는가"로 규명하면 교회와 교황 권력의 실체를 알게 된다고 주장한 대목에서는 씁쓸한 웃음이 베어나왔다.  인간이 선험적으로 인식하게 되는 정의의 이념, 자연의 법칙..그 자연법의 정신이 2009년 대한민국 리바이어던 위에서 정말 자유롭게 날고 있기는 하는
걸까.

 통치자가 권리 가운데 일부라도 다른 이에게 양도하거나 포기한 경우, 국민을 무지한 상태로 방치해두고, 통치자의 권리에 대해 잘못된 지식을 방치한 경우..홉스는 이 두 가지가 통치권을
유지해야하는 통치자가 자신의 의무를 어기는 경우라고 지적했다. 

애통한 날, 시는 더욱 가슴을 후벼 판다..

 

생각의 사이

                             김광규

 


시인은 오로지 시만을 생각하고

정치가는 오로지 정치만을 생각하고

경제인은 오로지 경제만을 생각하고

노동자는 오로지 노동만을 생각하고

법관은 오로지 법만을 생각하고

군인은 오로지 전쟁만을 생각하고

기사는 오로지 공장만을 생각하고

농민은 오로지 농사만을 생각하고

관리는 오로지 관청만을 생각하고

학자는 오로지 학문만을 생각한다면

 


이 세상이 낙원이 될 것 같지만

사실은 시와 정치의 사이

정치와 경제의 사이

경제와 노동의 사이

노동과 법의 사이

법과 전쟁의 사이

전쟁과 공장의 사이

공장과 농사의 사이

농사와 관청의 사이

관청과 학문의 사이를

 


생각하는 사람이 없으면

다만 휴지와 권력과 돈과 착취와

형무소와 폐허와 공해와 농약과

억압과 통계가 남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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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전산 이야기 - 불황기 10배 성장, 손대는 분야마다 세계 1위, 신화가 된 회사
김성호 지음 / 쌤앤파커스 / 200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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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교 시간에 들은 기억이 나, 주저없이 집어 들었다. 지역의 작은 구멍가게 같은 회사에서 모터 분야 세계 1인자가 되기까지, 30여개가 넘는 적자 회사 합병후 1년여 만에 모두 흑자 기업으로 전환시키기까지, 독특한 경영 방식을 보여준 일본전산 나가모리 회장의 철학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즉시, 반드시, 될 때까지 하라는 모토가 가슴에 와닿는다. 큰 소리로 말하기, 밥 빨리 먹기, 화장실 청소하기, 오래 달리기로 뽑은 "깡"직원들이 써내려간 성공신화를 읽고 나니, 영양제라도 맞은 느낌이다. 


나가모리 회장의 말대로, 스스로 불은 못 붙이더라도 불 곁에 서서 함께 타오르는 사람이라도 되어야한다. 안된다는 보고서를 수시로 쓰면서, 나태를 여유로 포장하면서, 수시로 불을  꺼트리면서, 아무 일 없다는 듯 빈둥거리면서 일말의 반성조차 없는 습성을 일갈한다. 거친 소리들이 반갑다. 


"한 가지 일에 실패하고 문책당해서 회사를 그만두면, 다른 회사에 가더라도 똑같은 패턴으로 그만두게 된다. 한 번 정복하지 않은 실패는 또다시 엄습하게 되어 있다. 이 회사만 아니면, 이 상사만 벗어나면, 뭔가 새로운 환경이 주어지면 잘 할 수 있다는 환상을 버려라. 실패와 포기의 패턴은 마치 유전자 코드처럼 사람의 몸과 마음에 세팅된다. 그 세팅을 한번이라도 어그러뜨려서
뒤집어 놓아야 동일한 패턴을 다시 반복하지 않게 된다. 그 때 필요한 것이 바로 진보적 반발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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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민하는 힘
강상중 지음, 이경덕 옮김 / 사계절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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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로로 비껴가는 풍경을 배경 삼아 지성인의 독백을 읽을 수 있는 시간은, 온전히 혼자서만
누릴 수 있는 유쾌한 경험이 된다. 


재일 한국인이란 경계인으로 살면서, 자신의 정체성을 매순간 검열하듯 고민하며 살아온
학자의 글이라고 하기에는  상당히 유연하고 푸근하다. 


나쓰메 소세키와 막스 베버의 철학적 사유를 자신의 삶과 생각에 접목시킨 후 씹어보고
음미하는 과정을 읽다보면, 자신도 모르게 그 여정 속에 깊은 호흡으로 참예할 수 밖에
없다.


자유와 독립, 믿음을 고민하면서, 어머니를 떠올리는 장면이 인상깊었다. 모든 제도와 이념과 이데올로기와 풍습과 가치관이 이미 정형화되어 있어, 단순하게 받아들이며 살기만 해도, 어느 정도 행복하다라고 느낄 수 있었던 시대에 대한 부러움. 인간의 고뇌는 결국 동일선상에 놓이게 되는가 보다.

고등학생이었을 때, 인간 군상들 중 누가 가장 살아가는 데 힘겨울까, 생각해 본 적이 있었다. 평범보다 약간 비범한 사람들이 가장 힘들지 않을까..이도 저도 아닌 그들은 삶에서 NO가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알면서도, 막상 NO가 가져올 파장을 책임질 능력과 권한이 없다는 것, 그러므로 그 능력과 이상의 괴리 속에서 한껏 갈아지는 것은 결국 자기 자신인데도 무기력하게 한 숨만 짓고 있다는 것. 내 고민의 결론은 적어도 그 때는 명쾌했다. 

어째서 강상중 교수의 어머니를 생각하면서, 이 하릴없는 고민이 떠올랐는지는 잘 모르겠다. 

어쨌든, 느림의 미학으로 살아가는 저자의 질의는  앞으로도 두고 두고 고민해볼 가치가 있다.

나는 누구인가/돈이 세계의 전부인가/제대로 안다는 것은 무엇일까/청춘은 아름다운가/믿는 사람은 구원받을 수 있을까/무엇을 위해 일을 하는가/변하지 않는 사랑이 있을까/왜 죽어서는 안 되는 것일까/늙어서 '최강'이 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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