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식의 종말
제레미 리프킨 지음, 신현승 옮김 / 시공사 / 200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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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포장된 소고기와 그 부속 제품들 속에 이렇게 많은 사회적, 역사적, 인류학적 문제가 도사리고 있었는지, 미처 깨닫지 못했었다.  

폭력과 대학살, 황폐화와 오염, 합리화되어 죄의식과 분리된 무분별한 도축, 노동의 소외와 계급차별, 남성우월주의와 인종차별, 오직 지금, 여기, 현재만을 위해 미래를 갉아먹는 탐욕..이 모든 것이 한 데 뒤섞이고 갈려, 햄버거의 패티처럼 오늘도 재상산되고 있다는 것이 끔찍해졌다. 더 큰 공포는 우리가 이 무자비한 시스템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있으며, 이 지배 시스템의 논리로 교육받고, 훈련되고 있다는 데 있다. 


10억의 인류가 배고픔으로 죽어가는 뒤 켠에서, 인류가 생산하는 곡류의 1/3을 소를 비롯한
가축이 먹어치우고 있으며, 이 모든 육류 문화가 결국은 먹이사슬의 맨 꼭대기에 선 미국인을
위하여, 오직 축산 산업의 이윤 창출을 위하여 아무런 양심의 가책도, 도덕적 반추도 없이
진행되고 있다는 지적은, 전율케 하기에 충분했다.


이성이 해치우는 정갈하고 효율적인 구조 안에서 악과 죄가 어떻게 희석되고, 합리화되는지, 그러므로 인간성이 말살되는 중심에 서 있으면서도 어떻게 아무런 거리낌 없이 가장 고귀한 인류애와 도덕, 양심을 외칠 수 있는지, 이제 잘 알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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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달 2021-10-13 12: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맙습니다